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혁명과 수필의 역학성

2019.05.02 06:56

유한근 조회 수:13


주제: 유튜브 혁명(yootube evolution)과 수필의 역학성
 
유튜브 시스템과 수필의 발표매체장으로서 기능
-원 소스 멀티(One Source Multi)시대의 문화콘텐츠 상품으로서의 수필
유한근
 
  지금을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라 한다. 제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으로 자동화와 연결성이 극대화되는 산업 환경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을 실제와 가상이 통합되어 사물을 자동적 또는 지능적으로 제어하는 산업혁명을 말한다. 유튜브 혁명도 이제4차 산업혁명의 범주 속에서 이야기되어야 한다.
  이 시대에 인간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을 기계와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때문에 인간이 두뇌를 써서 수행하는 일을 미래에는 인공지능에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인간의 일자리는 계속해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인간을 능가하는 시점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많은 견해치를 보인다. 하지만 언젠가는 이런 순간이 올 것이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컴퓨터는 할 수 없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우리들은 문학만은 인공지능이 능가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본다. 창의성과 인간이 지니고 있는 정서와 인간성 때문이다.
  다만 문학작품의 발표장은 시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예측은 가능해진다. 문학의 발표장이 구전문학에서 인쇄매체문학으로 이제는 인터넷매체문학으로 그 발표매체가 달라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는 자연스럽게 유튜브 매체문학도 발표매체로 가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스타가 된 싸이(PSY)의 ‘강남스타일’과 방탄소년단이 ‘불 타오르네(fire)’로 주목을 받으면서 ‘빌보드챠트 200’에서 1위 영광을 차지한 것도 유튜브 마케팅 덕분이다. 싸이 가 월드스타가 된 배경에는 바로 유튜브를 활용한 마케팅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 수필과 유튜브 혁명과 역학성에 대해 탐색해보려 한다.
 
  1. 유튜브(yootube)는 매일 1억 개의 비디오 조회 수를 기록하는 세계 최대의 동영상 웹사이트(http://WWW.youtube.com)이다. 이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서 전 세계 네티즌들은 동영상 콘텐츠를 공유한다. 채드 헐리(Chad Hurley), 스티브 첸(Steve Chen), 조드 카림(Jawed Karim)이 캘리포니아 산 브루노(San Bruro)에 2005년 2월에 공동으로 창립해서 11월부터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었다고 한다.<타임>지에 의하면, 이 웹사이트는2006년 최고 발명품으로 꼽히는 등 웹2.0의 선두주자로 급부상하게 된다.
  유튜브(youtubu)는 당신(You)과 브라운관(Tube, 텔레비전)이라는 단어의 합성어이다. 2006년 구글이 유튜브사를 인수하여 운영하는 동영상 공유 서비스로 유저들이 동영상을 업 로드하고 시청하며 공유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2015년 기준으로 54개 언어를 지원하는 다국어 서비스이다. 일부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동영상이나 사용자에게 댓글을 달아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소셜 미디어 서비스의 일종으로 분류된다. 유튜브에 업 로드하는 사용자의 대부분이 개인이지만, 방송국이나 비디오호스팅 서비스들 또한 유튜브와 제휴하여 동영상을 업 로드하기도 한다.
 


  업 로드 되는 파일 형태는 비디오 클립, 뮤직비디오, 학습 비디오 등과 같은 동영상 형태로 된 파일이다. 단순 음성 파일은 업 로드 할 수 없다. 동영상을 보는데 에는 회원을 가입하지 않아도 되지만 동영상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회원 가입이 필요하다. 유튜브 서비스는 회원이 자신의 채널을 편집하고 설정할 수 있도록 하며, 게시된 동영상을 평가하고 재생 기록 등을 기반으로 추천 동영상을 표시하기도 한다.
  유튜브의 전망(장점)은 전 세계 유저들이 1일 트래픽 20억의 동영상을 시청한다는 점이다. 전 세계의 모든 시청자가 동일한 플랫폼에서 동일한 영상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웹 사이트의 플랫폼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유튜브에 동영상 등록만 하면 전 세계의 유저들에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영상 콘텐츠이기 때문에 언어의 장벽을 해소할 수 있는 점이다. 유튜브 마케팅은 다른 SNS 매체에 비해 언어 장벽이 적다. 그러나 언어 매체로 전달해야 하는 수필 문학은 이 부분에서 장점을 살릴 수 없다. 다른 외국 유저들을 위한 자막 등을 따로 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타 SNS 매체와 손쉽게 연동될 수 있다는 점이다. 유튜브 동영상은 트위터, 페이스 북, 블로그 등의 SNS 매체와도 연동이 매우 간편하다. 이 점은 수필과 깊은 관련이 있다. 그리고 짧은 내용은 효과적으로 전달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경우에도 수필의 경우에는 텍스트이기 때문에 제한 요소는 있지만, 짧은 내용이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전달이 가능 하다는 공통점을 공유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유튜브의 한계(단점)는 영상 콘텐츠 제작비가 트위터나 페이스북, 블로그 등의 SNS 매체에 비해 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점이다. SNS 마케팅에 비해 휘발성이 강하다는 점이다. 영상이 시청자들에게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면 시청자들의 뇌리 속에서 금새 잊혀지고 말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리고 마지막 타겟층을 겨냥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유튜브는 타겟층을 딱 잘라 선정하기 어렵다. 전 세계의 다양한 연령층에게 노출이 되기 때문에 특정 타겟을 설정하여 마케팅하기가 저의 불가능한 수준이다. 결국 타켓층을 포괄적으로 잡고 마케팅을 해야만 한다. 이 점도 수필에서는 고려할 점이다.
 
  2. 오늘의 주제인 유튜브 혁명(yootube revolution)과 수필의 역학성은 한국 수필의 현황에 비추어, 미래의 수필 문학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혹은 전개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를 담론하는 자리이다. 그리고 가능한 한 예측되는 미래 수필의 신경향에 대해서도 언급해야 하는데 유튜브 혁명과 관련해서 이야기가 전개되어 나가야 할 문제가 있다.
 


  21세기 수필문학의 새 지평에 대한 담론은 다양하고 다원적으로 탐색 되고 있다. 수필문학 전문 문예지를 중심으로 하여 수필가들, 그리고 수필 연구가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장르 수필의 특성에 관한 연구이지 근본적인 연구라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최근에 들어 수필의 종류를 장르적 특성에 따라, 개재에 따라, 혹은 형식에 따라 서정 수필, 테마 수필, 영상 수필, 문화 수필, 기행 수필, 명상 수필, 퓨전 수필, 실험 수필, 아포리즘 수필, 시사 수필, 철학 수필, 아방가르도 수필 등등으로 나누고 있지만, 이런 명칭들은 작품 내용에 따른 혹은 작품의 표현 구조에 따른 편의상의 명칭일 뿐이다. 수필의 전체적인 톤이나 감성이 서정적이라 할 때 그러한 수필은 서정수필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인데, 그 내용이 지성적인 이성 수필 혹은 지성 수필, 그리고 종교적이면 종교 수필이라는 명칭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장르 수필의 명칭은 중요하지는 않는다. 다만 과거 20세기 후반에 문학의 경향을 본격문학, 민중문학(사회참여문학), 실험문학으로 분류하듯이 수필을 본격 수필, 민중 수필, 실험 수필로 나눈다고 할 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경향은 실험 수필일 것이다. 실험 수필은 다양성을 다각적으로 다원적으로 그 지평을 열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험 수필의 영향력에서 미래 수필의 경향을 탐색해야 한다.
  수필이 문학의 한 장으로 위상을 차지하기 시작할 때부터 수필은 ‘실험성’을 함유하고 있었다. ‘에세이’(essay)의 어원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불어로는 ‘에세’(essai)로 시도(試圖) · 시험(試驗)의 뜻이다. 무엇인가를 새롭게 시도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시험한다. 실험한다는 의미를 태생부터 가지고 있다. 따라서 실험 수필은 미래 수필의 지평을 여는 장르 수필이 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실험 수필이라 총칭되는 수필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이다.
  위에서 열거한 장르 수필 중에서 실험 수필에 속하는 것은 영상 수필, 퓨전 수필, 그리고 아포리즘 수필이다. 퓨전(fusion)은 서로 다른 두 종류 이상의 것을 섞어 새롭게 만든 것을 의미한다. 일반 사람들은 이 용어를 ‘퓨전음식’이라는 말을 통해서 익숙해졌다. 또 경제적 용어를 사용될 때 사용될 때는 “다수의 회사가 경쟁을 피하기 위하여 큰 회사로 합병하는 일”을 퓨전이라고 말한다. 그런 점에 퓨전 수필은 기존의 수필 양식에 시, 소설, 희곡 등 각 장르적 표현 구조를 사용해서 새로운 형식으로 만드는 수필을 말하는 것으로 나는 안다. 이런 경향은 이미 21세기에 들어 문학 장르 해체 경향이 심화하기 시작할 때부터 있어온 흐름이다.
  그리고 ‘아포리즘 수필은 아포리즘(aphorism)이 의미하는 바, ‘격언, 금언, 잠언, 경구 따위’처럼 “깊은 진리를 간결하게 표현”하는 수필을 말하는 것으로 나는 알고 있다. 이 경향의 수필은 이 시대를 반영한다. 컴퓨터 모니터와 쉘폰의 액정 크기에 맞추어 긴 글보다는 짧은 글을 선호하는 현대인 젊은이들의 무언(無言)의 요청에 의해서 독자들에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지혜와 언어를 가장 짧게 표현하는 수필은 아포리즘 수필이라 부르는 것으로 나는 이해하고 있다.
  그다음 우리가 논의해야 할 것은 영상 수필이다. 일반적으로 영상 수필은 감성적인 수필에 이미지 혹은 그림을 보기 좋게 삽입하여, 책을 출판하든지 혹은 인터넷에 탑재 할 때 배경음악으로 넣고, 영상을 애니메이션화 한 수필을 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는 수필의 전달 매체에 대한 효율성을 고려한 것일 뿐 근본적인 영상 수필이라고는 볼 수 없다. 한 마디로 말해서, 영상 수필은 영상적인 요소를 수필 속에 차용해서 쓴 수필을 의미할 것이다. 그렇다고 할 때, 영상적인 요소가 무엇인가가 문제가 된다. 여기에서 유튜브라는 매체가 필요해진다.
 


  20세기를 규정하는 키워드 중 하나가 ‘영화’ 그리고 ‘컴퓨터’이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와서도 유튜브 혁명이 일어난 현재도 이 키워드는 유효하다. 여기에 문화적인 측면에서 ‘콘텐츠’라는 키워드로 첨가하게 될 때, 이야기 형태로 쓰여 지고 비교적 원고지 분량이 적은 수필이 대두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시의 경우에는 문제 될 것이 없다.
  21세기에 들어오면서 문화는 고부가가치의 원천이 되고 새로운 경제적 부의 척도가 되고 있다. 특히 문화콘텐츠는  미래 산업 혹은 문화전략 산업으로 대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은 위기 국면으로 하강하고 있다. 사업 간의 유기적 연관성의 증대로 여러 산업을 부흥시키는 원 소스 멀티유스(One Souce Multi-Use)시대에 핵 이 되고 있는 문학은 폐기 처분 될지도 모른다는 염려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졸고 <문학과 문화콘텐츠> 월간 문학) 지금도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다. 하지만 인쇄매체 문학이 존립을 함께한다는 전제하에서 문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영상성을 문학에 차용할 수는 없을까 궁리해왔다. 그 방법의 하나가 유튜브 매체를 이용하는 경우이다. 그렇게만 되면 수필문학은 또다시 각광까지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몽상을 포기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것이 곧 영상 수필이며 문화콘텐츠 수필이라는 명칭으로 편의상 지칭하게 된다. 더 나아가서는 유튜브 수필이라 이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문화콘텐츠학과 관련해서 유튜브 혁명과 수필의 역학성이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유튜브는 영상 매체이다. 그리고 문화콘텐츠 상품의 마케팅 도구로 사용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수필을 문화콘텐츠 상품으로 만들어 그것을 업 로드하는 장(場)으로서의 역할을 유 튜브가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필이 갖추어야 할 요건이 있다. 유튜브에 적절한 수필의 길이와 작가의 영상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예컨대 수필을 유튜브에 업로드 할 수 있는 분량은 3-5분 정도라 할 때, 3-5분에 해당되는 원고 분량 200자 원고지로 5-7매 정도인 손바닥 수필이나 아포리즘 수필이 적당하다. 그리고 영상으로 만드는데 적절한 수필을 써야 할 것이다.
  ‘영상 시대에 문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감히 스크린과 제휴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은 미국의 비평가 레슬리 피들러(Leslie A. Fiedler)였다. 피들러는 이미 1960년 초에, 문학이 영상매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우선 고답적이고 귀족적인 패각에서 벗어나, 영상매체가 갖고 있는 대중문화적 요소들을 적극 수용해야 된다고 과감히 제안했다.  그리고 요하임 패히는 “영화와 문학은 서로 다르게 그리고 모순적으로 반응해 왔다. 두 매체의 아방가르드들은 기존의 제도화된 문학과 예술에 대해 반대 입장을 취하면서 영화의 경우 문학적인 영향들로부터 벗어나려고 했다. 그리고 표현주의, 초현실주의 등의 문학적 아방 가드의 경우 전통적인 문학 개념에 반하는 문학적인 실제, 즉 도식적이고 역동적인 삶의 형태를 가진 현대성을 표현할 수 있는 문학적 실제를 관철시키기 위하여 자신들을 ’영화적‘이라 자처했다”(요하임 패히,<영화와 문학에 대하여>에서)고 말한다. 레슬리 피들러가 말하고자 하는 요체는 영상매체의 대중문화적인 요소를 과감하게 수용해야 한다는 점이고, 요하임 패히의 핵심은 ’영화적‘이라고 불리워지는 “도식적이고 역동적인 삶의 형태를 가진 현대성”을 문학에서는 아방가르드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 점을 일단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영상’은 이미지(image)이다. 영호, TV, 비디오, 광고, 사진 등과 같은 시각 기호를 말 한다. 움직이는 이미지 일 때 언어로 정착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기호이다. 프랑스 학자 마르틴 졸리(Martine Joly),의 말에 따르면 이미지는 ‘거울이나 거울과 동일한 재현의 과정을 차용하는 모든 것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넓은 의미에서 영상은 상(像)을 지닌 총체를 의미한다. 시각적인 재현물인 회화, 그림, 일러스트레이션, 판화, 사진, 영화, 비디오 합성 이미지까지도 포함된다. 이처럼 영상은 기본적으로 재현(再現,representation) 과정의 산물이다. 이렇다고 할 때 영상이라는 개념은 새로울 것이 없다. 이미 아주 먼 옛날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모방과 재현이라는 개념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서의 이미지의 재현 매체는 ‘렌즈’라는 점, 그리고 나아가서는 컴퓨터와 디지털을 통해 역동적인 이미지를 만든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그러나, 수필을 포함한 문학의 ‘상상 모드’가 영화의 ‘영상 모드’로 인해 상상력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문학과 영화를 함께 꿈꾸는 비평가 및 연구가는 ‘영상 모드’속에 숨겨 저 있는 코드와 기호를 찾아내 영상 모드 속에서 인간의 문학적 상상력을 증폭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김성곤의 《문학과 영화》에서 참고) 언어는 상상력을 촉발하고 확대시킬 수 있는데 영상은 시각 기호이기 때문에 상상력을 약화시킨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지난 세기말에는 영화라는 모티프를 소설로 끌어와 하나의 구성으로서 차용하기도 했다.
  모든 내러티브 예술 장르는 스토리, 플롯, 그리고 구조를 가지고 있다. 문학 장르에서 내러티브 예술 장르는 소설, 희곡, 그리고 수필이다. 수필에도 스토리가 있고 플롯도 중요하다. 플롯(plot, 구성)은 스토리와 달리, 사건들과 극적 행위들을 화자가 제시하는 대로 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플롯의 경우, 작가는 많은 스토리의 가능성 가운데 중요한 사건과 극적 행위를 선택, 배열함으로써 가장 바람직한 정서적 예술 미학을 산출해 내려고 하는 데에서 구조 미학이 발생하게 되는데, 플롯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갈등 구조이며 복선이다. 수필에서도 이 복선을 효과적으로 구성하여 독자나 관객의 관심을 유지시켜 나가야 한다. 특히 수필은 분량적 제한성 때문에 소설의 긴 이야기라도 핵심적인 에피소드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구성 미학이 더욱더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를 장황하게 하는 이유는 수필이 원 소스 멀티유스(One Source Multi-Use) 시대에 문화콘텐츠 문학 장르로서의 가능 지표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감 때문이다. 그보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과거, 소설이 영화의 원작이었던 시대가 있었다. 영화뿐만 아니라, TV 드라마, 연극, 만화 등의 원작으로, 지금의 ‘원 소스 멀티’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 역할을 만화, 애니메이션에게 다 내주었다. 인터넷 매체로 인해서 다 넘기게 되었다. 오히려 이제는 영화와 만화로부터 그 소스를 문학이 빌어 와야 할 판이다.
 


  이런 점에서 이젠, 미래의 수필은 소설이 해왔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한편의 수필이 ‘원 소스 멀티’가 되어 영화로, 애니메이션으로, 뮤직비디오나 CF 영상 광고의 원작이 되어야 한다. 나아가서는 유튜브라는 영상매체를 통해 동시에 전세게에 유포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한글을 외국어로 번역되어 영상과 같이 올라오든지 아니면 나레이터를 통해서 한국어와 외국어가 같이 들리는 콘텐츠로 제작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상성을 담보로 해야 한다. 영상적 요소를 수필 창작의 내적 외적 요소로 차용하여야 한다. 이것이 오늘 우리의 과제이며 화두다.
  최근 의사이면서 에세이스트인 이국종의 에세이<골든 아워 1,2>가 드라마화하기로 확정되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제작사는 스튜디오 드래곤으로 이국종 작가와 영상화 판권 계약 이 완료되어 2020년 상반기에 방송 목표로 제작에 돌입한다고 한다. 이국종 교수는 최고의 중증외상치료 권위자로 의료팀이 맞닥뜨리게 되는 냉혹한 병원의 일상과 생사를 오가는 환자들의 사연을 다룬 작품이라고 한다. 에세이 초유의 영상화로 기대되는 일이다, (뉴스엔 김예은 기자 기사 참고)
  이 시대는 크로스오버 시대 또는 하이브리드시대이다. 크로스오버(crossover)의 사전적 의미는 “활동이나 스타일이 두 가지 이상의 분야에 걸친 것” 즉 교차와 융합을 의미한다. 음악에서는 퓨전음악, 또는 뉴에이지 음악을 크로스오버 음악이라 지칭된다. 이러한 현상은 음악에서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도 진행되어왔던 현상이기도 하다. 나아가서는 각자 독립된 영역을 지켰던 문화, 학문의 경계가 무너지고 혼합되고 융합되어 오기도 했다. 수필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다. 오래전부터 수필도 그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교차 융합의 현상을 보여 왔다. 학문 간에도 학제간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사업도 변형된 형태의 새로운 제품을 제작하기 위해 그 경계를 넘어 서로가 융합되어 가고 있는 것도 이 시대의 특별한 현상 때문이다. 하이브리드(hybrid)는 오디오 용어로 잡종, 혼성물을 의미한다. IT 용어로서의 사전적 의미로는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두 개 이상의 기능이나 요소를 결합한 것”을 의미한다. “서로 다른 요소의 장점만을 선택해 합친 것으로 성능이나 경제성이 뛰어난”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제품으로서 일안 반사식 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카메라”등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 예로 들어왔다. 이러한 하이 브리드적 접근 방식이 정치·사회적 통합 코드로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기 때문에 이 용어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용어이다. 다양성과 다원성이라는 기초 위에서 소수 의견을 포함한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포용·통합해 나가고 있는 이 시대, 이 시대는 디지털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아날로그적 방식이나 사고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수필 계에서 오늘의 주제로 ‘유튜브 혁명과 수필의 역학성’을 대두시킨 것은 발 빠른 문화적 발상이다.
 


  물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소용된다. 그리고 유튜브 시스템이 발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문단적으로 혹은 정책적으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작가들의 디지털 문화와 영상에 대한 관심이 더욱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유한근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당선 《현대불교문학의 이해》《한국수필 비평》《원 소스 멀티 유스, 문학이야기》《인간,불교,문학》등 다수. 명상언어집 《별과 사막》. 시집 《사랑은 흔들리는 행복입니다》등. 동화집《무지개는 내 친구》등 저서 논문 다수. 만해불교문학상, 한국문학평론가협회상, 신곡문학상 대상, 여산문학상 대상, 동국문학상, 월산문학상 등 수상, SCAU대교수. 학생처장 교무처장 역임. <인간과문학>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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