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24 14:50
달팽이가 간다 오늘 밤은 잠이 안 와서 사과만큼의 거리를 갔습니다 나의 걸음에 대한 당신들의 소문은 이제 폐기할 때가 되었습니다 사과만큼의 거리란 사과 백 개 천 개를 늘어놓은 아주 달콤한 목표일지 모릅니다 나무들도 제 자리에서 걷는다지요 새들도 자면서 어둠을 건넌다지요 내가 있던 자리에 풀이 자라납니다 나는 밤잠을 잊었으니까요 삼백오십 번째 사과가 단맛을 풍기기 시작합니다 내 몸 밖으로 진물이 흐릅니다 - 강순, 시 '달팽이가 간다' 다 자기만큼의 거리가 있고 자기만큼의 보폭이 있습니다. 그 보폭에 맞게 차분히 가는 것이 삶이겠지요. 남들보다 늦다고 슬퍼할 필요도 없습니다. 내 기준으로 가다 보면, 삶은 언젠가 잘 익은 사과처럼 단맛을 냅니다. 그 단맛이 최선을 다한 목표이자 결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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