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기(2)

2019.06.08 06:30

최동민 조회 수:23

팔천협탐방        

 -중국 여행기(2)-

     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최동민

 

 

 

 

   날씨가 청명하고 기온도 높지 않아 관광하기에 아주 좋다. 오늘은 만선산을 가려고 아침 6시부터 식사를 하고 7시에 출발한다고 했다. 관광객이 많아 조금만 늦으면 일정에 차질이 생기고 제대로 구경할 수 없다고 하여 일찍 서둘렀다. 어차피 관광을 왔으니 몸은 고되어도 가 볼 곳은 다 가는 것이 좋다고 가이드가 강조했다.

  태항산은 중국 도교의 성산으로 남쪽에 위치한 ‘천계산’, 산과 산 사이사이로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 호수들의 풍경이 아름다운 ‘만선산’, 엘리베이터·케이블카·유람선·전동카 등을 이용해 최고의 경관을 볼 수 있는 ‘팔천협’, 중국의 그랜드 캐년으로 불리는 최대 협곡 등 다양했다.

  오늘은 호수들의 풍경이 아름다운 만선산으로 가는 날이다. 호텔에서 50분 정도 버스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 있어 북적였다. 중국 사람들은 한번 끼워주면 염치불고하게 끼어든다고 했다. 그러면 여행이 힘들고 무질서하니 끼워주지 못하게 했다. 모형으로 칸칸이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렸다. 우리 차례가 돌아오자 두 대에 나누어서 승차를 했다. 일명 빵차라 했다. 이들 차량만 통행하지 다른 차들은 다니지 않았다. 구불구불한 비탈길을 거침없이 질주하였다. 조금 위험하다 싶으면 빵빵 두어번 신호를 보낸다 하여 빵차라고 했다.  

  신선의 산이라 불리는 만선산은 산서성과 인접해 있는 하남성 태항대협곡의 기슭에 있으며 곽량촌과 남평으로 나뉜다. 만선산 입구에서 30분 정도 이동하면 아찔한 절벽 사이를 막아놓은 호수가 있었다. 보이는 곳마다 기암괴석으로 경관이 좋았다. 좁은 계곡 사이에 있는 호수의 물빛이 맑고 투명했다. 에메랄드빛으로 보이는 호수의 풍광이 꿈속의 풍경처럼 아름다웠다. 거울 같이 환하게 비친 나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나의 속마음까지 다 보이는 것 같았다. 내 마음도 호수의 물처럼 맑고 투명했으면 좋겠다. 더욱 수양하고 마음을 갈고 닦아 보아야겠다. 이곳의 풍경은 보이는 것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보는 이의 마음을 경이롭고 설레게 해 주었다.

 유람선에 몸을 싣고 하늘 높이 솟아있는 바위산 사이로 햇빛이 들어왔다. 좁은 바위 벼랑 사이로 비치는 조명빛을 받은 풍경은 더욱 아름다웠다. 산수화의 병풍에서나 보았던 풍경들이 고개를 돌릴 때마다 펼쳐졌다. 이런 악조건에서도 녹색의 얼굴을 드리우고 자라는 나무는 보는 이들을 평화롭고 즐겁게 해주었다. 이렇게 자라는 푸른 나무를 보면서 생명의 끈이 질기다는 것을 알았다.

 바위틈에서 도저히 자랄 수 없는 것 같은 데도 뿌리를 내리고 잎을 피워내어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 이것을 보면서 내 인생을 조금 돌아보면서 이제부터는 좀 더 강하고 끈질긴 인내를 길러야겠다고 생각해 보있다. 조금만 힘이 들면 행여 아프고 병들세라 조심조심해 하던 나를 더욱 당근질하여 좀 더 인내하는 끈기를 길러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무언가 초록의 나무처럼 아름다움과 기쁨을 주어야겠다. 짙은 물색과 함께 주변경관을 뒤로 하고 물위를 가르던 배가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유람선에서 내려서 케이블카 매표소로 걸었다. 조그만 비탈길과 계단을 오르며 바쁜 숨을 몰아쉬었다. 맑은 공기와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에 취하여 고된 줄도 몰랐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앞뒤로 줄을 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우리나라 사람과 중국인이었다. 우리나라 관광객들은 힘이 들어서인지 성격탓인지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거나 대화를 하면서 가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있어도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감정이 풍부하고 정이 많아서인지 주변이 언제나 시끌벅적했다. 그래서 중국인들든 구분이 되었다.

 

  우리 일행 중에서는 내가 최고령자였다. 모두들 신나는 표정으로 여기저기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만들기에 바빴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맑은 물과 기암괴석 위의 푸른 나무들의 기운을 받아 지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나도 힘들었지만 뒤로 처지거나 일행에게 장애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나이가 더 들면 여행도 다니기 힘들 것 같았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니 커다란 고목 모양으로 된 다리가 있었다. 시멘트로 다리를 놓았는데 나무화석처럼 모양이 정교했다. 사람들이 많이 만지고 지나가니 그곳은 번들번들 윤이 났다. 오래된 고목나무로 위장된 다리였다. 주변이 온통 신비한 시루떡처럼 생긴 지층으로 바위사이에서 자란 푸른 나무들과 어울려 그림 속의 풍경처럼 아름다웠다.

  중국관광은 비행시간이 짧아서 좋았다. 비행기를 오래 타면 온 몸이 아프고 불편했다. 그리고 저렴한 가격에 우리 돈 천원이면 우리나라에서 만오천원 하는 밀대모자처럼 보이는 예쁜 모자를 살 수 있으며, 그곳의 특산품인 대추나 호두도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어 좋았다. 이렇게 저렴하게 필요한 것을 구입할 수도 있고, 수려하고 웅장한 산수(山水)를 체험할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이번 여행은 푸른 하늘과 함께 맑고 깨끗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시며 대자연과 함께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2019.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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