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우리 집 10대 뉴스

2020.01.02 16:24

정성려 조회 수:0

2019년 우리 집 10대 뉴스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정성려

 

 

 

  2020 경자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세월의 속도는 나이와 비례한다더니 한 살씩 늘어날 때마다 세월도 그만큼 빠르게 가는 걸 느낀다. 돌아보니 올해도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았지만 좋은 일이 많은 해였다. 세월의 빠름에 발맞춰 열심히 살아왔다는 게 느껴진다.

 

1. 행촌수필문학상 수상

 

 수필을 시작한지 가 10년이 되는 해다. 수필이 뭔지도 모르고 글을 써보겠다고 처음 전북대 평생교육원에 입문하여 어리둥절했었다. 내가 와야 할 곳이 아닌가 보다 하고 그만 두려했었다. 이미 수업료는 냈으니 1학기라도 그냥 다녀 보자고 했던 터였다. 등단을 하신 작가님, 어느 작가님은 2~3권의 수필집을 발간하신 분도 계셔서 내가 올 곳이 아닌가보다 하고 포기하려 했었다. 3개월 동안 글을 쓸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갑상선 암으로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하고 있을 때 무료하여 한 편의 글을 썼고 변변치 않은 글아자먼 문우님들의 칭찬으로 열정이 생겨 글을 쓰기 시작했었다. 칭찬의 힘으로 글을 썼고 신춘문예에 당선까지 이르렀으며 올해는 행촌수필에서 문학상을 받게 되었다. 엉터리 첫 수필을 칭찬해주신 문우님들의 칭찬의 힘이었다. 열심히 하라는 응원의 상으로 알고 더 노력할 것이다.

 

2. 막내딸 미향이 임신 소식

 

 막내딸 미향이가 동갑내기 최현준을 만나 결혼한 지 1년이다. 친정엄마로서 임신소식을 기다려 왔다. 막내부부는 나름 계획이 있었겠지만 성급하게 기다려졌다. 20204월에 분양 받은 넓은 아파트로 이사 계획에 맞춰 낳을 계획을 했던 모양이다. 반가운 임신소식이 들렸다. 더 반가운 것은 아들이란다. 요즘시대에 딸이 좋다는데 아들이라고 좋아하는 내가 속물 같기도 하다. 하지만 아들을 선호하던 35년 전쯤 아들을 낳지 못하고 딸만 넷을 낳은 친정엄마의 대리만족이라고나 할까?

 

3. 외손자 주원이 초등학교 입학

 

 첫 외손자가 벌써 여덟 살이다. 천방지축이던 주원이가 한 살씩 늘어나면서 조금씩 철이 들고 차분해졌다. 개구쟁이 티를 벗어나지 못해 학교에 갈 나이가 되니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걱정과는 반대로 학교에 입학하고 나더니 180도로 달라진 외손자의 모습을 보고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차분해지고 엄마한테 미루기만 하던 녀석이 척척 제 할 일을 해내고 있었다. 정말 대견했다.

 

4. 조카딸 연우 서울대학교 합격

 

 연우는 막내 동생의 딸이다. 서울에 살기에 자주 만날 기회가 없어 가까이에 사는 조카들보다 근황을 잘 모르고 살았다. 무심한 고모였다. 그런데 애기로만 생각했던 연우가 벌써 대학교에 갈 때가 되었다. 수능 보는 날 응원의 문자를 보내고 말았는데 서울대학교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왔다. 너무 기뻤다. 아빠인 막내 동생도 서울대 출신이다. 대단한 일이다. 우리 육남매 가족 중에 서울대 입문한 사람은 3명에서 연우까지 4명으로 늘어났다. 맏이로서 동생들을 볼 때마다 참으로 대견함을 느낀다.

 

 5. 마카오 가족여행

 

 내가 만60세가 되는 해다. 딸들 넷이서 해외로 가족여행을 가기로 나름의 계획을 세웠던 모양이다. 어디로 갔으면 좋겠냐고 물었다. 어린 손자들도 있으니 너무 멀지 않은 곳으로 가자고 했다. 셋째가 다녀왔는데 가족끼리 가기에는 마카오가 좋을 것 같다며 추천했다. 그곳으로 정하고 우리 부부와 딸 넷, 사위 둘, 손자 둘 등 열 명이 시간을 맞추었다. 다들 직장이 있는 터라 날짜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국내여행은 여러 번 다녔지만 해외여행은 처음이라 기대한 만큼 좋았다. 친구들이나 모임에서 단체로 가는 것도 좋지만 가족하고 오붓하게 다녀오니 뿌듯하고 좋았다.

 

6. 고향친구들과 베트남 달랏여행

 

 고향 소꿉친구들과 해외여행은 처음이다. 오래 전부터 다섯 명이서 두 1번씩 만난다. 제주도. 울릉도. 거문도와 백도. 그 외에 많은 곳을 다녔다.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이 있어 마음뿐이지 결정을 못했던 해외여행을 추진했다. 마음을 먹으니 어려움 없이 모두 시간을 낼 수 있었다. 요즘 한창 뜨고 있다는 베트남 달랏으로 기대를 하고 떠났다. 너무 기대를 많이 한 탓인지 현지 관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고향 친구들과 5일 여행은 좋은 추억을 남겼다.

 

7. 군산시청 편지쓰기대회 편지심사

 

 우정청 산하 사단법인 한국편지가족이란 단체가 있다. 전국 각 도에 9개 지회를 두고 있고 전북지회에는 30명의 회원들이 있는데 내가 전북지회 회장을 맡고 있다. 군산시청 산하단체에서 편지쓰기대회를 한다며 학교에 편지쓰기강좌와 응모작 심사를 맡아 달라는 섭외가 왔다. 우리 단체가 하는 일은 학교에서 편지쓰기 강좌 섭외가 오면 찾아가서 학생들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과 방법을 가르쳐주며 현대문명에 잊혀져가는 손 편지 쓰기를 계몽하기도 한다.

 

8. 우리 집 텃밭 대풍년

 

 꽤 넓은 텃밭이다. 집과 마당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채소를 가꾸는 텃밭으로 만들었다. 해마다 여러 가지 채소를 가꾸어 주위사람들과 나누어 먹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채소를 가꾸어 나누는 일이 보통 바쁜 일이 아니다. 옆집 아줌마가 채소를 심지 말고 고추와 마늘을 심으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한쪽은 마늘 여섯 접을 심고 한쪽은 고추 250포기를 심었다. 수확은 마늘 30접과 고추 80근을 땄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농사를 잘 지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돌팔이 농부가 마을 사람들이 하는 대로 했더니 대풍을 이룬 것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은 꼴이라고나 할까?

 

9. 6남매에게 만드어 준 큰 선물

 

 원래 목표는 6남매가 함께 가족여행을 갈 목적이었다. 엄마가 살아계실 적에는 제주도와 설악산 등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엄마가 돌아가신 뒤에는 모이는 횟수가 줄었다. 할아버지 기일이나 아버지 기일 외에 1년에 서너번씩 날짜를 정해 놓고 만나기는 하지만 긴 시간 많은 얘기를 나눌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회비를 높여 돈을 모았는데 서로 직업이 달라 바쁘게 살기에 날짜 맞추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이번에는 6남매 여자들에게 열 돈짜리 순금 팔찌를 해주기로 했다. 여행은 다음으로 미루고 큰 선물을 받으니 오래오래 재산으로 남을 것 같아 괜찮은 일이었다.

 

 

10, 김장축제

 

 해마다 하는 김장이다. 우리 집은 김장하는 날은 북적북적 축제분위기다. 동생들도 다 모이고 마을 사람들도 산더미처럼 쌓인 배추를 보고 도와주러 많이 오신다. 올해는 배추 심는 시기에 비가 내리고 시기를 놓쳐 아기배추를 늦게 모종하여 속이 꽉 차지 않아 다른 해보다 포기 수를 늘렸다. 많이 하는 만큼 나누어 줄 사람들도 많다. 적으면 적은대로 나누겠지만 많으면 주고 싶은 사람이 더 많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3일 동안의 축제다. 1일째는 동생들과 소금으로 펄펄한 배추를 절이고, 2일째는 씻고 양념을 준비해 놓는다. 마지막 3일째는 김치를 담근다. 마지막 김치를 담그는 날은 친구들과 마을 사람들까지 모여 웃음꽃이 피는 김장축제날이다.

 

 이 외에도 직장 동료들과 코타키나발루 여행도 다녀오고, 남편 어릴적 고향친구 부부들과 함께 대만 여행도 다녀왔다. 어느 해보다 해외여행을 많이 다녀온 해였다. 셋째딸이 전주시에서 공모한 그림에 응모하여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집을 지은 지 30년 가까이가 되니 단단한 콘크리트 옥상이지만 행여 오래 되면 비가 샐 수도 있다는 말에 큰돈을 들여 지붕 개량을 했다.

 2020년 경자년에도 많은 계획을 세워 두었다. 셋째딸 결혼도 있다. 계획한 모든 일이 착오 없이 잘 이행될 거라 믿고 나와 가족 건강을 위해 소홀하지 말고 더 신경을 써야겠다.

                                                                              (2019.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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