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直指)

2019.04.30 16:36

김학 조회 수:6

직지(直指)

김 학

제19회 수필의 날 행사에 참석하려고 청주를 찾았다가 시간의 여유가 있어서『직지』를 만났다. 『직지』는 옛 모습 그대로 그곳에 있었다.『직지』가 있는 곳은 청주고인쇄빅물관이었다. 이 박물관은 외모부터가 특이하여 눈길을 끌었다. 여느 절이나 박물관 건물과도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니 자원봉사자들이 안내와 해설도 해 주는 등 서비스가 좋았다. 먼저 영상실로 들어가 『직지』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직지』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알 수 있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旨心體要節)」이 간행된 청주 흥덕사지에 세워진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고인쇄전문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은 2000년 6월에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세워진 건물이다. 이 박물관은 『직지』의 세계화를 통한 인류문화의 증진을 위하여, 우리 선조들이 이룩한 위대한 옛 인쇄문화에 대한 연구와 교육홍보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직지』,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다. 1455년에 인쇄한 독일 구텐베르그의 성경「42행성서」보다 무려 75년이나 빨리 금속활자로 인쇄된 책이어서 우리의 자긍심을 한껏 높여주고 있는 귀물이다. 이『직지』는 백운화상이 석가모니를 비롯하여 역대 조사 및 선사들이 마음의 본체를 똑바로 가리켜 보인 중요한 절목들을 모아 편찬한 책의 제목을 줄여『불조직지심체요절』,『직지심체요절』, 『직지』등으로 부른다.

이 책의 상권은 전하지 않고 하권만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책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것은, 우리나라 여성으로서 최초로 프랑스에 유학한 박병선 박사의 공이다. 박병선 박사는 프랑스국립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면서 이『직지』를 발견하여 1972년 파리에서 열린 책의 역사 전시회 때 이『직지』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임을 소개하여 세계인의 주목을 끌었다. 박병선 박사가 아니었더라면 이 『직지』는 그냥 묻혀버렸을지도 모른다. 얼마나 자랑스럽고 고마운 일인가?

이 『직지』는 2001년 6월 청주에서 열린 제5차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국제자문회의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권고되어, 2001년 9월4일 등재가 되었다. 유네스코는 2004년부터 유네스코직지상을 제정하여 해마다 세계기록유산의 보존 활용과 관련하여 크게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하여 2년마다 한 번씩 시상하고 있다.

1층과 2층을 둘러보니 세계 인쇄문화의 발달사가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었다. 특히 근현대인쇄전시관은 근대인쇄술의 발전과 현대 인쇄기술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체험전시관으로서 어린 학생들의 필수 견학 코스기 되고 있다.

19세기 말 서양 인쇄기술의 도입을 시작으로 현대까지의 다양한 인쇄기기와 출판물이 전시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 인쇄기술의 발달사를 살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완판본의 본거지인 우리 고장 전주에도 이런 전시장이 하나 마련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인쇄박물관과 금속활자전수교육관은 우리나라 인쇄술의 발달과정과 미래의 모습을 한 곳에서 관람할 수 있었다. 납 활자 인쇄체험과 레터프레스 인쇄체험, 사진과 직접 그린 그림을 머그컵에 인쇄하는 전사인쇄체험, 3D프린터 체험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서 이곳을 찾는 어린이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싶어 부러웠다.

제19회 수필의 날 행사에 참석하러 갔다가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만난『직지』는 우리에게 선조의 위대함을 일깨워 준 뜻 깊은 존재였다. 위대한 선조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

(2019.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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