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사춘기

2020.11.18 23:54

이경녀 조회 수:3

 


70대 사춘기

우리 70대는
가을이고 낙엽이라더니..
그 옛날 부모님 때와는
많이 다르다.

건강도
청장년 못지않고
생활에 무게에도 벗어나
이제사 자유롭고,
나 자신을 찾을 수 있는
나이가 아닌가?

나는
아직 바람이 되고 싶다.

조용한 정원에 핀 꽃을 보면,
그냥 스치지 아니하고
꽃잎을 살짝 흔드는
바람으로 살고 싶다.

스테이크 피자가 맛있더라도
조용한 음악이 없으면
허전하고,

언제 보아도
머리를 청결하게 감은 아가씨가
시중들어야 마음이 흐뭇한
중년의 신사가 되고 싶다.

질풍노도와 같은 바람은 아닐지라도
여인의 치맛자락을 살짝 흔드는

산들바람으로
저무는 중년으로 멋지게 살고 싶다.

시대의 첨단은 아니지만,
두 손으로
핸드폰 자판을 누르며
카톡문자 날리고,

길가에
이름없는 꽃들을 보면
디카로 담아
메일을 보낼 줄 아는
센스 있는 중년이고 싶다.

가끔은
소주 한병에 취해
다음 날까지
개운하지 않더라도
마음이 통하는 여인과 함께라면,

밤 늦게 노닥거리는
재미를 느끼는
바람둥이고 싶다.

아직은
립스틱 짙게 바른 여자를 보면,
살내음이 전해 와서
가슴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는 나이.
세월은 어느 듯 

저 산넘어 황혼이지만
머물기 보단 바람부는 대로

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나이

이게 우리들의 사춘기이다.
70대 신사들이여.

만세! 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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