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여행은 처음이다

2020.09.04 18:18

이성수 조회 수:2

이런 여행은 처음이다

 

                                                   안골은빛수필문학회   이성수

 

 

 

 세상을 살다보면 참 해괴한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여행 가기로 한 날짜를 며칠 앞두고 천재지변인 태풍으로 인하여 울릉도와 독도를 가지 못해 연기를 하게 되었다. 이런 일은 1년 전에 시작되어 오늘에야 다섯 번 만에 제주도로 가게 되었다. 그동안 가고자했던 여행의 목적지를 바꾸면서까지 몇 차례 연기되어 이번 89~ 11(23)에 출발하게 되었다.

 전주에서 세팀 부부, 서울에서 2팀 부부가 제주공항에서 오후 1시경에 만나 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그동안 52일간 긴 장마로 인하여 우여곡절이 또 생겼다. 3팀은 전주에서 830분 경기장 정문에서 출발하여 광주공항에 1030분쯤 도착했다. 1230분 아시아나 항공으로 출발해야하는데 안내 프론트앞에는 결항이라고 리마크(확인)되어 있었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천신만고 끝에 결정된 것인데 ‘이게 왠말인가?’ 기가 막혔다. 어제 많은 비로 광주공항이 침수되어 출발하지 못한 것이다. 그나마 마스크까지 하고 있어 갑갑했다.

 여행사대표는 부지런히 수소문하여 무안공항 330분으로 출발하게 되어 무안으로 가게 되었다. 무안공항에 도착할 무렵 다시 광주공항에서 65분 출발하게 되니 올라오라 하여 우리 일행은 신안군에 있는 현수교와 사장교 형식의 천사다리를 구경하기로 했다. 천사다리는 4개면과 7개 도서를 잇고 1,004개의 섬을 뜻하며 구간 7.2㎞의 다리이다. 다리를 지나 <박지도>를 거닐어보고 아이스크림과 쥐포를 씹으면서 광주공항에 도착했다.

 장마가 중부지방으로 올라가 비가 와도 서울 2팀은 예정대로 제주에 도착하여 바닷가관광을 하고 있었다. 참 기이한 현상으로 나뉘었다. 저녁에야 우리는 서로 만나니 이산가족 상봉하듯 반가웠다. 그래도 우리는 한 목소리로 웃음을 지으며 저녁을 먹고 지난 이야기를 나누며 내일 좋은 여행을 하자고 건배를 하며 마무리했다.

 다음날 바쁘지 않게 아침 830분 여행 일정이 시작되었다. 제주의 서편 애월리 한담해변가를 끼고 곽지해수욕장까지 펼쳐진 바다를 보았다. 대한민국 제주의 아름다움과 차창에 흘러내리는 빗물을 보며 옛 어린시절 동심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낚시꾼들의 앞에서 물결이 세로로 출렁이면서 암석이 기둥모양인 주상절리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제주 해변가는 252㎞이고 일주는 182㎞라고 한다. 우리는 첫 해변가를 걷고 있었다. 우의를 입었는데 비가 멈추자 더워서 벗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다음 코스는 <더마파크> 공연 관람이었다. 그냥 말 몇 마리로 묘기를 부리는 줄 알았는데 하나의 사극을 보게 되었다. 50여 마리의 말을 이용하여 젊은 기수들의 묘기는 몽고인들답게 가슴을 철렁이게 했다. 칭기스칸의 후예들 다웠다. 고구려 19대 광개토대왕의 왕자 시절 담덕과 담장 싸움에서 4장에 걸쳐 쟁취 승부는 날렵하고 아슬아슬한 멋진 장면에 계속 손벽을 치게 하여 손목이  부드러워졌다. 혈액순환이 잘 되어 기분이 상승되었다.

 지금 제주는 버스에 오르면 다음 코스가 바로 등장한다. 그동안 여러 곳 외국을 다녀보았지만 우리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제주가 이렇게 탈바꿈된 것을 보니 17년 전의 제주가 아니었다.

 또다시 녹차 밭을 지나자 방산 펜이 서리를 없애 준다는 풍차 비슷한 모형이 한눈에 들어왔다. 벌써 우리와 눈이 익어지자 백 기사 가이드는 인생을 웃음에 견주며 5가지를 설명했다. 이중 바보웃음으로 “어 헤헤헤헤---. 에 헤헤헤”( 30초 이상 연속 더 크게 우렁차게)로 우리들의 마음의 진실을 열게 했다. “뇌가 웃는 것을 모르지만 웃음에 속아 반응을 일으킨다.” 며 계속 뇌를 이용해야한다고 했다. 바보가 되는 것은 참마음을 알게 했다. 노무현 바보대통령을 연상케 했다. 나도 바보가 되어 연신 웃었더니 기분이 엎되었다. 모두가 바보마냥 억지로 웃어 바보가 되어버렸다. 관광공원을 따라 새별오름을 오르면서 그 너른바다의 수평선은  가슴을 확 트이게 했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멀리 보이는 마음을 더 크게 만들었다. 여기에 억새는 프르름을 더해가고 있었다. 519.3m 오르는 언덕이지만 몸이 아픈 동료들도 있었다. 정상을 바라보고 오르는 희망으로 힘들어도 다들 잘 오르고 있었다. 주변 5개의 봉우리가 마치 별의 테두리처럼 저녁하늘 샛별처럼 혼자 떠있는 듯 삐죽 솟아 있어 새별오름이라 한다. 내려와 또 바보가 된 뒤 중문에서 점심을 먹고 <카멜리아 힐>1시간동안 산책했다. 지금은 수국이 우리를 맞이했으나 동백 500여 종이 꽃말처럼 “당신만을 사랑해” 하며 겨울을 기다리고 있었다. 연속해서 많이 걸어 만보기가 12,000보를 알리고 있었다. 다리가 많이 풀려있어 족욕하는 시간이 돌아왔다. 설명을 듣고 발가락 근육을 문지르고 물에 한약봉지를 넣고 천연소금, 올리브 등으로 30분 이상 맛사지를 하여 한뜻 가벼워졌다. 테마파크가 많아 이곳 저곳 들릴 때마다 백 기사는 바보웃음으로 우리를 바보로 만들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 한 숙소에 모여 그동안 못 나누었던 직장이야기와 추억의 세계로 돌아가 술 한 잔을 나누며 밤이 새는 줄 몰랐다. 제주도가 장차 대한민국의 보물로 우리의 안식처가 될 것을 생각하면서 이 밤도 편안한 밤이 되었다.

 

 3일째는 첫날 보지 못한 곳까지 들리려니 일정상 일찍 나섰다. 제주는 기차가 다니지 않는다. 관광상 인위적으로 만든 <에코 랜드 한라산 관광열차>4정거장을 거치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곳자왈 걷기까지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첫 정거장을 내려 자연을 돌면서 호수의 잉어, 아열대 식물을 관람할 때는 비가 오지 않았다. 두 번째 기차를 타고 내려 돌 때는 호랑이 장가 가는 듯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제주도에 오전 11시 호우경보가 내렸다는 스마트 폰 메시지를 보았다. 3, 4 정거장은 내리지 않고 창가에 떨어지는 비를 보며 역무원의 문 열림과 닫임으로 출발했다. 다른 일행도 내리지 않았다. 멀리 바라 보이는 자연식물들이 비를 맞으면서 ‘쉬었다’ 가라고 나를 부르고 있었다. 30여 분이 지나 기차 종착역에서 내릴 때는 비가 오지 않았다. 승마체험장으로 가기 위해 또 바보가 되었다. 그러다 비가 오기 사작하여 승마장은 그냥 들르지 않고 가기로 했다. 승마장에 도착했을 때는 비가 오지 않아 우리는 승마장으로 들어갔다. 일행 전원 체험을 하고 다른 관광객이 입장하는 것을 보고 우리는 승마에 만끽하는 기분에 젖어 있었다. 또 다시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우리는 맞지 않고 다른 일행은 비를 맞으며 승마체험을 했을 때 더 큰 바보웃음으로 포효하고 있었다.

 성읍 민속마을에 도착했다. 진짜 제주도의 맛을 볼 수 있었다. 현지 가이드의 구성진 말 솜씨는 우리마음을 다져가며 친구처럼 가까이 말을 했다. 꽤 오랜시간이 흘렀다. 꼭 홀리는 기분에 젖어 나는 사는 것을 잊지 못한다. 지난번 호주, 뉴질랜드에서는 어깨가 절려 약을 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에도 사야하는데 아내가 흘끔흘끔 쳐다보면서 사지 말라는 눈치를 보냈다. 제주도에 오면 용암으로 된 굴을 보지 않을 수 없다. 3대 굴이 있는데 만장굴, 한림공원의 협제굴, 지금 보는 미천굴이 있다. 개인 사유 굴로 총길이가 1.7㎞인데 제 1365m만 개방하고 있었다. 천장에서 물방울이 많이 떨어져 우산을 써야만 했다. 더위를 20여 분 식힐수 있었다.

 이제 마지막 코스로 <선녀와 나뭇꾼> 관람을 마치고 제주를 떠나야 했다. 그동안 일등 관람객이었는데 절반 이상이 내리지 않았다. 지금까지 관람하는 것 중 제일 중요한 것으로 아는데 내리지 않다니 서운했다. 개인이 만든 사유물로 옛날을 회상할 수 있는 물건들이 넓은 공간에 잘 배치되어 있었다. 제작하고 수집하는라 너무 수고가 많았다. 그 많은 것 중 옛날교실에서 난로에 도시락을 데우는 것, 연탄불을 교체하는 것, 공부방 호롱불, 극장표 파는 곳, 두레박 우물, 화장실, 부엌, 등 나와 관련있는 추억을 더듬고 있었다. 12,000원의 입장료가 아깝지 않았다. 한 친구는 자기에게 소중한 장면을 찍다가 썬그라스를 놓고 나와 잊어 버렸다. 백 기사 가이드는 돌아가는 길에 그곳으로 전화해 바보처럼 부탁했다. 찾았으면 했는데 공항 출발 전까지 소식이 없어 바보처럼 웃어 넘기고 나서야만 했다. 그곳 유물로 남겨질까 다음에 다시 들려야겠다. 헤어지기 전 누가 말했는지 일행 중 시인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가이드는 여행시 한 수를 읊어 달라고 했다. 가볍게 글을 정리하면서 띄워 보았다.

 

 이제 제주공항에서 오후 65광주와 김포로 갈 아시아나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끝까지 탑승구 번호와 승차시간 변동이 스마트 폰을 울리고 있었다.

                                                                            (2020. 8. 12.)

 

<여행이 준 선물>

 

다섯 번의

우여곡절 속에 이루어진

23일 제주여행

오랜 정으로 맺어진 친교는

더 큰 사랑을 알게 했다

 

망망대해 바다위를 나를

짧은 비행속에

잠시 <코로나 19> 잊어 버렸다

새 맘 새로운 인생의 길

더욱 바르게 살라 한다

 

남은 삶

삶의 여울에서

우리 서로 보듬어주며

오순도순 옹골차게

하루하루 엮어보세

 

이번 기행에서

백 기사의 바보웃음이

우리를 행복하게

웃음짓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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