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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이 슬픔에 엎혀 절벽으로 서 있을 때는 슬프다.
멈춘 손등이 그렇고 돌아서는 발 뒷굼치 또한 그렇다.

석양에 비낀 누군가의 등이 내일의 향기를 막아 
눈물을 끌어 올리는 펌프가 되기 싶상일 때 난감해지기도 한다.

그 해 여름  어느날 빈 운동장 같은 방에서
피아노 선룰로 가득 체우던 한 여인의 등을 목격했다.
'멋있다', '누구지' 하고 다가가려는데 
격조있는 분위기를 훌훌 거두어 그 여인은
건반을 덮고 조용히 일어서서 걸어 나갔다. 
분위기, 그리고 그 여인의 보일듯 말듯한 미소로 다블 메팅한 그림 한 장의 인상-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
나는 넋을 잃은둣 

시선은 그녀의 신발 뒷꿈치에 둔체
비망이 되고 말었다.
드디어 인식기능이 쨍그렁 소리를 내며 수천 조각으로 깨졌다.
밥상에 오르는 의식의 보시기들이 깨진채...


등을 있는대로 다 보였다. 피아노를 치던 그 여인의 등은 
절벽 너머 파도였다.
아침햇살 쫙 퍼져 넘실대는 대해-

감동이었다. 아름다움이었다. 

출항의 꿈은 푸르게 뿜어올랐다. 슬픔은 닻을 거두고있었다. 
금빛 찬란한 물이랑은 퍼져갔다. 수천갈래로 뻗어갔다.
지구를 질서 한 가운데 우뚝 솟게 했다.

한 방향을 가진 자  한 발 뒤에

조화와 소망의 산들 바람이 물기를 물고 온다.
등은 분리될 수 없는 슬픔과 아름다움의 척추를 딛고
우뚝 섰다. 그다음 엎드린다,
수증기 같은 순수앞에
겉옷을 벗고...


등은  
생명이 퍼득이는 바다 이쪽
예술이고
비상이다. 밤이 내리면 그녀의 등은 흑백 그리움을 불 밝힐것을 나는 안다.  항구의 빈 배가 울기를 멈출 것도 안다, 출항의 꿈 때문이다. 

불 밝혀지는 그리움도, 멈춰지는 눈물도 모두가 지휘봉 아래서 극치의 아름다움이 연출되기때문이 아닌가!  그리움은 아름답다. 아름답기 때문에 슬프다. 공존이 가능한 세계, 지극히 아름다워서 눈물이 나는 그대 김미경!

8월 23일 그 해 그 이후 지금까지 기억속 피아노방을 수없이 떠올리며 나는 그대 등을 걸어들어간다.


9-4-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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