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천사처럼 쓰고 싶다

2020.07.27 07:18

한성덕 조회 수:2

돈을 천사처럼 쓰고 싶다

                                                                       한성덕

 

 

 

 

  며칠 전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해달라며, 이수영 광원산업회장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676억 상당의 기부를 한 사연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그 바람에, 거액의 재산을 자녀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기부한, ‘한국의 빌 게이츠’들을 찾아보았다는 한 기자의 신선한 기사가 인터넷에 떴다.

  원로배우 신영균 씨는, 2010년 ‘명보극장(명보아트홀)’과 제주의 ‘신영영화박물관’ 등, 500억 규모의 사유재산을 한국영화발전에 써 달라며 쾌척했다. 모교인 서울대에도 시가 100억 상당의 대지를 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중에 내 관속에는 성경책 하나만 함께 묻어주면 된다.’는 말을 남겼는데, 앞으로 남은 전 재산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한다. 신씨는 서울대 출신의 잘 나가는 치과의사이자 사업가요, 배우이자 국회의원 등으로 다양한 삶의 궤적을 그려나간 인물이다.

  그밖에도 수많은 사업가와 종교인과 연예인,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기부자 명단에 올라 있다. 이 좁은 공간에서 어찌 다 필설로 표현하랴? 그분들의 기부행위가, ‘장미를 나눠주니 내 손에 장미향이 남았다.’는 말의 요술방망이로 맞은 것처럼 보였다. 그게 사실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전 국민이 한 대씩 팡팡 얻어맞는다면, ‘살맛나는 대한민국, 넘버원 복지국가, 동방예의지국 한민족’이라는 소문이 전 세계로 번져 나갈 게 아닌가?

  그 많은 기부자들 중, ‘삼영화학그룹’의 이종환 회장이 으뜸이다. 그는 한국의 대표적인 ‘기부 왕’이다. 100세를 눈앞에 두고 한 인터뷰에서, ‘돈을 버는 데는 천사처럼 할 수 없어도, 돈을 쓰는 데는 천사처럼 하겠다.’는 기부철학을 밝혔다. 1959년 ‘삼영화학공업주식회사’를 세운 뒤, 2000년에는 1조원의 사재를 털어 ‘관정 이종환 교육재단’을 설립했다. 세계 100대 자선재단 순위에서 90위에 속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장학재단이다. ‘생각은 말을 낳고, 말은 현실을 낳는다.’고 했던가? 그 위대함에 깊은 찬사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요즘 며칠 간격을 두고 착한 뜻을 가진 몇몇 목회자들과 만났다. ‘자선사업 선교회’(가칭)를 설립하자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다. 처음에 얘기를 듣는 순간, ‘나이 드는 것이 미덕’이라는 책의 저자이자, 미국 대통령이었던 ‘지미카터’ 생각으로 가슴이 설렜다. 전직 대통령이라는 거대명함을 내던지고, 가난한자들의 집을 지어주는 참 보람된 일을 한다. 허나 그분들의 숭고한 뜻을 어떻게 따라가겠는가? 다만,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보자는 순수한 마음일 뿐이다.

  사실 그 같은 생각이라면 멀리까지 갈 것 없다. 내 고향 무주와 맞물려 사는 진안, 장수지역만 해도 교회의 열악함이 훤하다. 무주군, 진안군, 장수군을 이름하여 '무진장'이라 부른다. 그야말로 무진장한 산골인데, 그 오지들마다 교회가 다 있다. 누군가의 손길이 닿지 않으면 예배당은커녕, 사택조차 손볼 여력이 없는 교회가 태반이다. 적어도 우리 대여섯 명은 손발이 착착 맞으니, 시골의 어려운 교회나 사택을 리모델링하자는 의지가 대단하다. 실은 목사도 사람인데, 그 열악한 시골교회를 끌어안고 살 자가 누군가? 허나, 목사만 바라보는 몇몇 어르신들 때문에 교회를 떠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 사명감으로, 땅에서는 교인들을 내 부모처럼, 내세로는 하늘나라를 바라보며 섬긴다고 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은 또 있다. 시골에서 은퇴하신 목회자들의 생활문제다. 현직에 있을 때는, 교회나 섬기는 분들의 선교비로 사는 게 사실이다. 그것으로 자녀들을 교육시키고 생활하는 정도이지, 살 집을 사 놓거나 은퇴 후의 생활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고로 땅이 있으면 집을 짓고, 아니면 생활비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일을 해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자녀들을 도회지교회와 연결시켜 졸업까지 책임지는 일, 시골의 목회자들이 대도시에 갔을 때, 교회의 선교관에서 쉬었다 오는 등의 일까지, 우리 선교회에서 간여하려는 생각이다.

  우리의 삶에서 ‘나의 재능은 하나님의 것, 나의 물질은 하나님의 소유물, 나의 건강은 하나님의 선물’임을 믿는다면, 어느 것이 인생의 맛과 멋이라는 정도는 알지 싶다. 마냥, 내 것이라고 똬리를 트니까 거칠고 티격난다. 그런즉, ‘하나님께서 내 영혼을 거두시면, 그 재물은 누구의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재능, 물질, 건강을 먼저 기부하고, 모든 이들도 함께 나누고 공유하기를 바란다. 돈을 천사처럼 쓸 자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2020. 7.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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