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12 18:27
이인철
출근하면 점원의 하루 일과는 각 매대에 진열돼있는 물건을 정리하면서 시작된다. 빈자리에 물건을 채우고 고객들의 눈에 잘 띄게 매대 앞면으로 당겨서 진열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고객이 물건을 사가고 난 뒤 그 자리를 쳐다보면 한숨이 절로 난다. 반듯하게 진열돼있는 물건들이 마구 넘어져 있고, 극성스런 경우에는 아예 다른 물건과 섞여있다. 우유를 비롯해 도시락, 삼각김밥 등 먹거리가 가장 심한 편이다. 이런 이유는 뭘까? 원인은 상품을 진열할 때 맨 앞쪽부터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않은 것부터 진열하지만 이를 아는 고객들은 반대로 유통기한이 가장 먼 상품부터 빼가기 때문이다. 냉장고애 진열돼있는 음료수도 예외는 아니다. 애써 뒤에있는 물건을 빼가다보니 진열된 상품들이 무더기로 넘어져 있거나 맨앞에 진열돼있는 상품은 아예 다른 상품칸에 버젓이 자리잡고있다. 이러다보니 종종 고객들이 찾는 물건이 없다고 항의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런 현상은 요즘들어 젊은층까지 더 극성을 부린다. 보릿고개를 넘어서 급속한 산업화로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서 그만큼 건강에대한 관심이 커진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뿐이 아니다. 애완견인 개부터 시작해 곰과 뱀, 너구리 등 몸에 좋다는 것은 물불을 가리지 않으면서 자연생태계마저 무너뜨리고 있다는 환경단체의 지적이다.
언젠가 동남아 지역에 다녀온 적이 있다. 태국에서는 코브라를 사육하는 농장에 이를 먹기위해 한국관광객들만이 진을 치고 있었다. 중국에서는 혐오식품가게마다 한국관광객들이 큰손이다. 이쯤 되면 한국인의 극성스런 건강식품 선호현상이 세계에서도 으뜸이 아닐까? 한국에서도 휴가철이면 관광지마다 야생동물이 수난당하는 사례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기에 선진국 야생동물협회는 한국에게 개고기 등 야생동물의 식용을 금지해달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고있다. 이같은 잘못된 먹거리 인식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식품반품비용이 한 해에 약 6500억 원. 연간 폐기된 음식물처리비용만 20조원에 이르고 있다고한다. 이같은 부담은 고스란히 농민 몫으로 되돌아가고 원자재상승요인으로 작용해 걸국 자신들이 피해를 보는 셈이다.
식품폐기문제가 심각한 국제적 관심사로 떠오르자 뉴욕유엔본부 국제회의에서도 2030년까지 전세계 1인당 식품폐기물을 50%이상 감소시키기로 운동을 펴고있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유통기한이 문제면 지금이라도 당장 한국 실정에 맞게 고쳐야하는 게 아닐까? 남은 음식물을 소비하기위한 푸드뱅크를 활성화시키는 방안은 없는지 연구해 볼 일이다. 하루가 다르게 건강과 보호에 중독돼가는 한국인들. 한국인의 품격을 지키고 자연생태계를 보호하는 또다른 해결책은 없는 것인지 연구해 봏 이이다.
(2020.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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