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과 행복을 안내하는 <가요무대>

2018.07.23 16:34

백남인 조회 수:12

 추억과 행복을 안내하는 <가요무대>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금요반 백남인

 

 

 

 

  매주 월요일 밤 10시면 어김없이 KBS-1TV <가요무대>가 방송된다. 경음악으로 흘러나오는 주제가를 따라 부르며 TV앞으로 모인다.  

 

“그리웠던 그 목소리 보고팠던 그 얼굴들/오늘 여기 다시 모였네 반가움의 꽃피웠네.

정다웠던 그 노래 다시 듣고 싶은 그 노래/우리 모두 마음껏 손뼉 치며 노래 부르자.

추억 속의 정든 그 노래 다시 불러보는 이 시간/얼굴마다 기쁨이 가득 가슴마다 행복이 가득”

 

  사회자의 반가운 목소리로 소개하는 금주의 주제에 따라 정말 보고 싶었던 가수가 나와서 내가 아는 노래를 부르기라도 하면 아주 반갑다. 관중들도 반가워, 손뼉 치며 함께 부르는 모습이 눈에 띈다. 우리 가족도 작은 소리로 따라 부른다. 여기에 나오는 노래는 거의 전에 많이 불러본 노래여서 흥미를 갖고 따라 부르게 된다. 함께 부르는 동안 가족의 화합이 이루어짐은 물론 행복해지는 시간이 된다.

 

  원래 부른 가수가 아니고 다른 가수가 나오면 잘 부를 수 있으려나 하는 약간 불안한 마음이 일다가도 아슬아슬하게 곡을 소화하여 넘어가면 마음이 놓이기도 한다. 음색이 다르고 감정이 다른 신인가수가 곡을 완전히 소화하지 못한 채 부를 땐 그 곡이 끝날 때까지 불안하다. 회를 거듭할수록 끼 있고 노력하는 가수들이 늘어가는 것 같으며 어떤 가수는 원가수보다도 더 간드러지고 더 멋있게 불러서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기도 한다. 원로가수들이 세월에 밀려 줄어들어가니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 달의 마지막 월요일에는 ‘신청곡 배달’을 하는데, 그 때 소개되는 사연에 공감하여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신청자의 사연 내용이 나와 비슷한 경우엔 나도 그 시절로 돌아가 그 때 일들이 새삼스럽게 떠올라 추억에 잠기기도 한다. 내가 어렸을 때 들었던 어떤 노래는 지금은 없어졌는지 한 번도 가요무대에 나오지 않는데, 곡목을 정확히 알아가지고 언제 한 번 신청할 생각이다.        

 

  노래에 얽힌 간단한 쇼를 곁들일 때는 폭소가 쏟아지기도 하고, 진행자가 짤막하면서도 재치있는 한마디를 곁들일 때는 가요무대가 더욱 빛나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기도 한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여 가사를 확실하게 모르는 곡의 경우엔 자막으로 넣어주는 가사가 아주 고맙다. 모든 곡의 가사는 마치 시를 읊는 것 같다. 작사가는 모두 시인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작곡가도 어쩌면 그 가사에 어울리게 곡을 붙이는지 감탄할 때가 많다. 또한 가사의 뜻과 곡을 완전히 이해하여 유창하게 표현하는 가수들의 재주도 경탄스럽다. 3분 예술’이라는 노래 한 곡이 세상에 나와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기까지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숨어 있을 것이다. 그러한 고마운 분들이 있기에 그 노래들이 우리를 즐겁게도 하고 심금을 울리기도 하는 것이리라.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스마트폰으로 녹음을 하곤 하는데, 그 곡을 등산할 때나 산책할 때 작은 소리로 나 혼자 들어보려 하면 함께 가던 산행 벗이나 지인들이 따라 부르면서 크게 틀어보란다. 볼륨을 높이면 모두 따라 부른다. 가요무대는 일상의 모든 모임에서 화제가 되기도 한다.  

 

  노래방은 시내 곳곳에 있다. 저녁 회식이 있는 날엔 노래방으로 옮겨 흘러간 노래나 최신 유행가요를 부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흥과 멋이 넘치친다. 노래를 가까이 할 환경과 분위기가 잘 조성돼 있다. 라디오나 TV에도 음악프로그램이 많이 편성돼 있다. 그 가운데 <가요무대>는 나이가 지긋한 연대의 우리에게 가장 친숙해진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1570회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줄잡아도 30년이 넘는 세월이다. 그 동안 우리에게 추억과 행복을 안겨주던 프로그램이다.

 

  누가 TV를 ‘바보상자’라 했는가? 애시청자들을 모두 가수로 만들어 주고, 각 가정을 화합하게 하며, 행복한 시간으로 만들어주는 <가요무대>를 볼 때의 TV는 ‘행복상자’라고 부르고 싶다. 어젯밤에도 <가요무대>는 무더운 한 여름을 시원한 여름으로 바꾸어 추억과 행복으로 인도해 주었다.

                                                                         (2018.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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