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플레이를 외면하는한국사회

2020.10.22 23:47

이인철 조회 수: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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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페어플레이를 외면하는 한국사회

이인철



스포츠에서 페어플레이란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경기정신에 입각하여 경기를 하는 것으로 남을 배려하고 진실과 성실의 정신이 바탕이 되고 있다.

2004년 8월 30일. 그리스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을 5Km 앞두고 선두를 질주하면서 금메달을 눈앞에 둔 브라질 출신의 마라토너 리마. 그 순간 아일랜드 출신의 종말론 추종자가 주로에 뛰어들어 밀치는 바람에 쓰러져 결국 결승점에 3위로 들어오는데 그첬다. 그를 위해 관중들의 위로가 쏟아졌지만 그는 결코 불운에 울지 않았고 오히려 동메달에 감사했다.

그는 그로부터 12년 후인 2016년 브라질 올림픽에서 축구황제 펠레와 전 테니스 세계 랭킹 1위인 구스타브 쿠에르텐도를 제치고 마지막 성화주자로 뽑혀 리우올림픽의 성화를 밝혔다. 상처를 미소로 달랜 리마가 최종 선택을 받게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언제부터인가 체육계가 승리 지상주의에 빠져 갖은 폭력과 심지어는 성폭행사건까지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에는 철인 3종경기 최숙현 선수가 구타와 폭언 등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해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정치지도자도 예외는 아니다. 충남지사에 이어 부산시장과 서울시장의 성폭행사건. 이를 두고 여론은 양분된다.

오리려 과정보다는 결과만을 주장하면서 그들의 공적을 논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인지 상당수 정치인들은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을 이 나라의 민주주의 초석을 다졌고 산업화의 기반을 다진 대통령으로 만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장기집권을 위해 정적에게는 빨갱이라는 프레임을 덧씌워 철저히 견제해왔던 사실은 애써 모른채하거나 기억조차 하기 싫어한다. 조봉암과 인혁당사건. 이승만 대통령 당시 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였던 죽산 조봉암 선생. 박정희 대통령 집권당시 유신정권에 반발하던 민주투사들을 북한의 지령을 받아 정부를 전복하려 했다는 내란음모 사건으로 몰아 사형한 사건들이다. 민주국가에서는 있어서는 안될 인권유린이자 정치권력에 종속된 수사기관과 사법부의 불법이 낳은 대표적인 사법살인사건이다.

조선조의 경우 반드시 정적에게는 사약을 내리고 그 이전에는 삼족을 멸하는 우를 범하면서 나라가 어지러울 때 지도자가 없어 혼란만 가중되고 결국 중국이나 일본의 침략지가 된 역사적인 사실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모택동은 문화혁명 당시 등소평을 유배했지만 죽이지는 않아 후일 중국을 이끌어가는 훌륭한 지도자로서 몫을 다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인권과 사람의 생명을 가벼이 생각하는 지도자들 때문에 얼마나 많은 무고한 국민들이 희생됐던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모친상에 정치권의 조문행렬이 줄을 잇자 성폭행 피해자인 김지은 씨는 "살려고 택한 미투는 또다른 의미의 죽음이라며 지금도 변함없는 정치권의 위세와 권력의 카르텔 앞에서 두려움과 무기력함을 새삼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의미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정치권이 다시 한 번 귀담아 들어야할 얘기인 것 같다.

(2020.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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