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이 좋아서 수필을 쓴다

2019.08.14 07:21

하광호 조회 수:3

수필이 좋아서 수필을 쓴다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하광호

 

 

 

 

 

 오늘은 왠지 좋은 예감이 든다. 하루가 가고 새아침을 맞이하면서 오늘은 새 희망이 가슴속에서 솟아난다. 누구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하루를 긍정으로 시작하니 마음이 무척 가볍다. 새벽에는 수필을 써야하니 글감도 생각해야 한다. 건강도 생각하니 운동도 해야 한다. 가정도 생각하니 집안에서 할 일도 생각한다. 각종 모임도 취미생활도 생각하니 저절로 마음이 행복하다. 마음이 여유로와 콧노래도 부른다. 서재에 함께 진열해놓은 각종 상패, 재직기념패, 공로패, 가족사진이 보인다. 지난 일들이 영화필름처럼 스친다.

 

 누구나 마음은 다 같으리라. 막상 하던 일을 그만두니 허전하다. 그 동안 몸과 마음을 합심하여 20대부터 일을 해왔으니 더욱 그렇다. 일꾼에게 일터가 없어졌으니 갈 곳도 없다. 처음에는 마음이 시원했지만 날이 갈수록 허전했다. 처음에는 인근에 있는 건지산과 친구도 맺고 전주시 차량등록사업소 부근에 있는 아레나골프연습장에 나가 그 동안 하지 못한 골프 레슨을 받았다.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특강도 신청했다.

 이런 날이 예상되어 재직 중에는 소방안전관리자 2급과 위험물안전관리자격증도 취득했다. 또한 정년을 6개월 남겨놓고 진안공고에서 지게차운전기능사 관련 실습과 이론 교육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접수하여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출석하여 실습을 했다. 그 이후로 이론공부는 1차로 합격했지만 실기시험은 호성동에 있는 중장비학원(현재 진안로컬푸드 운영장소)에서 1차 응시했지만 시간초과로 불합격되었다. 그 뒤 실습을 계속했다. 한 달 뒤 중장비학원에서 2차 실기시험에 응시했다. 다행히 합격하여 자격증을 취득했다. 주간진안신문 독자위원회에도 참여하여 활동한다. 6년동안 총무를 맡아보면서 최선을 다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1년 동안 진안신문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다.

 남들은 아침이면 출근하기 바쁘다. 지금은 아내와 역할이 바뀌었다. 아내는 출근하지만 나는 여유롭다. 새벽마다 덕진체육공원에서 테니스를 하고 집안일을 돌본다. 마당과 주변청소는 내 차지다. 세탁하는 법도 배웠고, 화단도 가꾸며내 고향 진안 은천마을에서 조그마한 농장을 가꾼다. 지금은 사자골농장 대표이다. 명함에 올려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이제는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이 적다. 이순(耳順)과 환갑(還甲)을 지나 중반이 되어 뒤돌아보니 숨 가쁘게 지나온 것 같다. 하루는 물론이고 일주일이 훌쩍 지나간다. 마음과 몸이 여유롭기까지 하니 생활에 생기가 돈다. 좋아하는 테니스와 배구클럽 활동으로 마음이 활달해진다. 운전 중에도 여유 있는 운전으로 옆에서 깜박이 누르며 진입하는 차를 보면 '바쁜 일이 있나보다' 하며 양보하는 긍정의 여유도 생겼다. 상대방도 원하는 방향으로 운전할 수 있도록 양보해서 좋고 안전운행으로 목적지에 가면 된다는 마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요즈음에는 각종모임이나 약속 시에는 만나는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다. 여유 있는 출발로 즐기며 운전하는 습관을 바꾸니 하는 일도 즐겁다. 특히 출 퇴근 시간대에는 많은 차량으로 인하여 평소 시간보다 많이 지체된다. 마음은 조급하고 약속시간은 다되고 하니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출퇴근시간대는 가급적 피해 운전을 한다.

 

  엊그제 은천초등학교 8회 동창회 모임에서 올해도 오는 1025일에 23일 제주도 한라산을 등반하기로 했다. 기다리는 것도 즐겁다.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특강을 듣는 동안 내내 행복했다. 나는 초보지만 참여한 모든 분들은 다양한 경력과 수필작가로 부러움의 대상이다. 수업을 시작하면서 숙제검사를 한다며 돌아가면서 칭찬꺼리를 이야기한다. 나도 처음에는 수줍음 속에 발표를 했다. 다른 분들의 수필을 읽은 뒤 소감과 평가를 한다. 1회 수업이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으나 갈수록 수업이 기다려진다. 벌써 특강이 종강이 되니 아쉬움이 많다. 수필창작을 배우는 동안 내내 즐거웠다. 나도 선배문우님들처럼 열심히 수필농사를 지어야겠다. 중국의 문호 구양수(歐陽脩)의 삼다설(三多說)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이 생각난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는 뜻이다.

 김학 교수님께서는 불광불급(不狂不及)을 평소 강조하시며 무엇이든지 시작했으면 끝을 보라고 한 말씀이 새삼 기억난다. 엊그제 오찬을 하시면서 6개월 다니고 그만두려면 시작도 하지 말라고 하신 말씀이 저녁 잠자리에서 머리를 짓눌러 잠을 못 이루었다. 특강 종강 시 말씀주신 사항이 생각난다. 문우들 중 3명은 곧 등단할 것이라고 호명하셨다. 곧 등단하는 그 분들이 정말 부러웠다. 수필은 나의 반려자다. 수필이란 친구가 왠지 좋은 예감이 든다.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하여  등단의 꿈을 이루고, 수필집도 내리라. 특강반을 지도해주신 김학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특강반에서 함께 공부해온 문우님들께 함께해주어 고맙다고 감사드리고 싶다.

                                                               (2019.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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