유기농 상표

2019.12.12 00:08

정용진 조회 수:21

유기농 상표           정용진 시인

 

지금은 건강제일 주의 시대라

농사를 지어도

유기농이 인기다.

 

텃밭에다 들깨를 심고

한여름 열심히

물과 거름을 주어 길러

몇 잎 따다가

삼겹살에 싸서 소주한잔 하렸더니

밤이슬이 또르르 굴러 떨어지고

하늘이 비치도록

전신이 온통 구멍투성이다.

 

잎 뒤를 살펴보니

그린 애벌레가 천연덕스럽게

흰 그물을 치고

오수(午睡)를 즐기고 있다.

 

이놈을 범인으로 잡아

흰 접시위에 올려놓고

다그쳤더니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소슬한데

시도 쓸 줄 모르고

할 일도 없고 하여

유기농상표 하나 그렸단다.

 

이놈마저

초고추장에 찍어

안주로 삼켜 버리고 말까보다.

 

*4회 동주 해외특별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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