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의료봉사의 의미

2020.02.14 13:11

김용권 조회 수:5

베트남 의료봉사의 의미

-베트남 호치민 벤째성 의료봉사 ④-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김용권

 

 

 

  오늘은 베트남일정 마지막 날이다. 호치민으로 이동하면서 주변 관광을 하기로 하여 느긋한 아침을 맞았다. 전날 벤째성 출신 현직 국회의장의 방문으로 인한 보안 문제로 경건예배 없이 조식을 마치고 버스에 올랐다.

 우리는 메콩강변 관광지에서 배에 승선하여 넘실거리는 메콩강 유역 썬타이섬을 방문하여 각종 베트남 식품 및 베트남 민속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야자수 사이를 앞뒤에서 노를 젓는 길쭉한 쪽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올 때 탔던 배까지 이동하여 배에 승선했다. 이 섬에서 월남전 사상 최대의 격전지였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동안 수많은 전쟁영화가 월남을 배경으로 탄생했지만 내가 보았던 영화의 스크린 장면이 생생하게 기억 속에서 살아났다.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호치민으로 이동하는 차창 밖의 수많은 바이클과 자동차가 뒤섞여 서로를 인정하며 운행되는 도로는 매우 무질서 했지만, 그 속에서 질서가 있어 보였다. 호치민은 구도시와 신도시로 구별되지만 신호치민은 국제도시다운 위용을 자랑하는 인구 1,000만이 넘는 대도시로 성장했다. 우리는 쇼핑타운을 방문하여 베트남 커피를 구입하고, 아내는 사이공 스페이스를 아이쇼핑하면서 최신 짝퉁 백을 구입했다.

 그날은 프랑스식 베트남 고급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그동안의 외식과는 달라 보였으며 모두들 고급식사에 즐거움이 넘쳤다. 공항에서 짐을 정리하는데 일행 중 핸드폰과 소형백을 분실하여 소동이 벌어져 당황했지만, 비행기 출발이 지연 되어 무사히 모든 분실물을 되찾아 모든 대원들이 환한 미소를 지었다. 출발이 임박한 긴 행열속으로 들어가면서 46일 베트남 벤째성 해외의료봉사를 주님의 인도하심과 보호속에 마무리하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박 목사께서 직접 운전하여 무사히 교회에 도착했으며, 가족 및 부 목사님, 장로님의 귀환 환영에 감사함을 느꼈다. 그러나 교회 도착 후 해외의료봉사팀 마무리가 없는 귀가행렬은 어색했다. 현지에서 매일밤 계획했던 평가시간이 이루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최종 마무리 없이 헤어지는 게 안타까웠다. 매일아침 식전 경건예배 시간을 가졌으면서 오후에 평가시간이 없다는 것은 알파와 오메가를 말씀하시는 목사님 기도내용과 행하는 모습이 상반되어 아쉬웠다.

 그동안 많은 준비관계로 봉사하기 전에 힘을 소진했는지, 현지 일정 및 상황이 변변치 못했는지 옥에 티 같았다. 아내가 해외의료봉사 회계를 맡았으므로 해외의료봉사대원들에게 결산 및 뒷풀이 일정을 이야기하며 다음을 약속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나는 이번 해외의료봉사가 어떠한 의미가 있었을까 생각해보았다. 교회 38년 역사에 담길 제1회 해외의료봉사에 모두가 피와 땀으로 역사를 써 놓은 것이며, 다음에 시행될 해외의료봉사를 위한 지침이다. 또한 의료봉사를 통한 전도의 수단, 개인적 영혼의 구원, 예수님 사랑전달, 바울의 의미대로 낮은 곳에서 그들을 섬겼는지, 가진 자로서 누리지는 않았는지, 단지 육체적인 수고에 대한 나만의 위안으로 끝나지는 않았는지, 단순히 의약품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소모적인 활동으로 끝나지 않았는지, 눈에 보이지 않게 이런 저런 일들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인간의 진면목, 육신의 피로는 영혼을 좀먹는다는 것, 등 이와 같은 의미를 생각하면서 기도와 나만의 회개 속에서 봉사의 의미를 한 번 되새겨 보았다.

 

 NGO단체인 글로벌비전과 바울교회의료봉사대원 모두가 3일간 베트남 호치민 밴째성, 안탄동면, 빈칸동면, 단투이면 등 3개 마을에서 사랑의 인술을 배풀었음에 단지 의료봉사의 ​의료라는 테두리만 적용해보았을 때 기술적인 면에 불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에게 사랑의 쌀 나눔과 집짓기를 통하여 그 가치가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집에 돌아와 쳐다 본 밤하늘에는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 사이를 깜박이며 지나가는 비행기 행렬이 이어지는 것을 보니 베트남의료봉사 여정이 영화처럼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2020.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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