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칼 여행기

2018.10.24 10:49

이준구 조회 수:8

포루투갈 여행기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목요야간반 이준구

 

 

 

 

 

 아내가 가장 보고 싶어하던 파티마성지로 가던 길이었다.  성모마리아 발현 100주년째였던 작년에는 파티마의 숙소잡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웠다고 한다. 목적지로 가는 길은 산악지방으로 올리브 나무와 한가로운 소떼들만 보였다. 스페인과 포루투갈의 국경은 10미터 내외의 작은 다리가 경계였다. 우리나라의 시.군 사이의 경계표지판처럼 경계를 알리는 간판도 보이지 않았고, 출입국절차도 없이 통과했다.

 

 유로 연합국가 포루투갈은 남한 면적정도의 국토인데, 인구는 우리나라의 1/5에 불과한 나라였다. 상대적으로 광활한 국토의 국경근처 산간지방은 제주도에 온 듯한 착각을 들게 하였다. 까만 돌로 밭의 경계가 분리되어 있고 말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모습이었다. 산촌 주택들은 개량한 기와지붕인데 시멘트 소재 담장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한국농촌처럼 포루투갈 국경선 부근 시골 마을에도 쓰러져가는 폐가가 많아 보였다. 한적한 시골에는 인적도 개.고양이 같은 짐승도 보이지 않는 적막한 마을이었다. 소도시 같은 지역을 통과해도 신호등만 깜박거릴 뿐 사람이 보이지 않아 적막했다.

 

 코르크나무 주 생산지인 나라답게 코르크 숲이 과수원처럼 식재되어 자라고 있었다. 산촌에는 간간이 산기슭 마을에 예쁜 주택이 보였다. 편도 1차선 도로를 한동안 달리느라 속도를 줄인 버스는 파티마 성지에 늦은 시간에 도착했다. 4성급 호텔에 1인용 침대 2개가 정갈했다. 저녁식사를 마치자마자 성당으로 갔다. 기도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성모 발현지에는 제 몸을 사르는 촛불의 열기로 후끈했다. 무인 판매대에서 양초 다섯 개를 들고 함에 유로화를 넣었다. 용서의 길 화해의 길에 깔린 순례 통로에 무릎을 꿇고 전진하며 기도하는 행렬이 경건해 보였다.

 

 묵주기도를 하려는 전 세계의 신자들로 야외 성당의 좌석이 가득 찼다. 33명의 여행객 중 천주교 신자가 일곱 명쯤 되었다. 묵주기도가 시작되면서, 몰려든 인파로 서있던 신자가 앉은 사람보다 더 많았다. 늦은 밤 시작된 묵주기도는 파티마 야외성당과 광장에서 장엄하게 거행되었다. 성당을 나와 이어지던 수 천 명의 촛불행렬이 장관이었다. 질서 유지 요원도 없는 광장에서는 신자들의 행렬이 숙연하게 이어졌다.

 

 두 시간 동안 거행된 행사로 허리와 다리가 아파왔다. 피로가 해소될 만한 새벽 5시에 모닝콜 벨이 울렸다. 간단하게 제공한 빵과 과일로 아침을 때우고 꼭두새벽에 대서양서쪽 끝단 까보다로까로 향했다. 가이드는 ‘엄청난 바람이 분다.’며 추위를 타는 사람은 차에 그냥 있어도 된다고 했다. 동틀 무렵 도착한 대서양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한 모습으로 수줍게 우리를 맞아주었다. 바다를 향해 동쪽으로 직진하면 한국과 만날 수 있는 위치라고 했다. 작년에 가 본 미양도에서 바라보던 태평양처럼, 까보다로까에서 바라본 대서양도 바다일 뿐이었다.

 

 리스본으로 향하는 도로는 출근 시간이라 차가 밀려 더디게 달릴 수밖에 없었다. 16세기 포루투갈은 평화로운 한반도에 피를 뿌리게 한 총기를 일본에 처음으로 제공한 나라다. 초 강대국 스폐인에 가로막힌 리스본은 바다로 진출하고자 항해술이 발달한 도시다. 인도라는 신대륙을 발견한 컬럼부스는 1451년 이탈리아 제노바 출신이다. 제노바 상선을 타던 그는 1476년 포루투갈과 프랑스 해적선 공격을 받아 죽을 고비에서 살아나 리스본에서 살았다. 에스파냐어를 공부했고 지도제작과 포루투갈의 발달한 항해술을 익혔다. 포루투갈 관리이자 귀족집안의 부인과 결혼한 그는 포루투갈과 프랑스에 항해지원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스폐인으로 건너간 그는 카스티야 왕국의 이사벨왕과 1492년 신대륙 탐험협약①) 을 맺고 대서양을 건너 쿠바를 다녀온 것이다.

 

 컬럼부스의 항해 후 남아메리카와 아시아 일부를 다스리던 포루투갈 상인들이 일본까지 진출했다. 육식 고기요리에 필요한 향신로 수입을 위해 뛰어든 포루투갈의 항해술이 해상 무역 발달의 계기가 되었다. 선박을 통한 무역으로 부국이 된 포루투갈 상인들이 총기 2정을 일본에 전달한 것이 화근이었다. 일본의 약탈에 대한 명나라의 쇄국정책이 일본의 정명가도를 핑계로 임진왜란을 일으킨 것이다. 포루투갈 총기 2정을 개량한 인본군의 조총부대가 조선을 피바다로 만든 원인이자 경제 전쟁의 시발점이었다.

 

 리스본의 중심 로시우 광장과 제로니모스 수도원을 둘러 보았다. 10 유로화 표지에 인쇄된 대성당 앞에 툭툭이를 세우고 시내를 걸어 다녔다. 툭툭이와 승용차, 버스와 트램이 혼재된 도로는 신기하게도 흐름이 순조로웠다. 엔리케 왕의 동상이 시내 곳곳에 설치된 리스본시가지는 고색창연했다. 로시우 광장에서 맛본 에그타르트는 전주 한옥지구에서 구운 맛과 비슷하여 음식도 세계화, 평준화되는 듯했다. 리스본 중심가를 돌아보면서 조선왕조 시대의 한양이 서울로 변한 모습과 대비가 되었다. 오래된 좁은 골목길을 돌아보면서 건물을 사용하는 국민들의 불편함도 생각해 보았다.

 

 점심식사는 대구살을 이용한 해산물 요리가 입맛에 맞았다. 카스테라, 담배 등 기호식품에 포루투갈 언어가 많다. 유서 깊은 유로국가에서 짚시들이 많아 치안환경이 안타까웠다. 강을 가로지른 대교와 대형 쿠루즈선 그리고 우중충한 도심의 플라타나스 가로수만 떠올랐다.

 

 포루투갈 성당에도 영웅들이 안장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엔리케 왕자가 묻힌 성당에 국민적 축구 영웅 호날두와 국민 가수가 묻힌다고 한다. 포루투갈의 국민가수 파두는 한국의 양희은 노래를 리메이크한 가수다. 9월에 한국축구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된 엔투는 포루투갈 출신이다. 총기가 아니라 스포츠를 통한 한국축구발전에 도움을 주어서 포루투갈 감독이 한국의 국민감독으로 추앙되기를 바란다.

 1) 콜럼버스는 자신과 후손들에게 귀족의 칭호인 ‘돈’과 제독의 계급’을 요구.

 2) 발견된 땅에서 얻은 수입의 10%, 모든 무역 거래의 8분의 1을 자신의 지분요구

 3) 콜럼부스가 발견한 땅이 식민지가 될 경우 자신을 총독으로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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