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막을 단장하며

2020.05.17 00:47

최동민 조회 수:3

농막을 단장하며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최동민

 

 

  정든 교직을 마무리했다. 정년퇴직을 하고 인생의 후반기를 새롭게 맞았다. 마음 같아서는 이제부터 늦잠도 자고, 가고 싶은 곳도 돌아다니며 자유로운 생활을 영유할 수 있다. 그러나 막상 닥치니 이것저것 생각하며 마음이 바쁘다. 먼저 내가 가장 부족한 부분을 생각해 보았다.

 나의 빈자리를 채워보려고 집 근처에 있는 안골노인복지관에 들렀다. 그곳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다. 여기서 나의 부족했던 어학이나 그림, 글짓기 분야를 공부하려고 찾아보았다. 다행히 전문강사들이 잘 가르친다 하여 영어, 중국어, 수채화, 한국화, 수필창작반에 등록했다. 부족했던 어학과 하고 싶은 것을 배우며 자유롭게 생활하게 되었다. 그리고 완주군에서 운영하는 시민텃밭에 참여하여 10평을 배당받아 그곳에 먹고 싶은 토마토와 오이 등 여러 가지 채소를 가꾸게 되었다. 모든 것이 즐거웠고 신비로웠다. 농사일은 더욱 흥미로웠다. 씨앗을 뿌리고 가꾸는 재미가 아주 좋았다. 매일매일 자라는 모습을 보며 내 마음도 부풀어 올랐다. 이곳을 오가며 농촌풍경도 구경하고 아내와 드라이브를 하며 함께 즐겼다.

  우연히 시민텃밭 옆의 좋은 땅을 사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 농막을 설치하고 본격적인 농사일을 시작했다. 농사 초년생이 점점 전문 농사꾼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어느덧 10년 이상 농경생활을 하다보니 농장도 변하고 주변 나무들도 많이 자라서 운치가 있고 풍광도 좋았다. 올해는 코로나 19의 전염병으로 사회활동이 차단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으로 집에서만 생활하던 아내도 나와 같이 농장에 나가 일을 시작했다. 아내는 우선 농막부터 단장했다. 농막 앞에 마루를 달아내어 생활공간을 쾌적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간단한 마루 설치 작업인데도 집을 짓는 것처럼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얹어 놓으니 보기 좋았다. 전문 기술자를 옆에서 도와주면서 일하는 순서도 익히고 기술자들의 어려움도 이해하며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실감하게 되었다. 전기용접을 하며 불똥이 사방으로 튀는 데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하나씩 완성해 갔다. 절단기로 쇠기둥을 자르는 모습이나 목재를 자르는 것을 보니 신비로웠다. 손쉽게 종이 자르듯이 마음대로 재단을 했다. 기술이 발달하여 좋은 장비로 신속하게 일하는 것을 보니 신기했다. 마루작업이 조금씩 완성되니 보기에 좋았다.

  마루 바닥재를 깔고 그곳에 페인트를 칠하고 나니 더욱 아담하고 페인트 냄새가 더욱 향긋했다. 새집을 지어 이사를 온 듯이 새롭고 상쾌했다. 이제까지 파란 잔디 위에 놓여있던 야외용 테이블을 치장하여 예쁘게 페인트칠을 하여 올려놓았다. 아주 분위기가 좋았다. 이곳에서 찻잔을 마주하고 아내와 대화를 하면서 밭에서 자라는 채소나 관상수를 바라보니 행복이 따로 없었다. 이것이 행복이란 걸 새삼스럽게 느꼈다. 마루를 설치하고 아내와 테이블에 마주 앉아 곱게 피어난 목단꽃을 바라보았다. 흰색과 분홍색, 짙은 붉은꽃을 보면서 행복을 만끽했다. 그 옆에는 아담하게 작약꽃도 예쁘게 봉오리를 맺어 조화를 이루었다. 농장에서의 평화롭고 한가함을 만끽하고 있다. 조그만 마루를 하나 설치했는데 분위기는 새로운 별장처럼 아담했다. 그리고 비가 와도 걱정이 없고 편리하도록 배수관도 설치하여 더욱 쾌적하고 안락했다.

  이것을 계기로 내 인생을 조금씩 더 아름답게 꾸며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무엇이든 새것은 아름다워 보이고 좋아 보인다. 농장도 새롭게 꾸몄으니 내 주변과 몸과 마음도 새롭게 단장하고 꾸며 볼 생각이다. 우선 농장부터 예쁘고 깔끔하게 정리정돈을 하여 누가 보아도 멋지게 꾸미려고 한다. 그래서 잡초매트를 아내와 함께 깔아서 풀이 자라지 못하도록 했다. 그래서 조금 수월하게 농사일을 하려고 한다. 힘을 덜 들이고 농사일도 하면서 항상 깨끗하고 정돈된 환경을 만들 생각이다. 이곳에서 건강도 관리하고 신선한 채소도 생산하며 행복한 생활을 하려고 한다. 의복도 종전에는 편리한 면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아름다움도 고려해야겠다. 단정하고 고운 색깔의 옷과 부드럽고 매끈한 피부 등 외모도 신경을 써야겠다잘 어울리는 옷으로 고상하게 차려입고 얼굴에 로션도 바르고 맛사지를 해서 피부를 탱탱하게 해 보려 한다. 눈과 코, 귀를 잘 관리하여 기능을 잃지 않도록 해야겠다.

 내 주변에는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사람이 몇 명 있다. 말을 알아듣지 못하니 대화가 불편하다. 그래서 내 귀도 잘 관리하여 청각 기능을 잃지 않게 하고 내 신체의 모든 기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려 한다. 내 몸의 겉과 속을 더욱 예쁘게 단장하여 인생의 후반를 더욱 보람되게 해야겠다. 수필공부를 열심히 하여 틈나는 대로 좋은 글을 읽고 쓰도록 해야겠다.

 

 

 

                                                 (2020. 5.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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