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 처음으로 모국을 찾아온 재외 국민들

2020.10.07 19:20

이인철 조회 수:4

12. 태어나 처음으로 모국을 찾아온 재외 국민들

    이인철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면서 재외국민들이 속속 대한민국을 찾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감염증의 발원지로 알려졌던 중국 우한 교민 7백여 명. 초기에는 감염우려에 지역주민들의 반대도 있었으나 아산과 진천주민들이 마음의 빗장을 열면서 따뜻한 배려로 그들은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도시가 봉쇄되면서 공포에 떨던 그들에게 난생 처음으로 절먕에 빠진 자신들을 보듬아준 고국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뿌듯했을까? 떠나면서도 아쉬워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고향이라는 포근함이 밀려온다.  

 해외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비롯해 가족, 유햑생들도 잇따라 우리나라에서 보낸 특별기 편으로 속속 입국하는 모습을 보니 마치 집 떠난 자식이 오랜만에 돌아오는 느낌이었다. 집 나가면 개고생인가? 어느 드라마 제목이 생각난다. 그만큼 한국을 떠나 외국살림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서로 여유가 있을 때는 대화가 가능하지만 어려울 때는 아무래도 제식구 감씨는 것이 인지상정이 아닌가? 따돌림을 받을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더구나 요즘 선진국마다 코로나를 계기로 인종차별과 종족간 혐오는 도를 넘고 있다. 그만큼 세상이 메말라 간다는 증거다. 그러다보니 이런 위기상황에서는 피붙이도 없는 외국에서 제몸지키기가 얼마나 어렵겠는가?

 이들이 대한민국을 등진 원인도 다양하지만 정부의 책임 또한 큰것도 부인할 수가 없다.  

 "떠날겁니다. 내새끼도 지켜주지 못하는 이 나라. 이 나라에서 사는 게 너무 고통스러울 것 같습니다."

  세월호 침몰사고로 애지중지하던 딸을 잃은 어느 어머니의 절규다.

 미국 시민문제를 다루는 공개포럼 사이트인 아이삭브록 소사이어티가 조사한 지난 50년간 해외로 이주한 한국인은 백만 명이 넘고 국적포기자도 인구 10만 명당 뉴질랜드가 4.5명, 홍콩 25명에 비해 한국은 1,680명으로 일본의 20배가 넘는 세계최고 수준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서해 훼리호 침몰사고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있었던 1993년에서 1995년 3년동안 한 해 1만4천4백77명에서 만5천9백77명으로 증가했고, IMF금융위기 당시 1만2천4백84명에서 98년에는 1만3천9백74명으로 늘어났다. 정치적 혼돈기에 급격히 늘어나는 현상을 엿볼 수 있다.

 최근에는 이명박 정부시절인  2011년 2만 2천6백28명을 깃점으로 줄곳 감소세를 보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에는 1천4백43명으로 크게 줄었으나 이듬해인 2018년에는 6천2백57명으로 무려 5천 명이 늘어나는 등 국내경제 상황과 무관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와 관련해  이들이 잠시 고국을 찾는 이유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아무리 떠났지만 그래도 고국은 자신들을 주저하지않고 따뜻하게 맞아준데다 정성껏 치료해주는 의사와 간호사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들이 외국으로 다시 돌아가도 고국에 대한 따뜻한 정을 어찌 잊을 수가 있을까?

 더구나 세계적으로 코로나19를 감당치 못하는 혼란기에 있지만 모국의 코로나 관리는 공개적이고 거의 빈틈없는 신속한 대응으로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점이 얼마니 믿음이 가고 뿌듯했을까?

 국민을 책임지고 국민의 아픔을 헤아려줄 줄 아는 정부, 얼마나 국민들이 바라던 모습인가? 그러나 아직도 정치는 혼돈속에서 벗어날 줄 모르고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2020.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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