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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시집’ 출판기념회를 마치고 


   올해 팔순을 맞아 팔순기념 시집 ‘그리운 손편지’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일정을 잡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었다. 식당 예약이 가능해야하고 오시는 손님들의 불편함이 없어야 하고…등등 어려운 결정이었다. 더욱이 제부(김영교 시인 남편)께서 많이 편찮으셔서 동생 가족이 참석을 할 수 있을까 무척 고심하며 기도하고 있었다. 결정적으로 9월 29일로 일정을 잡은 것은 60여 년 만에 해후하게 되는 친구와 일정을 조율하는 문제였다. 10월 8일 한국을 가기 때문에 9월 말일 경에만 올수 있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제부께서 병세가 갑자기 악회되어 9월 25일 영면하셨다. 수차례 병문안하며 기도해 드리며 쾌유를 빌었지만 너무 갑자기 별세하셨다. 너무 슬퍼서 어떻게 잔치를 할 수 있을까 무척 망설였지만 한달 전에 식당 예약을 해 두었고 고객에게 초대장을 다 보냈기 때문에 모든 것을 취소할 수 없었다. 슬픔 가운데도 기운을 내어 동생은 며느리와 손자와 함께 잔치에 참석해 주어 너무 놀라웁고 고마워 어찌할 바를 몰랐다. 나 때문에 장례식도 9일장으로 치루었다. 동생도 내 찬치에 참여할 수 있었고 나도 제부 장례식에 참여할 수 있어서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었다. 

   길흉화복을 예측할 수 없는 우리 인생이다. 중학교 때 부터 절친했던 친구는 대학 졸업 후 결혼한 후 미국으로 건너 간 후 소식이 두절되어 60여 년을 친구의 소식을 몰랐다. 백방으로 수소문 해도 찾을 길이 없었다. 죽기 전에 꼭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살아 왔는데, 친구에게서 전화가 어느날 걸려와서 꿈인가 생시인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친구도 나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 한 끝에 대학동창회 회보에 실린 나의 글을 보고 찾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긴 세월 동안 만나지 못했던 회포를 풀며 밤을 세워가며 얘기를 나누어도 아쉽고 아쉬웠다. 팔순잔치와 장례식이 있었고 본인은 한국에 가야 하기 때문에 작별인사를 며칠만에 나우어야 했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면서 안녕히 잘 가라고 눈물을 글썽이면서 배웅을 했다. 

   무리하게 강행군을 해서 행사를 치르고 나니 아픈 다리가 몹시 아프기 시작했다. 물론 두어 달 전에 다리 혈관 수술을 예약해 두었기 때문에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었다. 오늘로 수술 일정을 잡아 수술을 받게 되었다. 병명은 하지정맥류 질병이다. 처음엔 발등이 몹시 가렵고 부어오르고 색깔이 시퍼렇게 변해 발 의사를 찾아갔다. 발등에 바르는 로션을 처방해 주었지만 별로 효과가 없었다. 또 피부과 의사를 아가서 진단을 받으니 아토피 피부병이라고 했다. 피부약을 발라도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발목 위 다리가 몹시 가렵고 부어올라 코끼리 다리처럼 되었다. 

   이번엔 다른 발 의사를 찾아갔다. 자세히 검사해 보더니 발병이 아니고 정맥 혈관 병이라고 하면서 혈관외과 의사를 소개해 주었다. 외과 의사를 찾아가서 울트라사운드를 해 보더니 동맥은 막히지 않고 정상인데 정맥혈관의 밸브가 9개가 막혀 있다는것이었다. 피가 심장에서 내려올 때는 밸브가 열리는데 올라갈 때는 고장이 나서 열리지 않아 피가 다리 밑으로 고여 독소가 나와 가렵고붓고 나중에는 피부궤양이 된다고 했다. 나는 너무 놀랐지만 확실한 병명을 알게 되어 얼마나 하나님께 감사했는지 모른다. 

   의사들의 오진으로 수년 동안 병을 키워 왔으니 얼마나 통탄 할 일인가. ‘설무당 사람 잡는다’라고 돌아가신 어머님이 늘 하시던 말씀이 생각났다. 의사가 말 하기를 심장에서 내려오는 피가 다리로 내려가지 못하도록 밸브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 다리 밑으로 이미 고인 혈액은 정맥에 튜브를 집어넣어 열을 가해 피를 말려 없애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6개월이 걸려야 9개의 밸브를 다 막을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수술을 받으면서 스크린을 통해 정맥에 몽은 주사 집어넣고 튜브를 집어넣어 열을 가해 밸브를 막는 것을 다 볼 수 있었다. 나는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렸다. 인간을 만드실 때 어찌 이처럼 섬세하게 인간을 설계하 셨을까하고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인생의생사화복을 주장하시고 우주만물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위대함을 또 한 번 찬양 드렸다. 인간사 새옹지마라고 누가 말했던가! /2018년 10월 11일 중앙일보 '생활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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