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와 교외 나들이

2019.06.26 12:54

김수영 조회 수:10

미혜와 함께2.JPG

                         미션 샌후안 카피스트라노에서 며느리와 함께



며느리와 교외 나들이

   

   오랜만에 며느리와 교외 봄나드리를 나섰다. 당일로 돌아올 수있는 곳을 살펴보았다. 운전하면 피곤하고 스트레스받으니 편안히 기차를 타는 것이 좋을듯 해서 앰트랙기차를 타기로 했다. 몇년 전에 대학 후배와 가 보았던 인상 깊었던 도시, 샌 후안 카피스트라노에 가기로 했다. 오래된 도시라 고풍스러운 집들이 많고 242년 전에 지은 미션 샌 후안 카피스트라노는 캘리포니아 랜드마크(Landmark)로 유명한 곳이다. 일 년에 관광객이 삼 십만 명 정도 방문한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미국독립기념일이 1776년 7월 4일인데 이1776년 11월에 완공된 것으로 되어 있다. 2 세기 반이 거의 다 되었는데도 거의 부서지지 않고 잘 보전되어 있다. 여러 개의 건물로 지어졌는데 오른쪽은 예배실도 있고 왼쪽은 원주민의 생활상을 전시하고 스페인 식민지 예술품인 역사적인 술통도 전시하고 미션 보물들도 전시해 놓았다. 화단에 꽃들도 아름답게 피어있고 연못에는 팔뚝만 한 붕어들과 이름 모르는 고기떼들이 헤엄치며 돌아다니고 있다. 

   오렌지 카운티는 원래 멕시코 땅이었는데 멕시코는 1848년에 미국과의 전쟁에서 패배하여 캘리포니아, 텍사스, 뉴멕시코, 애리조나, 네바다, 유타주를 매각이란 형식으로1,000만불 받고 미국에 넘겨주었다. 그 당시 오렌지 카운티는 오렌지 밭이어서 계속 농작하다가 밭을 헐고 집을 짓기 시작한 지가 백 년 도 채 못 된다. 그래서 200년 넘은 집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 미션 샌 후안 카피스트라노는 242년이나 되었으니 나에겐 매우 흥미로운 곳이다. 뒤에 위치한 성당 건물 안에 들어가 보았다. 매우 고풍스러운 내부 시설이 눈길을 끌었다.    

   이곳이 유명한 또 다른 이유는 매년 3월 19일 성 조셉 날에 참새가 아르헨티나 고야에서 6,000마일을 날아와 이곳에 집을 짓고 새끼를 낳아 키워 이날을 축제의 날로 정하고 지킨다는 것이 다. 이 참새 떼를 보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관광객이 모여든다는 것이다. 나는 아직 한 번도 이날에 참석을 못 했지만 한 번 꼭 참석하고 싶다. 왜 참새 떼들이 그 멀리서 날아 와 이곳에서만 머무는지 불가사의한 일 같지만 전해 내려오는 얘기가 있다. 

   성 존 오 설리번 신부가 미션 샌 후안 카피스트라노의 책임자로 일할 때였다(1910-1933). 어느 날 시내를 걷고 있었는데 어떤 상점 주인이 빗자루를 들고 상점 처마 밑에 진흙으로 지어진 참새집을 두들겨 허물고 있었다. 참새들은 놀라 허물고 있는 새집 주위를 돌면서 짹짹 울면서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있었다. “도대채 당신은 무슨 짓을 하고 있소?” 하고 오 셜리반 신부가 물었다. “왜, 이 더러운 새들이 골칫덩어리여서 없애려고 하고 있소” 하고 그 상점 주인은 대답했다. “그 새들은 어디로 간단 말이오?” 오 설리반 신부는 “가엾은 참새들아, 내가 너희에게 쉼터를 주겠다. 미션에 오너라. 그곳에는 모든 참새를 위한 충분한 공간이 있단다.” 바로 그다음 날 오 설리반 신부는 신부 후니페로 세라 신부와 함께 성당 밖에 참새들이 분주하게 새 집을 짓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때부터 매년 참새들이 멀리 아르헨티나에서 날아와 이곳에 머문다는 것이다. 나는 이 얘기를 듣고 우리나라 ‘흥부와 놀부’의 얘기가 생각났다. 아마도 그 상점 주인은 장사가 안되어 문을 닫았을 것으로 생각해 본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매년 날라오던 참새 떼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슬픈 소식에 또 한 번 가슴이 멍했다. 지구온난화로 기후변화뿐만 아니라 동식물에 이르기까지 악영향을 받고 있으니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온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쌀쌀한 날씨에도 정원에 핀 아름다운 꽃들과 고풍스러운 미션 샌 후안 카피스트라노에 얽힌 얘기들과 그 때 살고 있던 원주민들을 기독교로 개종시키는데 큰 노력을 한 신부들을 생각해 보며 인근에 있는 아름다운 식당에서 며느리와 맛있는 식사를 나누며 오늘 하루를 뜻깊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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