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비탈에 서서 / 김영교 시인

2013.02.20 10:49

윤석우 조회 수:241 추천:19





나누어 받은 뿌리 한 가닥
나즈막히 껴안고
아직은 동면에 잠긴 삶의 뒤뜰에
힘 모아 심은 날
설렘은 푸드득 아침 날개

겨울 한복판
거리에는 말랑한 기온이 흥건해도
아침저녁 목도리 찾는 긴 목

아랑곳 않고 돋는 여린 움
씨눈 지그시 내려 깔고
가지 마다에 온 정성 쏟는
질긴 침묵
찬란하게 껍질 떨구며 밀어내고 있다

그리움의 간격으로
비탈에 서서
가슴으로 받아 낸
칼 바람

흔들린만큼 위를 바라며
나무 한 그루 드디어
선다
비좁지 않게
비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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