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신의 컬쳐에세이 - 호세 카레라스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

                                                                                                      2017  3  5

 

  호세 카레라스의 A Life in Music

 

소문대로 이번이 마지막이라면 실로 역사적인 공연이었다.

서울에서 스리 테너 중의 하나인 호세 카레라스 Jose Carreras의 독창회가 있었다.

 

긴 겨울 이러저러한 어려운 일로 마음을 끓이고 있었다. 내가 좀 닮은 나의 아버지는 평양 출신으로 평양 사범 다니실 때에 교내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았고 First Violin을 하시며 세계적인 Violinist 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우리 5남매를 기르심으로 그 꿈을 접으셨겠지만 일생 세계의 음악회를 누리셨다. 나를 데리고 간 추억 중에 한번은 세종회관에서 마리아 칼라스 독창회를 갔는데 티켓값이 비싸 '아버지 이건 너무 비싸요' 하니 '양복 한벌 맞추는 것보다 이게 좋은 거야' 하셨다.

 

음악회 갈 제마다 그 생각이 났다.

일본서 귀국 후 마음 고생하는 스스로에게 선물거리라도 있을까 찾다가 카레라스 공연이 보였고 몹씨도 그리운 나의 아버지가 떠올랐다. 비싼 티켓이었다.

 

내가 Three Tenor를 처음 본 건 오래 전 동경의 TV에서였다. 찌렁찌렁한 음량이 귀 뿐아니라 가슴까지 후련하게 했고 스타 테너 셋을 한꺼번에 듣고 보는 건 기쁨이었다. 1990년 로마 월드컵에서 시작된 스리 테너는 세계적인 빅 힛트였고 SNS가 없던 시절임에도 세계인의 마음을 하나로 묶기에 충분했다.

 

그 후 잠실인가 어디 커다란 야외에서 땀흘리며 노래하는 파바로티를 바라보았고 극히 아름다운 로마 오페라 하우스에서 도밍고의 미성과 오페라 연기를 여비를 아껴가며 보았다.

나는 처음부터 셋 중에 카레라스를 꼽았는데 무대 휘어잡음이나 스케일, 음량 등으로 파바로티와 도밍고가 더 돋보이는 듯 했다.

 

평을 보지 않고서도 카레라스에게서 받은 느낌은 우아함 절제 경건함이었다. 성악은 물론 어떠한 예술 분야에 있어서든 테크닉과 기술, 뛰어난 재능이 있다 해도 자연스러움, 거기에서 드러나는 격과 따스함, 우아한 절제 그리고 그 영에서 Holiness가 우러나오는 걸 나는 제일로 친다.

 

카레라스의 온 마음을 쏟아내는 진지함 진실됨에는 첨부터 그것이 보였다.

백혈병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안타까워 했고 수척해진 모습으로 고국의 오페라 무대에 복귀했을 때에 고향 카탈루니아 시민들이 그를 목말에 태워 행진을 한 것과 빈 오페라 극장에서 명예 메달을 받을 때 40분이나 관객이 기립박수를 보냈다는 소식에 눈물이 났다.

 

교토의 대표적 사찰인 높은 언덕 위의 청수사 淸水寺에서 그가 공연했다는 이야기도 들어서 청수사 널직한 마루 스테이지에 서서 저 아래 교토를 내려다 보면 자연스레 그가 떠오르게 된다. 그런 카레라스를 이번에 실제로 보고 듣게 된 것이다.

 

오케스트라 뒤로는 커다란 영상에 세기적인 지휘자, 클래식과 팝을 망라한 최정상의 음악가들과 함께 한 화려한 모습이 비추이고 "The World's Best Loved Tenor" 라는 타이틀이 뜬다. 가장 잘 하는 테너라기보다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테러'라는 말은 얼마나 듣기 흐믓한 말인가.

 

염려한대로 칼날같이 쩌렁쩌렁하던 소리는 힘이 좀 빠졌고 높은 음의 노래는 피했다.

검은 머리는 백발이 되었고 자신의 이름으로 만든 백혈병 재단을 위하여 고단한 월드 투어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며 지난 번 서울 공연에 후두염으로 못하게 되었다니 성대를 아껴야 하는데 싶어 공연내내 그를 향한 기도가 되어졌다.

 

그러나 그는 실망을 주지 않았다. 2부에 가서 소프라노 '지치아'와의 클래식 메들리에서 힘을 냈고 끝에 앙콜을 6곡이나 하며 Core n Grato, Non Ti Scordar di Me 등의 주옥 같은 노래에 열정을 다해 몸과 영을 쏟아내며 모두를 감격케 했다. 다시는 못 볼지도 모를 세기적 스타 테너의 공연 성공과 앞으로도 힘을 내라는 응원의 기립박수가 예술의 전당에서 한참을 이어졌다.

 

한 분야의 최정상을 오른 이의 모습은 무언가 달라도 달랐다.

마루의 낡은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시던 아버지가 보셨다면 좋아하셨을 것이다.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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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Tenor, the World's Best Loved Tenor =  Jose Carrer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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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세 카레라스 독창회  -  예술의 전당   서울   2017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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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세 카레라스의 음악 인생이 영상으로  -  예술의 전당  서울   2017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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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se Carreras  ' A Life in Music'  -  서울   2017  3  4

 

              

 

 

 

                       

저서 -치유와 깨우침의 여정, 숨을 멈추고, 오키나와에 물들다

삶에 어찌 꽃피는 봄날만이 있으랴, 그대의 마음있어 꽃은 피고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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