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으로 돌아가라

2020.05.21 13:35

전용창 조회 수:12

고향으로 돌아가라

꽃밭정이수필문학회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목요야간반 전 용 창

 

 

 오랜만에 서랍 속에 두었던 하모니카를 꺼냈다. 그리고는 ‘스와니강’을 불었다. 이 노래는 빠르고 경쾌하지만, 가사를 보면 애틋한 생각이 든다. 나의 몸과 마음도 갇혀 있다 보니 많이 지치고 우울했다.

 

 ‘머나먼 저곳 스와~니 강물 그리워라 / 날 사랑하는 부모 형제 이 몸을 기다려 / 이 세상에 정처 없는 나그네의 길 / 언제나 나의 옛 고향을 찾아나 가볼까 /

 

 이 노래는 ‘미국 민요의 왕’이라 불리는 ‘Foster(1826-1864)가 작곡했다. 그는 민요 188곡을 작사·작곡했는데 ‘캔터키 옛집’, ‘오수잔나’, ‘금발의 제니’, ‘올드 블랙죠’ 등도 그가 자작시를 가사로 하여 만든 노래라고 한다. 서정적인 시가 음악을 만나 사람들을 감동시킨 것이다.

 

 그는 182610남매 중 막내로 피츠버그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흑인들이 다니는 교회에 나가 찬송가 듣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는 25세 되던 1850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많은 흑인들이 탄광과 농촌에서 힘든 노동을 하며 노예로 살아가는 삶을 보았다. 고향에서 강제로 끌려온 그들은 얼마나 부모형제가 그리울까. 그들의 외롭고 고단한 삶을 어떻게 위로해 줄까 생각하다가 이 노래를 지었다고 한다. 1851년에 작곡한 이 노래의 원곡 명은 'Old Folks at Home' '고향의 옛 친구들'이라고 한다. 노래 가사의 '스와니강'이 고향의 대명사가 되어 곡명도 바뀌었다고 한다.

 

  ‘스와니강’은 미국 ‘조지아 주’ 남부에서 남서쪽으로 흐르다가 ‘플로리다’를 관통하여 ‘스와니만’에서 ‘멕시코만’으로 흘러간다. 그 길이만도 400㎞에 달한다고 하니 참으로 큰 강인가 보다. 이 노래는 미국뿐만 아니라 지구촌 어느 곳에서도 들을 수가 있다. 1853년 ‘크리미아 전쟁’ 때는 영국 병사들이 머나먼 흑해 연안 크림반도에서 고향의 부모 형제를 그리워하며 목매도록 불렀고, 노예해방으로 발생한 미국의 남북전쟁(1861~1865) 때도 남군, 북군 할 것 없이 애창하던 노래였다고 한다. 이 노래의 힘이 남북전쟁을 북군의 승리로 끝나게 하지는 않았을까? 1935년에는 ‘플로리다 주’의 주가(州歌)로 되었다고 한다. 그는 37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으나 그의 노래는 지구촌 가족 모두의 애창곡이 되고 있다. ‘스와니강’에는 지금도 ‘포스터’를 기리는 수많은 관광객이 유람선을 타고 그를 추모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스와니 강’ 가사를 떠올리며 고향을 떠나 세계 각국에서 난민신세로 반항하는 ‘코로나19’가 생각났다. 처음에는 그를 한없이 저주했지만 시간이 가니 그가 남긴 교훈도 많아서 조금씩 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인간은 그들이 살고 있던 고향 집을 불태워서 난민신세가 되게 했다. 다른 먹을 것이 많은 데도 불구하고 그와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살아 온 보금자리 숙주를 마구 잡아로 불태워 먹어버린 것이다. 그들은 고향 집을 빼앗긴 뒤 인간들에게 무차별 복수를 했다. 살 곳을 잃은 분노는 드디어 인간의 뱃속까지 쳐들어왔고, 그곳에서 후손을 번식시켰다. 이제 너희들의 복수로 인간들은 많은 것을 깨달았단다. 너의 고향인 중국 ‘우환’은 숙주를 먹지 말라는 법을 제정했지. 그리고 세계인은 생태계 파괴가 얼마나 무서운 죄악이라는 사실을 배웠고, 혼자서는 살 수가 없고 이웃이 편안해야 나도 편안히 살 수 있다는 지혜도 터득했단다.

 

 우리나라도 갑작스런 경제대국이 되면서 마구 먹고 버려 쓰레기 대란이 일어났고, 급기야 쓰레기를 돈 주고 너희들 고향인 중국에 수출했단다. 중국은 우리 인천항에 가까운 동쪽 해안에 대규모 소각장을 마구 증설했고 소각으로 인한 오염물질과 먼지는 다시 부메랑이 되어 우리나라를 덮쳤단다. 그로인해 날마다 미세먼지를 뒤집어 써야 했단다. 결국은 쓰레기를 줄여야 생태계가 보존되고 자신도 살 수 있음을 깨달았단다. 너의 등장으로 태극기 부대도, 사이비 종교집단도, 자신의 들보는 보지 못한 채 남만 비방하며 정죄하던 사람들 모두가 국민의 혹독한 평가를 받았단다. 그런데 죄 없는 많은 노약자와 어린아이들이 목숨을 잃고 있어 너무도 슬프단다. 어르신들은 요양병원에서 감옥생활을 하고 있고, 어린이는 유치원에도 어린이집에도 가지 못하고 그리운 친구도 만날 수 없단다.

 “‘코로나19’야, 이제 너도 ‘스와니 강’가에 사는 나그네처럼 부모 형제가 기다리는 고향으로 돌아가렴.

 너도 가족과 고향이 그립지 않느냐? 이제는 아무도 너의 고향 집을 헤치지 않을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고해성사에 ‘생태계의 죄’를 포함시켰다고 한다. 우리가 마스크를 벗고 옛날처럼 서로 공존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날이 빨리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단다.

 

 

 

                                                          (2020. 5. 21.)

 

댓글 0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27 줍기 윤근택 2020.05.27 5
1526 국수나무 꽃 백승훈 2020.05.26 7
1525 집오리를 부러워한 들오리 고도리 2020.05.26 7
1524 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49) 윤근택 2020.05.26 7
1523 풀르트소리로 남은 내 친구, 강산이 김성은 2020.05.26 6
1522 벚꽃길 김재교 2020.05.25 5
1521 공짜도 욕심이 없어야 박제철 2020.05.25 7
1520 이매창의 무덤 앞에서 최상섭 2020.05.25 30
1519 전능하신 주님 기도문 한 목사 2020.05.24 10
1518 뒤도니로 살리라 한성덕 2020.05.24 5
1517 손을 씻다 고도원 2020.05.24 9
1516 세상에 이런 일이 김창임 2020.05.23 10
1515 아내의 도시락 구연식 2020.05.22 40
1514 고군산군도 여행 소종숙 2020.05.22 16
1513 물처럼 살고 싶어 김성은 2020.05.21 35
1512 가고픈 농촌, 추억의 임실 최기춘 2020.05.21 6
» 고향으로 돌아가라 전용창 2020.05.21 12
1510 남편 밥상 받아보신 분 이진숙 2020.05.20 32
1509 여성이 섹스하고 싶어질 때 허영자 2020.05.20 123
1508 아버지의 환한 미소 한성덕 2020.05.19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