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과 놀기 딱 좋은 시간

2020.02.10 20:00

김창임 조회 수:2

수필과 놀기 딱 좋은 시간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금요반 김창임

 

 

 

 

  날씨가 상당히 추운 것 같다. 옛날과 비교하면 천국인데도 남편은 집에 들어오면서 춥다고 한다. 거기다 미세먼지까지 심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가 우리를 힘들게 한다. 더구나 나는 무릎이 부실하여 많이 걷는 것은 힘들다. 집안일은 도우미 아줌마가 가끔 와서 거들어준다. 그러니 시간은 매우 많은 편이다. 나는 눈과 손이 문제가 없으니 글은 얼마든지 쓸 수 있다. 졸작이지만 서서히 좋아지리라 믿는다.

  중국 송나라 때 문장가인 구양수의 삼다설(三多說)은 다독, 다작, 다상량이다. 많이 읽고, 많이 지어보며, 많이 생각하라는 뜻이다. 나는 운동하는 일 빼고는 늘 노트북 앞에서 산다. 이 책 저 책을 읽는다. 많이 생각한다. 남편은 그런 나를 시샘한다. 그러다가도 글을 썼다 하면 우수작을 쓴다. 늑대가 지켜본 것처럼 지켜본다. 아마 속으로 ‘당신이 마음껏 글을 써라, 내가 썼다 하면 당신 정도를 앞서기는 문제가 아니다.’ 생각할 것이다. 그렇지만 능력이 구런데 어쩌랴. 노력이라도 열심히 해야지.

  나는 요사이 수필에 쳤다. 불광불급 及, 미치지 아니하면 일정한 정도나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글감이야 널브러져 있다. 오늘도 찜질방에 갔다. 요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인지 사람이 뜸했다. 나 혼자이기에 나는 수필을 생각하면서 혼자 킥킥 웃었다. 내가 수필을 써놓고 내가 웃으니 정말 미치기는 미쳤나 보다.

  이사하는 날까지도 한 쪽 귀퉁이에서 수필과 놀았다. 기어이 한 편을 쓰면서 놀았다. 그런 나를 유명한 시인이자 수필가이신 최 문인은 격려해주신다. 자신감이 조금 생겼다. 그러나 남편은 한 편도 메일에 올리지 않으면서 나에게 핀잔을 한다.

 성당에 다녀오면서  ‘창임 섬’ 같은 유치한 글을 썼다고 나무랐다. 기가 막혔다. 나는 그 글은 낯선 내용이고, 솔직하고, 재미를 주고, 읽기 쉽고, 독자에게 의미를 부여하고, 상상력을 길러주고, 감동을 주었는지 모르지만 나는 많이 생각하고 썼다. 맞춤법도 일일이 잘 찾아보고서 썼다.

 

  더구나 하느님께서 긍정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씀을 늘 들으며 살아 왔다. 남편은 성당은 아주 열심히 다닌다. 성경도 아주 열심히 읽는다. 기도도 기가 막히게 잘한다. 그러나 긍정적인 삶이 아니고 옥에 티를 찾는다. 나는 남편처럼 신앙생활을 못 한다. 그러나 모든 일마다 감사하며 산다. 나에게 하루를 더 살게 해주심에 감사한다. 미사드릴 수 있게 건강을 주심에 감사한다. 남편이 옆에 있음에 감사한다. 아들이 셋 있음에 감사한다. 며느리가 시어머니 일이라면 적극 나선다. 손녀가 무럭무럭 자라주니 감사하다. 졸작이라도 글을 쓸 수 있어서 감사하다.

 아들들이 엄마 일이라면 적극적이어서 감사하다. 남편이 여자라고는 나 이외에 관심을 두지 않아서 감사하다. 내 건강에 적극적이어서 감사하다. 이 모든 것들 때문에 감사한다. 이 시간도 조용하다. 수필에 몰입할 수 있어서 좋다‘수필과 놀기 딱 좋은 시간’이다.지금이야말로 나로선 행복한 시간이다.

                                                      (2020.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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