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전에 대하여

2020.11.14 11:51

윤석순 조회 수:16

 시화전에 대하여

 

                                                                       윤석순

 

 

 그동안 시창작반에서 앞뒤에 앉아 함께 강의를 들었던 이 선생님이 시집 한 권을 주었다. 첫 학기인데 문학에 관한 이런저런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해줬다. 시인으로 등단한 지 꽤 오래 되었다고 했다. 대화내용이나 생각이 부드러웠지만 그분의 시집에서 세련되고 자연스런 제목과 시어들이 떠올랐고, 묘사하는 어휘력이 남달리 느껴졌다. 한 학기가 지나게 되면서 그는 201811월에 문학회를 소개해 주어서 12월 초에 가입했다. 정규모임은 두 달에 한 번씩 갖고 활동하게 되었다. 매년 6월이면 시 창작품을 모집하여 1023~말일까지 시화전을 해왔다고 한다. 한옥마을에 있는 최명희문학관에서 작년에도 3작품 중 1편은 시화전을 하게 되었는데, 제목은 「여름 격포의 야경, 붕어섬, 한가위」였다.

 

 여름 격포의 야경

 

                        윤석순

 

여름날 저녁에

 

격포 주변을 산책하니

 

밤하늘 별들이 웃으면서 환영한다.

 

온가족 행진하며

 

장단 맞춰 노래하니

 

등대는 불 밝혀서 기꺼이 안내한다.

 

여기저기 남녀노소는

 

손에 손을 잡고

 

 달빛 비친 바닷가 모래밭을 걷고 있다.

 

아이들은 모래성을 쌓고

 

형아들은 나란히 서서

 

연발 폭죽을 쏘아 올린다.

 

구경꾼 아낙네들 함성 소리에

 

아이들은 깜짝 놀라

 

엄마 찾아 헤맨다.

 

                           (2019. 10. 23. )

       

  올해도 같은 방법으로 시화전을 2020년 1023일 금요일부터 말일까지 이어서 삼례에서 1주일 동안, 제목은 「팥빙수」, 친구와 함께, 웅덩이」였다.

 

팥빙수

 

                            윤석순

 

대낮에는 폭염으로 일하기가 쉽지 않아

시원한 그늘에만 있고 싶다.

 

마침 친구는 내가 좋아하는

맛좋고 시원한 얼음 팥빙수를 찾는다.

 

쿠키와 커피를 한 모금씩 마시며

도란도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눈다.

 

달콤하고 시원한 팥빙수도

 

더위를 식혀주고 있다.

                     

(2020. 6. 18. )

   

  금년에는 두 군데에서 시화전 작품을 발표했다. 시창작반 월요반 정총무와 회원님이 함께 방문해 주셨다. 둘이서 시화전 작품과 화분 5개가 들어있는 바구니를 안고 사진을 촬영한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게다가 지극 정성이 듬뿍 담긴 한 아름의 선물도 좋았건만, 단체 카톡방에 사진을 담았다. 바로 감사하다고 전송메시지를 전달했다. 혼자만 기뻐하는 것보다 글로서 공유하면 배가 되는 기쁨을 간직할 수 있어 좋았다. 작년에도 카톡방에 회원들이 축하 메시지로 공감해주었는데 올해도 분위기가 훈훈하고 반응이 뜨거웠다. 여러 번 카톡에 회원들이 힘을 실어줬고 3주 동안 위로와 격려멘트가 반가웠다.

 1달 전쯤, 김명자 대표 사진전시회와 작년에 이오일 대표의 그림전시회, 그리고 김재교 작가의 시집과 사진첩 워크북을 작년과 올해에도 주셨다. 온갖 정성을 다하여 작품전시회를 맞는 기쁨은 이래서 전이되는가 생각해 본다. 함께 참여해 감상하고 차도 마시며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문학회에 가입 후, 첫 시를 쓸 때는 수필 같은 시를 쓰기도 했다. 하지만, 1918년도 가을학기부터 거의 매주 시 1편씩 날짜를 기입하고 습작을 발표했다. 강의도 듣고 많은 시집과 강의안을 충분히 복습했다. 첨삭지도에 관심을 가지고 나름대로 노력을 해왔다. 아직도 진행 중이고 어렵지만, 5학기가 된 지금은 제목이 주어지면 웬만하면 시간도 그다지 걸리지 않고도 일기를 쓰듯이 자연스런 시가 된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특별활동부 문예부에서 활동하여 겁 없이 생각나는 대로 제목이 주어지면 쓰고 상도 탔지만, 시를 마구 썼던 습관인지, 그때의 분위기로 시 5, 수필 2편의 졸작을 3년 전. 125일 수요일에 한국경제신문사 주최 경연대회에 우편으로 작품을 제출했었다. 시작이 반이니만큼 첫 발표 작품을 제출할 때 몸살이 나는 듯했으나 잘 견디고 꾸준히 하여 오늘의 시쓰기 습작이 되었다. 기회가 주어지면 시집을 내려고 정성껏 정리하고 있다. 몇 군데 문학회에 가입하여 활동하지만 시 3편씩 제출을 기본으로 하되, 시집이 단체로 나오기에 단 1편이라도 중복되지 않도록 했다.

  연주활동을 하려면 실수하지 않으려고 수 없이 연습을 거듭하게 된다. 그런 각오로 마구 쓰다가 교수님의 첨삭지도로 재구성되어 멋진 작품이 되고 많은 칭찬과 격려를 받으면 담대해진다. 어린 시절을 통과하여 요즘엔 바빠도 최선을 다하니 안도감이 생긴다. 작품이 늘어나니까 보람도 있고 근육이 생겨서 크게 놀라지 않으며 시쓰기가 기쁘고 즐겁기만 하다.  

 

                                       

                                       (2020. 10.  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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