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갑잖은 불청객, 먼지

2019.03.14 12:45

양희선 조회 수:1

달갑잖은 불청객, 먼지

                                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양희선

 

 

 

 

  마당에서 하늘을 본다. 온통 잿빛으로 물들어 우중충하다. 오늘도 회색 먼지가 하늘을 가려 화창한 봄날을 시샘하나보다. 햇볕을 그리워하는 물오른 꽃봉우리들이 애처롭다. 요즘들어 계속되는 달갑잖은 불청객, 미세먼지는 건강을 해치는 물질로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언제부턴가 미세먼지 농도를 좋음, 보통, 나쁨, 아주 나쁨으로 기상캐스터는 예보한다.

 

 날마다 계속되는 나쁨 수준의 미세먼지의 기승으로 푸른 하늘을 볼 수가 없다. 우중충한 날씨가 연속되니 빨래도 널 엄두가 나지 않는다. 산들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화창한 봄날씨를 미세먼지가 망가뜨렸다. 중국 발 스모그는 국경도 없이 제멋대로 넘나드는데, 중국은 시치미를 때고 모른 척한다. 이곳저곳 산업현장에서 뿜어 나오는 배기가스는 미세먼지의 주범이 아니던가. 먹고 살아야 하기에 공장기계는 돌아가야 하고, 교통수단인 자동차, 삶의 터전 산업현장을 탓할 수만 없지 않은가.

 

 미세먼지는 초미세 물질로 인체에 해로운 여러 독성물질과 매연, 중금속이 포함되어 있다. 기관지를 거쳐 폐에 흡착돼 다양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독성을 품은 위험한 물질이다. 장기간 노출될 경우 혈관으로 흡수되어 뇌졸중, 심장질환, 암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살다보니 이젠 흔한 공기를 걸러 마셔야 하는 믿지 못할 시대가 되었다. 길거리에 나가면 마스크를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답답하고 보기에 흉하지만 임시방편(時方便)으로나마 어쩔 도리가 없지 않다.

 

 도대체 미세먼지란 무엇일까?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극히 작은 물질로 대기 중에 떠돌고 있다가 사람이 숨 쉴 때 폐에 침투하는 미세한 먼지다. 아주 나쁨 단계에선 안개 낀 날씨처럼 햇볕을 가려 뿌옇다. 일반적인 먼지는 코털이나 기관지의 점막에서 걸러져 배출된다. 그보다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는 코, 구강, 기관지에서 걸러내지 못하고 폐를 통해 우리의 몸속까지 깊숙이 들어간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수돗물을 못 믿고 정화수를 사먹기 시작했던 때였다. 그땐 흔하고 깨끗한 물을 왜 사먹느냐고 비아냥거렸다. 갈수록 환경이 오염되어가니 건강상 정화수를 찾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요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려 숨을 쉬고 살아야 할 공기조차 걸러 마셔야 하는 웃지 못할 현실이 눈앞에 다가왔다.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자연은 어쩔 도리 없이 훼손되고, 따라서 세상도 변화되어간다.

 

  옛날 시골집에서 물을 살살 뿌리고 넓은 마당을 싸리비로 쓸었다. 흙먼지는 나지 않고 개운했다. 먼지는 물청소가 그만이었다. 흙먼지는 탈탈 털면 깨끗이 털어졌다. 옛날의 흙먼지는 독성이 없었으나, 지금의 미세먼지는 독성을 품은 위험 물질이다. 대지가 메마르니 미세먼지가 공중에 떠돌고 있다. 가끔 비가 내리면 씻겨가련만, 하늘의 뜻이니 희망사항일 뿐이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려는 인공강우를 연구한다고 들었다. 아직은 성공적인 희소식이 없어 안타깝다. 언젠가는 미세먼지를 잠재우는 기발한 방도가 나올 거라 믿고 싶다.

 

 희뿌연 날씨가 계속되니 걱정이다. 살기 좋은 세상에 무슨 재난이란 말인가. 잠깐이라면 참아야지만, 계속된다면 큰일이 아닌가. 숨 좀 편히 쉬면서 살아야지, 숨조차 맘대로 쉬지 못하면 삶에 무슨 의욕이 생길까. 큰일이 벌어진 다음에야 대책을 강구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현실이 안타깝다. 화창한 봄날, 아지랑이 아롱거리고, 햇살이 내려앉은 논두렁 밭두렁 푸른 들녘, 종달새 지줄 대던 평화롭고 맑은 날의 봄 풍경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그 시절이 마냥 그립다.

                                                    (2019. 3.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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