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 행복통장(71)]

2019.04.03 15:24

김학 조회 수:5


[김학 행복통장(71)]

아들딸 덕에 푸짐해진 우리 집 식탁

김 학



...

“♩♬♪♫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정말 정말 행복합니다. ♩♬♪♫ (이하 생략)”


2019년이 밝아온 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4월이 가슴을 열었다. 오늘은 4월 1일 만우절, 월요일이다. 언제나 월요일이면 우편물이 많아 우편배달부가 고생하는 날이다. 오늘도 우편물이 푸짐하게 도착했다. 계간 종합문예지 『대한문학』 봄호가 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10여 년 동안 내가 『대한문학』 발행인을 맡았기 때문에 정이 듬뿍 들었던 문예지이기에 더 관심을 끄는 잡지다. 표지색이 봄철을 상징하듯 옅은 초록색이어서 좋았다.
인산의학 4월호도 있었다. 사람의 건강관련 소식을 다루는 잡지다. 또 미국에서 온 우편물도 눈에 띄었다. 우편료가 35달러나 들었다는 책이 어떤 책일까? 미국에서 활동 중인 의학박사 강창욱 선생이 보내준 책이다. 스티븐 마이어 호프 목사가 지은 책을 강창욱 박사가 한국어로 번역한 『영혼의 숨결』과 소설가 이광수의 베스트 단편소설을 강창욱 박사가 영어로 번역한『Yi Kwang-Su』그리고 강창욱 박사가 영어로 쓴『THE LAST JOURNEY OF C.S. LEWIS』등 3권이나 되었다. 책마다 ‘김학 선생님 혜존’이라고 한자로 써놓았는데 달필이었다. 그런데 어느 책에도 저자나 역자(譯者)의 e-mail이 소개되지 않아 바로 책을 잘 받았다는 소식도 띄울 수 없어 아쉬웠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강창욱 박사는 월간문학에서 수필로 등단하여 대표에세이문학회 회원으로 가입했다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만날 수 없어서 악수 한 번 나누지도 못한 사이다. 세 권의 책 속에 이런 메모까지 남겨주셨다. 참 자상하신 분이다.


김학 선생님, 늦게 글 쓰는 것을 배워 책을 써보았습니다. 받아주시고 틈이 나시면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강창욱


나도 강창욱 박사에게 내 수필집을 보내드려야겠구나 싶었다.

오늘도 참 행복한 날이다. 서울 잠실에 사는 고명딸이 보내준 E-mart 배송물이 도착했다. 육개장칼국수, 갈비탕, 진한육개장, 단호박죽, 전복죽, 핫도그, 메밀지짐만두, 낙지볶음밥, 김 등 15가지나 되는 먹거리였다. 어떨 때는 19가지나 보내주기도 한다. 고명딸은 가끔 인터넷에서 식품을 선정하여 보내주니 우리 집 식탁이 푸짐해질 수밖에 없다.
큰아들 역시 매달 홈쇼핑에서 반찬을 사서 보내준다. 이번에는 남도반찬에서 곤드래 된장찌개, 콩조림, 멸치볶음, 무말랭이무침, 청국장찌개, 오징어젓, 마늘장조림 등을 보내주었다. 서울에 사는 아들과 딸이 틈틈이 보내준 이러한 음식만으로도 우리 부부는 남부럽지 않은 식생활을 즐길 수 있어 행복하다.
“아빠엄마가 가까이 사시면 매달 월급날 부모님을 모시고 유명한 맛 집에 가서 식사를 대접할 수 있을 텐데 멀리 떨어져 사시니 이렇게라도 장보기를 해서 보내드려야 마음이 가벼워져요.”
큰아들이 제 엄마에게 들려주었다는 이 한마디가 몹시도 감동적이었다. 고명딸과 큰아들 때문에 우리 부부는 일반 식당에서 먹어볼 수 없는 음식을 아들딸 덕에 맛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 입이 마냥 호사를 누린다. 미국에 사는 작은아들은 아직 이런 생각까지는 하지 못한 것 같다.
우리 부부도 귀한 것을 선물로 받거나 사게 되면 우리끼리 먹지 못하고 아들과 딸을 떠올리며 나누어 보내주기도 한다. 비록 말로 표현하지는 않아도 그 속에는 사랑과 정이 듬뿍 담겨져 있기 마련이다. 한 집에 살 때 못지않게 정이 새록새록 깊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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