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여행기>를 읽고

2019.09.14 17:25

김길남 조회 수:5

 <지구촌 여행기>를 읽고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김길남

 

 

 

 

 

 많은 작가들이 세계 여러 나라를 둘러보고 여행기를 쓴다. 읽어보면 이 사람이 쓴 거나 저 사람이 쓴 거나 그게 그거 같아 읽을 맛이 없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이 아는 내용이거나, 현지에서 나누어주는 자료와 관광회사에서 제공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쓰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학 교수의 <지구촌 여행기>는 달랐다.

 젊은 시절에 <김찬삼의 세계여행>을 사서 읽은 일이 있다. 그 때는 세계여행이란 꿈도 꿀 수 없는 때라 아주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 온 내용에 감탄을 금하지 못했었다. 또 한비야는 세계오지를 탐험하다시피 하고 여행기를 써서 유명했다. 역사에서 보더라도 박지원의 <열하일기>나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등도 다른 나라를 돌아다니며 보고 느낀 것을 쓴 여행기다.

 지구촌 여행기에는 13회에 걸쳐 23개국을 여행한 기록이 담겨 있다. 그 내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몇 가지로 요약할 수가 있다.

 하나는 직접 체험한 것을 기록한 것이다. 겪은 사실을 쓴 글이기에 편마다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어느 문학 강연에서 한 이야기다. 프랑스 루부르박물관에서 모나리자를 보고, 어째서 아름답고 누가 그리고 역사적 사실은 어떻다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아버지, 나도 모나리자를 보았어요’ 하고 전화했다고 쓰는 것이 낫다고 했다. 아무리 좋은 내용도 남이 쓴 것을 그대로 베껴 놓으면 그것은 내 글이 아니다.

 또 하나는 느낌을 표현한 것이다. 남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내가 싫으면 느낌이 다르다. 남이야 무어라 하든지 나의 느낌 그대로 적으니 생생하다. 세네갈의 고례섬을 둘러보고 어떤 사람은 서양 선진국은 세계를 제패해서 노예를 부린 거야 할 수도 있다. 그런데 힘없는 흑인이라고 마구 잡아다 가두고 노예로 팔아먹은 노예상을 규탄했다. 인간에 대한 애착심을 나타낸 휴머니즘이다.  

 다음은 애국심을 나타냈다. 어느 나라에 가든지 한국의 상품이나 선전 문구를 살폈다. 한국산 자동차를 발견하고 반가워하는 모습은 콧등이 시큰해졌다. 그게 애국이려니 했다. 삼성이나 LG 간판을 보고 찬사를 보내는 내용이 여러 군데서 나왔다. 외롭게 여행하며 고국 생각이 날 때 한국 상품 선전물이 나타났으니 어찌 반갑지 않으랴. 나도 미국 여행 중에 케나다에 가는데 어느 시골의 가옥에서 무궁화와 태극기를 보고 눈물이 핑 돌았던 생각도 해 봤다.

 마지막으로 제자 사랑이다. 나도 교단에 서본 사람이라 그 마음을 안다. 내가 가르친 제자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느 사람이나 같을 것이다. 유명한 수필가이니 외국에 나가서도 문학 강연을 자주 한다. 여행기에도 나오는데 그 내용을 보니 안골 문우 두 명과 신춘문예와 공모전에서 문학상을 받은 제자를 칭찬했다. 칭찬을 강의 첫머리에 하도록 하는 분이라 문학강연에서도 제자 칭찬을 하여 몸 둘 바를 몰랐다.

 

 지구촌 여행기를 읽으며 나도 가본 두어 곳은 다시 생각하며 읽었다. 대부분 가보지 않은 곳이라 나도 따라다니며 보는 것처럼 읽었다. 아프리카나 동부유럽은 가보지 못해서 억울했는데 여행기를 읽고 반분이라도 풀렸다. 남미여행기도 나온다면 좋겠다.

 역사는 어느 영역에서나 중요하다. 수필에서도 역사는 아주 긴요한 자료가 된다. 여행하면서도 우리역사와 비교하고 연결을 지어 놓으니 더 돋보였다. 김 교수도 역사가 전공이라 우리역사와 관련지어 사색을 한 부분이 많아서 우아한 가치를 나타냈다.

 여행은 가슴 떨릴 때 하라고 했다. 다리가 떨리면 하고 싶어도 못한다. 더욱 건강하셔서 아직 가보지 못한 곳도 여행하고 여행기를 썼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2019.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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