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형한테 배울 게 더 많습니다

2020.11.24 22:35

박정환 조회 수: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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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형보다 450년전 퇴계형한테 배울 게 더 많습니다"


국학진흥원·도선서원 퇴계선생 서세 450주년 추모행사
학술행사 아닌 대중강연의 형식으로 27~28일 개최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우리가 2500년 전에 태어난 테스(소크라테스)형보다 450년 전 세상을 떠난 퇴계형한테서 배울 점이 많다고 봅니다."

김병일 도산서원 선비문화원 이사장은 25일 서울 종로구 한정식 두레에서 기자들을 만나 "각종 강연과 시창, 연극 등을 다양한 공연을 도입해 퇴계선생의 사상을 쉽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이사장은 "퇴계 이황(1501~1570) 선생은 70세를 앞둔 1569년 3월 도산으로 귀향해 서세 직전까지 약 21개월간 시와 편지, 현판 글씨 등을 통해 사람의 도리를 일러주고 주변을 감화시켰다"며 "이런 삶의 모습은 고령화 시대에 자신의 경륜을 사회에 환원하는 의미 있는 모델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퇴계 이황 서세(逝世) 450주년을 맞아 오는 27일부터 28일까지 도산서원을 비롯해 경북 안동시 일원에서 추모행사가 열린다. 서세는 별세의 높임말이다.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사후 4년 뒤인 1574년 건립됐으며 2019년 7월 10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퇴계 이황(李滉)은 조선전기 성균관대사성, 대제학, 지경연 등을 역임한 문신이자 유학자다. 그는 인간 심성론에 대한 연구를 통해 조선 성리학의 수준을 격상시킨 학자로 평가받는다. 또한 그의 문인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남인(南人) 세력은 조선 후기 정치의 큰 축으로 활동했다.

김 이사장은 "퇴계 선생의 사상은 우리 사회이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며 "서세 450주년을 맞아 제자들의 임종기록인 고종기에 나타난 퇴계의 서세와 이후 남겨진 이들의 추모와 기림을 통해 인간 퇴계의 면모를 조명하고자 한다"고도 말했다.

도산서원. (문화재청 제공) © News1 DB
도산서원. (문화재청 제공) © News1 DB
이번 추모행사는 '군자유종(君子有終), 세상의 빛이 되다'란 주제로 이틀간 퇴계선생 종택, 도산서원, 안동시민회관 등에서 열리며 국학진흥원과 도산서원이 공동 개최한다.

조현재 한국국학진흥원 원장은 "이번 행사는 퇴계의 학문적 성과를 조명하는 학술행사가 아닌 대중강연의 형식으로 열린다"며 "강연의 주된 소재는 편지 573통, 시 149 수, 글씨 등 만년의 퇴계가 남긴 1차자료에서 발굴하고 이야기 중심으로 구성해 청중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 원장은 "강연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합창, 시창(詩唱), 연극, 낭독 등 관련 공연을 강연 전후로 무대에 올린다"며 "김종성 충남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가 작곡한 '도산12곡' 합창으로 개막공연과 퇴계 16대손 이정환 작가가 퇴계의 말씀과 좌우명을 나무에 새긴 서각 40점 전시도 눈여겨 볼만 하다"고도 말했다.

첫째날인 27일 오전 7시 퇴계종택 사당에서 열리는 고유제를 시작으로 추모행사가 이어진다. 오후2시 안동시민회관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강연 중심의 본 행사가 열린다.

김병일 도산서원장은 '퇴계선생의 마지막 시간과 되살아나는 향기'를 주제로 퇴계의 만년의 삶이 지닌 의미, 퇴계가 오늘 우리 사회에 주는 교훈 등을 중심으로 기조강연한다.

퇴계 이황 태실.(문화재청 제공)
퇴계 이황 태실.(문화재청 제공)
이치억 한국국학진흥원 박사는 '생의 끝자락에서 부친 편지'라는 주제로 퇴계의 따듯한 인간애를 보여주는 편지들을 소개한다. 이어 이정화 교수가 '노경의 삶과 시에 깃든 하늘·자연·사람'을 권진호 박사가 '퇴계선생의 뜻과 마음을 담은 글씨, 현판'을 주제로 각각 강연한다.

둘째날인 28일에는 '퇴계선생과의 이별'을 주제로 한 강연을 마련했다. 강구율 동양대 교수는 '퇴계선생의 고종(考終) 기록을 통해 본 군자유종(君子有終)'을 주제로 강연한다. 강 교수는 제자들의 임종기록인 '고종기(考終記)'에 나타난 죽음을 앞에둔 퇴계의 의연한 태도와 스승을 보내는 제자의 안타까운 마음을 들려줄 예정이다.

이종범 한국학호남진흥원장은 '퇴계와 고봉, 남은 향내 더욱 새로워라'를 주제로 당대인들 중 특별한 관계였던 고봉 기대승과 퇴계의 아름다운 인연을 통해 지역과 세대를 넘어서 끼친 퇴계의 영향을 소개한다.

행사장 로비에는 1569년의 마지막 귀향 45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개최한 재현행사의 기록사진전이 선보인다. '나무에 새긴 퇴계선생의 가르침'을 주제로 퇴계 16대손 이정환 작가가 퇴계의 말씀과 좌우명을 나무에 새긴 서각작품 40점도 전시된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가까운 지역 인사 위주로 진행될 예정이며 한국국학진흥원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양일간 행사를 실시간 중계할 계획이다.

경북 안동시 풍산읍의 430여년 전 한무덤에서 퇴계 이황 선생의 친필 만장이 출토됐다.(한국국학진흥원 제공) © News1 DB
경북 안동시 풍산읍의 430여년 전 한무덤에서 퇴계 이황 선생의 친필 만장이 출토됐다.(한국국학진흥원 제공)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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