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

2018.07.13 16:23

김세명 조회 수:6

월급쟁이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김세명

 

    월급쟁이는 월급을 받는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이다. 나는 그 생활을 34년 4개월이나 했으니 412번의 월급을 받았던 셈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연금을 포함하여 51년에 612번의 국록을 받았다. 공직자로서 국가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정년 이후  2백 번의 연금을 받았다. 그게 나의 이력서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나 될지 모르니, 몇 번의 연금을 더 받을지도 모른다. 평생 이렇게 살았다. 남들은 국가에 충성했다고 하나 나는 먹고살기 위해서라고 하는 게 솔직한 답이다. 나의 보람은 아들딸 둘씩 낳아 대학까지 보내 그들이 잘 살아가도록 한 점이다.

 처음 월급을 받은 날은 1967년 9월 10일이다. 첫 월급이 만이천 원이었다. 그때 당시 쌀 한가마에 삼천 원이었으니 쌀 4가마 값이니 상당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농촌 출신이기에 한 달에 쌀 4가마면 괜찮았다. 머슴 새경이 1년에 쌀 10가마였으니 그런대로 고맙게 생각했다.

 내가 살아온 길을 되돌아 보니 1964년에 공군으로 3년 복무하고, 1967년에 공직에 몸담아 2001년 말 정년퇴직을 했으니 순탄하게 살았다. 먹고살고 자식 가르쳐 독립했으니 성공한 인생이 아닌가?  정년퇴직하니 그간 받은 상훈은 녹조근정훈장을 비롯하여 35회의 상과 훈, 포장을 받았다. 나는 평생 전북에서만 전전하며 살아왔다. 처음에 취직해 보니 월급쟁이는 인기가 없었다. 박봉에 고된 근무 때문이었다. 당시는 모든 물자가 부족하여 돈 벌려면 사업이나 장사를 해야 했다. 그러나 나는 우직하게 외길을 걸었다. 평범한 직장인은 언제쯤 충분한 돈을 모을 수 있을까? 힘들게 일해서 번 돈인 만큼 잘 관리해서 향후 집도 사고 차도 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다반사였다.

 초임 때는 월급을 봉투에 넣어서 현금으로 주었다. 월급날은 그간 살면서 외상값 등을 갚고 보면 또 가불해 쓰기도 했다. 그래도 생활에 안정은 되어 평범하게 살아왔다. 지금은 공무원이 인기 직종으로 공시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애환은 있다.  월급쟁이라고 애환이 왜 없으랴! 인고의 세월을 견디며 정년까지 살아온 내가 대견스럽다. 생활비는 늘어가고, 학자금 대출도 갚아야 하며, 지출은 많아 돈이 생각보다 쉽게 모이지 않았다.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그간 공직자로 경험담을 말하자면 원망 생활을 감사생활로 살았다. 생존경쟁에서는 오래 버티는 자가 이긴다. 괫심죄에 걸리면 살기 어렵다. 참는 것이 이기는 길이다. 어느 직장이나 위계질서가 있고, 공직도 예외는 아니다. 갈구는 상사가 있어도 그 또한 정년이 되면 나간다고 생각해야 한다. 공직자에게는 영혼이 없다고 한다. 그만큼 애환이 많다. 뒤돌아 보니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걱정하며 살았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애환은 있었지만 후회는 없다. 살아온 세월이 한없는 추억이다. 국록을 받고 살아온 세월에 감사하고 또 보람도 있었다. 이제 생각하니 나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국록으로 평안이 살아왔으니 여생은 봉사하면서 살고 싶다. 월급쟁이로 살아온 내 인생에 후회는 없다. 그리고 감사한다.

                                           (2018.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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