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쫒기면서 사는 사람들

2020.09.12 04:02

이인철 조회 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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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항상 쫒기면서 사는 사람들
이인철







5월 어느날 금요일 퇴근 무렵이었다. 일 주일간의 직장생활을 마감하는 저녁시간인지라 친구와의 약속 또는 회식자리로 가는 분주한 시간이었다. 어느 4십대 초반의 회사원으로 보이느 고객이 담배 한 갑을 샀다. 그러나 정작 담배는 테이블에 놓아둔채 계산만 하고 밖으로 정신없이 뛰쳐 나갔다. 뒤쫒아가 고객을 찾아보니 금새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았다.

두 서너 시간이 지난 뒤 그 사람이 또 찾아와 같은 담배를 찾았다. 혹시 조금 전에 담배를 사러 온 적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담배를 사긴 샀는데 어디서 빠진 것 같다고 했다. 놓고간 담배를 내주니 그때서야 얼굴에 미소를 띄었다. 이렇게 바쁜 것은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느 여자분은 물건을 손에 든채 계산부터 해달라고 졸랐다. 왜 그렇게 바쁘냐고 물으니 앞 도로의 신호등이 파랑불로 바뀌기 전에 빨리 나가야 한다고 했다.

알바를 처음으로 실습하고 첫 손님을 받던 날이었다. 빨리 계산을 해 주지 않는다고 자식 또래의 젊은 고객의 따가운 시선이 얼마나 섬뜩 는 지, 지금도 가끔씩 그 악몽에 시달린다. 심지어는 물건도 고르기 전에 얼마냐고 묻는 것은 부지기수이며 결재도 안됐는데 신용카드부터 빼가는 고객도 적지않다. 그러다보니 사람들 간에 대화도 점차 단절돼가면서 나홀로족이 늘어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빨리 빨리로 대변되는 한국인의 삶이 오랜동안 겪어온 군사문화의 영향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반대로 유럽에서 최근 일기 시작한 다운수프트. 비록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지만 보다 여유롭고 편안한 삷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제라도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고 주변을 만끽하면서 잠시 여유로운 차 한 잔이 생각나는 밤이다.

(2020.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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