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가주에서 생각한 포카혼타스


   수년 만에 모처럼 북가주 새크라멘토에 사는 딸네 가족을 만나러 아들 며느리와 함께 방문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처럼 바라던 단비가 내려 얼마나 반가운지 비를 맞으면서도 기뻤다. 더구나 비 때문에 산불이 많이 진화되고 스모그도 사라지게 되어 비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마중 나온 딸과 부둥켜 안고 눈물을 글썽이었다. 딸이 차를 몰고 집 근처에 오니 가로수들이 빨갛게 단풍이 들어 얼마나 아름다운지 남가주에서 보지 못한 운치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가을이 오면 설악산 단풍이 그렇게 보고 싶고 그리웠는데 이곳에서나마 볼 수 있어서 여간 기쁘지가 않았다. 

   딸은 우리가 온다고 칠면조와 불고기를 굽고 진수성찬을 채려 얼마나 맛있게 온 가족이 먹었는지 하나님께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오랜만에 사위와 손녀를 만나서 여간 기쁘지가 않았다. 식사 후 먼저 새크라멘토의 주 청사를 구경하기로 했다. 주 상원과 하원의 회의실과 박물관을 구경하고 주지사를 역임했던 초상화가 복도 벽에 걸려 있어서 레이건 주지사 초상화 앞에서 기념사진도 찍었다. 슈워제네거 주시사 초상화에는 이름이 적여 있지 않았다. 자기는 배우였기 때문에 이름을 붙일 필요가 없다고 해서 이름 없는 초상화로 걸려 있었다. 

   그다음에 간 곳이 크로커 예술 박물관(Crocker Art Museum)이었다. 1885년에 자선가였던 Judge E.B. Crocker가 공동 파트너쉽을 갖고 설립했다. 그는 중앙 태평양철도사업에 법적 자문을 해 주면서 많은 부를 쌓았다. 1869-1871년에 유럽에 여행 가서 많은 화가들의 그림과 도자기 공예품 등을 사들였고 가주 및 전 미국에 사는 화가들에게 그림을 주문해서 사들였다. 아시아 전역과 아푸리카 뉴기니아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사들인 예술작품 그림과 도자기 공예품 등 규모가 방대해서 제대로 관람하려면 온종일 소 요돠는 박물관이다. 주로 16세기에서 19세기의 예술작품들이다. 건물 삼층에는 아시아 특히 중국. 일본, 인도 등 도자기들이 전시 돼 있고 한국 고려 시대 도자기들도 한 색션에 진열되어 있어서 매우 기뻤다. 한국 불상도 있었다. 그리고 가주 화가 조각가와 미 전역의 화가 조각가들의 작품들도 진열되어 있다. 이 층에는 전 세계에서 갖고 온 도자기들로 꽉 차 있다. 

   훌륭한 걸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는 이 예술 박물관은 누구에게나 관람을 권하고 싶은 박물관이다. 그리고 특히 미국 인디언 원주민들의 도자기와 조각품 등도 전시해 놓은 것 보고 감회가 깊었다. 추수감사절을 맞아 1620년 미국 마사츄세트 플리머스에 도착한 영국 청교도들을 도와 옥수수 등 농작 재배를 도와 준 인디언들에게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기에 더욱 관심을 갖고 관람했다. 인디언들이 그렇게 영국 청교도들에게 우호적이었던 배경에는 1595년에 태어난 막강한 포하탄 인디언 부족의 추장의 딸 포카혼타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에 맨 처음 도착한 영국 식민지 개척자들이 1607년에 버지니아 제임스타운에 도착했을 때 포카혼타스 남동생이 식민지대장이었던 잔 스미스를 납치해 많은 원주민 부족들 앞에서 살해 하려고 할 때 포카혼타스가 극적으로 대장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 되었다. 식민지 개척자들이 원주민들을 납치해 가면 포카혼타스는 먹을 것을 갖다 주고 원주민들을 석방해 데려오곤 했다. 그녀는 원주민과 식민지 개척자들 사이의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하려고 애쓴 개척자들에겐 잊을 수 없는 훌륭한 친선대사 같은 여인이었다. 결국 잔 스미스와 결혼까지 했으나 그가 몸에 상처를 입고 영국에 돌아가 소식이 끊겨 죽은 줄 알았다.

   나중에 Anglo-Powhatan War가 일어났을 때 포카혼타스가 영국 상선의 선장에게 납치되어 배안에 갇히게 되었고 이곳에서 인디언 원주민이 기독교로 개종하는 첫 사례가 되었으며 잔 롤프(John Rolfe)를 만나 결혼하게 되어 영국에 가게 되었다. 런던에서 제임스 왕 왕후 앤(Anne)도 알현하고 공주처럼 왕족 대접을 받았다. 그녀는 초기 미국의 식민지 개척 역사에 중요한 인물로 주목받았다. 추수감사절을 만나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가족들에게 감사하고 추수감사절을 지킬 수 있도록 식민지 개척 초기에 큰 힘이 되어 준 포카혼타스를 한 번 더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가득 찼었다. /중앙일보 ‘생활 속에서’ 2028년 12월 6일

댓글 0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8 누렁지 타령 김수영 2019.08.27 6
307 며느리와 교외 나들이 file 김수영 2019.06.26 10
306 믿음의 친구 선배 목사님 김수영 2019.06.21 6
305 타는 노을 file 김수영 2019.06.07 11
304 100 세 건강 '뉴스타트' file 김수영 2019.05.27 6
303 강원도 산불을 보면서 김수영 2019.04.26 10
302 전기가 없는 세상에 살아보니 김수영 2019.04.26 8
301 대나무 숲 file 김수영 2019.03.27 16
300 내가 만난 '애국자' 스코필드 박사 file 김수영 2019.03.27 5
299 부자와 가난한 자 김수영 2019.02.03 9
» 북가주에서 생각한 포카혼타스 김수영 2019.02.03 3
297 '팔순 시집' 출판기념회를 마치고 [1] file 김수영 2018.12.14 33
296 첫눈이 내리는데 김수영 2018.12.14 20
295 그냥 그대로가 좋소 김수영 2018.12.14 14
294 북가주에서 생각한 포카혼타스 김수영 2018.12.14 12
293 링컨 박물관이 처한 어려움 김수영 2018.12.14 7
292 달라진 미스 아메리카 심사기준 김수영 2018.10.05 13
291 자랑스러운 '학술원 회장' 오빠 김수영 2018.08.01 12
290 젓가락 김수영 2018.07.24 14
289 아름다운 식당 '요산재' 김수영 2018.07.2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