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있는 노년의 삶

2018.11.23 04:48

백남인 조회 수:5

가치있는 노년의 삶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금요반 백남인

 

 

 

  어제가 소설이었다.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는 절기다. 우리 모임은 매월 23일이다보니 124절기 가운데 열두 번째 절기는 우리 모임과 거의 겹친다.

  모든 회원은 교육에 봉직하다 퇴임한 분들이어서 화제도 교육문제나 인생철학, 절후나 기상에 관한 것이 많다. 그 동안의 모임 때도 절기와 관련한 이야기는 단골손님이었다. 소설이 지나 겨울로 치닫고 있는 오늘은 삼락회의 월례회 날이다. 인생의 일생과 견주어보니 우리 회원들도 겨울에 들어서는 사람, 이미 한겨울 속에 들어가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인간이 태어나서 자라고 늙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자연의 순리다. 내 몸도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은 여생을 풍요롭게 보낼 수 있는 마음가짐이다.  

  우리 회원 중에는 여생의 즐거움을 먼 곳에서 찾지 않고 나이도 잊은 채 왕성하게 지적활동의 삼매경에 빠져 있거나 문학이나 예술 활동에서 즐거움을 찾는 분들이 많다. 평생 즐겁게 배우고 익히는 것이 노년을 풍요롭게 만드는 자기 계발임을 일찍이 깨달은 분들이다. 각종 교양특강이나 인문학 세미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노인복지관이나 종교단체에서 주관하는 교육프로그램에도 열성적으로 참여한다.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노련하게 익혀 작품을 만들어 동료들에게 보내주는 회원도 있다.  

  현대사회는 지적욕구의 시대이며 정보의 홍수시대다. 나이 들어서도 계속 배우고 공부하면 사회의 평가가 달라진다. 우리 주변과 일터에는 배울만한 것들이 많다. 인생의 후반을 멋지게 만드는 것은 지적 즐거움이다. 배움을 추구하는 열정은 노년의 도전과 성취의 밑거름이다. 부지런히 지식을 쌓는 사람은 의미 있는 삶, 풍요로운 세상을 살아갈 것이다.  

  주변에는 나보다 앞서가는 후배들이 많다. 나는 그 동안 다른 방면에 관심을 기울였었다. 그러던 어느 날 후배들의 문학활동 모습을 보고 늦게나마 작심하고 수필공부에 뛰어들었다. 아직 초보단계에 머물고 있다. 그 동안 익혔던 다른 것들도 나의 노년 생활에 도움이 되지만, 지금 의 글쓰기는 나의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또 생각을 정리하는 계기가 되어서 좋다.

  두뇌를 활발하게 움직이는 창작활동이 장수 비결이라고 한다. 칸트나 괴테, 미켈란젤로 같은 천재들이 노년에도 건강했던 것은 두뇌를 부지런히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음껏 관심사를 즐기며 지내는 것이 가치 있는 여생을 보내는 묘안이다. 새롭게 열정의 불을 지필 수 있는 관심영역이 있는 사람은 여생의 삶이 풍요로워질 것이다. 천재도 예술가도 그 분야에서 원숙미를 추구하고 예술적 매력의 완성을 추구하는 것은 자아실현이며 인생의 최고경지라 할 것이다.

  공자는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에게 미치지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에게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즐기면서 알게 되는 것이 최고의 기쁨이라는 뜻이다.

  비록 작은 선물이지만 우리 정읍수필문학회 회원들이 공동으로 만든 수필집을 받아들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다. 마음을 나누며 따스한 정을 느끼기에 행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책을 펴들고 정보를 얻는 사람, 깨달음을 얻는 사람,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고달픔 뒤에 오는 달콤한 행복이 아니겠는가?

  일상생활에 떠밀리듯 살아가다 보면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가 없다. 은퇴 후 여생은 의무에 얽매일 필요 없이 하고 싶은 욕망을 마음껏 분출해도 되는 시간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을 힘겹게 의식하며 낙담할수록 쓸쓸함은 더욱 깊게 느껴질 것이다.

  여생의 시간은 자연의 리듬에 몸을 맡겨야 한다. 길어진 여생을 풍요롭게 살기 위해 생각과 가치관을 새롭게 바꾸면 만족스런 삶을 누릴 수 있다. 하루하루를 품격 있게 살고 싶다.

                                     (2018.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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