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08 14:34
얼마 전 ‘배째라이즘’이란 제목의 칼럼을 발표한 후 독자들의 반응이 평소와 좀 달랐다. 1) 그냥 ‘공감한다’가 아니라 전적으로, 100% 공감한다 2) 기발한 시각에 눈이 번쩍 뜨였다 3) 좋은 배째라이스만 거론하고 있다, 였다. 약간씩 톤은 다랐지만, 의견을 나누는 중에 모두가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것은 상식을 벗어난 잦은 사회현상에 집단피로감을 갖고 있는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은 악성 배째라이스트들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또 있다. 이곳 토론토에 와서 사고 친 예천군의회 의원나리들이다. 사퇴 요구에도 배째라! 버티다가 결국 미국의 로펌으로부터 500만 달러의 고액소송을 당했으니 갈 데까지 간 셈이 되고 말았다. 처음부터 상황판단을 제대로 하고 분수를 지켰더라면 좋았을 걸, 그 잘난 의원이라는 권위로 배째라! 버티다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게 커져버렸다.
악성 배째라이스트들에겐 모든 사람에게 적용하는 상식도, 양심도 없다. 선량하게, 최소한 사람답게, 국민답게 살고자 하는 양식(良識) 있는 사람들을 비웃듯 박박 우겨대며 똥 배짱을 부리고, 요리조리 구정물을 일으킨다.
배째라이즘은 사람만이 아니라 제도나 조직에도 해당된다. 부도덕이 부도덕을 낳듯, 악성배째라이즘 조직이나 제도가 악성배째라이스트들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거대조직 일수록 폐해의 파장이 크다. 국가조직도 마찬가지다. 이를테면 안보불안, 국고낭비, 민생파탄지경, 경제불황, 일자리 소멸, 국제외교실패... 등 나라살림이 파국지경이라고들 걱정을 지나 아우성을 치는데 꿈쩍도 않고 밀고 나가는 막무가내야말로 거대시스템의 배째라이즘이다. 최소한 수렴이라도 해야 할 텐데, 몰라서인지, 알고도 모른 척하는 건지, 안 들리는지, 안 들리는 척 하는 건지, 실시간 소통이 만개한 이 시대에 좌우간 불통 배째라이다. 아무리 우국충청이 넘쳐 충언을 해도 듣지 않고 묵살해버리는 막무가내, 오히려 권력을 버무린 독선 때문에 통합은커녕 계속 찢어지고만 있으니 절반의 국민들은 죄 없이 불안하기만 하다. 반쪽 귀라도 열고 들어보는 배려가 절실하다. 가까운 주변에서도 심심찮다. 남의 돈 떼먹고도 배째라! 남의 뒤통수치고도 배째라! 상식을 어기고도 배째라... 크든 작든 그들, 악성 배째라이스트들은 내일을 꿈꾸는 사람들이 마음에 힘겹게 켜든 불빛을 꺼지게 하고 믿었던 약속에 재를 뿌리며 우리의 미래를 빼앗아간다.
봄은 성큼성큼 다가오는데 모두들 ‘희망고문’으로 지쳐가고 있으니 아무리 입춘방(立春榜)을 써 붙인다고 봄이 올까?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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