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을 모르는 간호사들

2020.05.15 13:31

오창록 조회 수:6

두려움을 모르는 간호사들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오창록

 

 

 

 

 

 

 

  512일은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탄생 200주년이 되는 국제간호사의 날이다. 지금 온 세계는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의 소용돌이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의사와 간호사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정부의 방역대책에 힘입어 온 세계에 의료선진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환자를 진단할 수 있는 진단 키트는 세계 각국에서 주문이 밀려오고, 자동차를 탄 재 진단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는 외국에서 우리를 따라서 하는 실정이다. 한국의 첨단 의료시설과 의료진은 코로나로부터 완치할 수 있는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다. 국민들이 코로나의 병마로부터 이제는 한숨을 돌릴 수가 있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불과 며칠 전 연휴 때, 그동안 정부의 행정명령에 문을 닫고 있었던 클럽과 주점에서 문을 다시 열자, 입장하기 위해 거리에 길게 줄을 서있는 모습이 TV화면에 보였다. 이태원 클럽에서는 주로 젊은 20, 30대들이 즐거움에 젖어서 밤을 새우고 있었다. 그 결과 이틀 만에 코로나에 감염된 환자가 전국에 120명에 이르고 언제 폭발적인 감염사태가 재연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정부는 학생들의 등교하는 날까지도 미루게 되었다. 또한 전국 각 도시의 유흥주점이나 기타 유사한 업소 등에도 ‘집합금지명령’이 내려졌다.

 

 

 

 오늘 저녁 8MBC TV에는 전북이 고향인 김성덕 간호사의 인터뷰하는 내용이 발표 되었다. 그는 대구동산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의료지원을 했다. 그리고 고향의 빈집에서 홀로 ‘자가격리치료’를 받던 중에 확진판정을 받고 전북대병원 음압병실에 입원해서 39일을 지내고 있다. 21년차 간호사인 그녀는, 지난 2월초 ‘코로나가 창궐하기 시작한 대구에 갈 의료진을 모집한다.’ 는 소식을 듣고서 일주일 동안 가족을 설득했다고 한다.

 

 

 

 “지금 아니면 언제 가느냐? 나는 간호사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남편은 “아이가 셋이나 되는데 마음이 편 하느냐?”고 했으며

 

큰딸은 “굳이 엄마가 가야 하느냐?”고 말렸습니다.

 

“모든 의료인들이 저와 같은 심정이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제가 당연히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먼저 응원해 주었고, 그 뒤 남편이 같이 응원해 주었다.

 

 

 

  야전병원과 같았던 대구 현장에서 방호복을 입고 중환자실에서 2주간 근무를 마친 다음 고향 빈집에서 격리를 시작했다. 자가 격리 중이던 4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11차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2차 음성 판정이 나오면 퇴원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는

 

“지난 9주 가까이 저의 일상생활이 송두리째 뽑혀 나갔습니다. 그러나 내가 감염되었다는 것에 조금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내가 가야 할 길이기 때문입니다.”

 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감염의 두려움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간호사 여러분의 용기와 헌신에 국민 모두가 감사와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국내의 간호사 21만여 명 중 대구 경북지역에 자원한 간호사는 3천9백여 명으로 2%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에서 이렇게 많은 간호사가 자원해 헌신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한다. 간호사들이 환자를 치료하다가 코로나에 감염된 간호사는 10명에 이른다. 이들은 정부에서 주는 위험수당만을 받고 근무를 했었다. 다른 나라의 예를 들어보면 캐나다는 사스 사태 때 환자 병동에 근무한 모든 사람에게 수당을 2배 지급했다. 대만은 사스 때 간호사 위험수당을 의사의 절반만 지급했으나, 올 코로나 사태 땐 의사와 똑 같이 지급하고 있다. 환자를 오랜 시간 가깝게 돌보는 간호사의 역할을 인정한 것이다.

 

  정부는 말로만 ‘의료진 덕분에’를 외치고 간호사를 외면하는 이러한 현실에서 앞으로 코로나가 다시 유행하면 어떤 간호사가 또 손들고 나설까? 김성덕 간호사와 같은 봉사와 희생을 우리는 간호사들에게 바랄 수가 있을까? 코로나 환자 평균 입원기간(15)보다 몇 배나 되는 치료와 자가 격리를 한 뒤 병원에 돌아가게 되면 그들에게 우울증이 아닌, 예전의 환한 웃음을 과연 되돌려 줄 수가 있겠는가?

 

                                                                  (2020.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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