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ive Through
2017.01.18 23:49
Drive Through 정국희
버벅버벅 한 말 또 하고 또 하고 있는 대로 혀를 굴려도 소통되지 않던 언어 손바닥만한 기계에 대고 혼자 말을 해도 억장이 무너졌다
단번에 기세가 꺾여 자존심을 몇 번 강타당한 후 드라이브 뜨루는 절대 사양이었던 이민 초기
그때 우리들에겐 계절이 없었다 입과 귀가 더딘 걸음으로 持難지난을 빠져나오느라 그렇잖아도 구비진 길이 그믐처럼 컴컴했다
이젠 진땀 빼지 않아도 말하는 폼이 버터에 익숙해진 걸 용케도 알아차린 오더 머신 더 이상 스피커에 대고 선웃음 칠 필요 없다
기막힌 시절 다 겪어내고 세상의 주인이 된 내 아가들아 여린 발로 지나간 그 억새밭을 너히가 다 컸다고 어찌 잊겠느냐
바람막이 없던 허허벌판 사라지고 곤두세웠던 날이 접힌 지금도 Drive Through를 지날 때면 까란 것이 목울대를 훓어내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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