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중독

2019.03.11 06:10

백남인 조회 수:55

행복 중독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금요반 백남인

 

 

 

                                           

  주변을 돌아보면 중독 아닌 것이 별로 없다. 알코올, 니코틴, 약물, 인터넷, 카페인, 설탕, 탄수화물, 도박, 일 중독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 가운데는 유해물질도 있고, 얼핏 생각하기에 그다지 해로워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것들도 있다.

  중독의 의미를 알아보니 ‘약물 등에 대한 신체적 증상’ 또는 ‘심리적 의존에 의해 계속해서 특정 물질을 찾거나 중단하지 못하는 상태’를 중독이라 한다. 중독이라는 말을 들으면 거의 부정적인 생각을 먼저 떠올린다.

  알코올 중독으로 간이 나빠지다가 결국 간암으로까지 진행되어 죽음에 이른 사람이 있는가하면, 니코틴 중독으로 폐가 나빠지다가 폐암으로까지 이어져 생명을 잃은 사람의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내가 어렸을 땐 아편 중독이나 도박 중독으로 패가망신한 이야기도 수없이 들었다. 일 중독으로 피로가 누적되어 건강을 해치는 사람들도 많다. 중독이 얼마나 무서운가 알 수 있다.  

  요즘은 인터넷, 스마트폰에 중독된 사람을 많이 보게 돈다. 노인들부터 아이들까지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의 기능을 익히거나 조작하기에 온 정신을 다 쏟고 있다. 가정은 물론 학교나 직장에서 또는 버스 속에서 자리에 앉자마자 스마트폰을 꺼내 문자 메시지나 카카오톡, 게임이나 영상, 오락 등 갖가지 기능을 구사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심지어 걸어가면서도 스마트폰에 눈을 팔다가 서로 부딪치는 경우도 종종 있고, 더러는 가로수에 이마를 부딪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른바 ‘수그리족’들의 모습이다. 운전 중에도 스마트폰을 들고 통화하는 것을 자주 본다. 내가 운전할 때도 스마트폰이 울리면 받을 수도 없고, 안 받자니 계속 울려대어 불안하고 짜증이 나기도 한다. 황당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하루에 8~10시간동안 인터넷을 하며, 심한 경우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잠도 자지 않으며 게임을 하기도 한단다. 인터넷을 못하게 되면 불안하고 분노하기도 한단다. 실로 인터넷 중독이 위험 수위를 맴돈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 중독은 인터넷에 몰두하며, 이를 못하게 하면 불안하거나 과민반응을 보이는 등 금단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인터넷 사용을 통제하려고 해도 잘 되지 않고, 인터넷 외의 다른 일에는 관심이 적다고 한다. 이로 인해 대인관계, 학교생활, 직장생활, 가족관계 등을 제대로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인터넷, 스마트폰을 지나치게 의존하는 실태는 심각한 실정이다.

  어찌 보면 IT강국답게 온 국민이 첨단 문명의 이기를 마음껏 이용하는 것이니 좋은 현상이라고도 할 수도 있다. 인터넷, 스마트폰은 부정적인 면보다 생활의 도구로서 거의 만능의 역할을 한다. 간편하게 휴대하고 다니면서 업무처리나 의사소통, 정보제공 및 입수, 녹화와 녹음 등 문화생활을 마음껏 누리기에 전혀 불편이 없다. 스마트폰은 문명의 이기임에 틀림 없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만든 문명의 이기, 잘 이용하면 분명히 이기(利器). 이 스마트폰의 무절제한 사용 으로 또는 사용하는 사람의 개인적인 문제점 때문에 부정적인 면이 자꾸 거론되고 있다. 왜 중독이 일어나는 것일까? 원인을 알아보면 우울증, 강박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의 정신과적 질환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 또는 심리적으로 현실적인 대인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에 현실도피의 방편으로 중독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가정생활에서 가족간의 갈등이 잦고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경우에도 인터넷, 스마트폰 중독 위험이 높아질 것이다.

  인간을 파멸시키는 모든 중독은 그 원인을 알아내고, 원인을 알았으면 그 시각부터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인간이 건강하고 행복하면 어떤 것에 중독될 위험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며, 따뜻한 인간관계를 회복하고 공동체를 살리는데서 고마운 중독으로 바뀌지 않을까? 또 행복을 추구하는 데 고마운 이기를 최대한 이용하는 지혜와 용기를 가졌으면 한다.

  중독이라는 말이 긍정적인 면에 더 많이 쓰여져서 웃음 중독, 운동 중독, 독서 중독, 예술 중독을 통해 행복 중독으로 세상이 채워졌으면 좋겠다.

                                     (2019. 3. 8.)

댓글 0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행복 중독 백남인 2019.03.11 55
506 훈육과 편견 사이에서 길을 잃다 김성은 2019.03.10 16
505 쥐불놀이 구연식 2019.03.10 37
504 정정애 수필집 발문 김학 2019.03.09 52
503 두물머리 물처럼 나인구 2019.03.09 5
502 배째라이즘 권천학 2019.03.08 4
501 악성 배째라이스트들 권천학 2019.03.08 2
500 복수초 김세명 2019.03.08 4
499 고향 어르신들의 축제 김재원 2019.03.08 3
498 3월이 오면 한성덕 2019.03.08 8
497 곰같은 남편과 여우같은 아내 황복숙 2019.03.06 18
496 창고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책 김창임 2019.03.05 4
495 탁구장에서 백남인 2019.03.05 2
494 너도 바람꽃 백승훈 2019.03.05 3
493 추임새 김학철 2019.02.28 7
492 [김학 행복통장(72)] 김학 2019.02.27 6
491 [김학 행복통장(73)] 김학 2019.02.27 6
490 내 고향은 전주 김용권 2019.02.27 9
489 행복으로 초대해 주는 여심 곽창선 2019.02.27 4
488 뒤늦은 사과 정근식 2019.02.27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