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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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관심

2018.05.29 15:26

조형숙 조회 수:7950

우리의 주위에는 선천적 장애인과 후천적 장애인이 있다. 그들이 사회에서 어떻게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나를  몇 사람의 케이스를 보며 생각해 보았다.
 
 카자흐스탄의 키릴은 오른팔의 팔꿈치 밑이 없이 태어났다. 키릴의 부모는 아이를 보고 놀라고 두려워 생후 20일에 고아원에 내다 버렸다. 고아원에서는 커가는 키릴을 보면서 양부모를 만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키릴이 4살 되던 해에 캐나다에 사는 양부모를 만나 입양하게 된다. 고아원 직원이 입양할 부모에게 다시 한 번 확인을 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양부모는 "네! 꼭 그 아이를 입양하고 싶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키릴이 캐나다에 도착했을 때 공항에 마중 나온 할아버지 Durg Facey는 오른쪽 팔꿈치 아랫 부분이 없었다. 어리둥절하고 있는 키릴에게 다가온 할아버지는 환한 미소로 반갑게 오른팔을 내밀었다. 어린 키릴은 할아버지를 보고 깜짝 놀랐지만  "아! 나와 똑같구나" 하며 편안함을 느끼게 되었다. 키릴과 할아버지는 금방 친해지고 오른 팔꿈치 끝으로 하이파이브를 했다. 무릎을 꿇고 아이를 안아주며 할아버지는 "의욕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단다." 라고 말해 주었다.
 
Dong Facey와 Lesely부모를 만난 키릴은 좋은 가정환경에서 행복하게 잘 성장했다. 양부모는 사랑을 줄 수 있는 아들이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말한다. 할아버지는 입양 하기 전 키릴의 사진을 보고 "나와 똑같구나" 하며 눈물을 흘렸다. 쌍거풀이 진 검고 큰 눈을 가진 귀여운 아이는 자기와 같이 오른팔이 없었던 것이다. 꼭 그 아이를 데려오자고 가족이 의견을 모았다. 키릴의 장애가 우선 순위로 바뀌어진 것이다. 할아버지는 장애를 극복하고 사업가로 성공한 사람이었다. 장애인 올림픽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였다. 할아버지는 키릴의 인생에 큰 지원자가 되어 주었다.
 
   장애인을 피아니스트로 잘 키운 엄마의 소원이 떠오른다. "선천적인 육체 장애나, 사는 동안에 사고를 입어 장애인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한다. 다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번째 장애는 주위에서 만든다. 장애인이 잘하느냐 못하느냐는 주변에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해 주고, 얼마나 믿어 주느냐에 달려 있다. 장애를 갖고 있는 당사자의 아픔은 장애 자체가 아니라 주변 사람이 보는 시선이다. 경이롭게 쳐다 보는 시선이 가장 가슴 아픈 일이다." 라고 말한다.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을 받으며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던 시각 장애인의 이야기를 알고 있다. 공부도 잘했고 똑똑했던 여인이 20대에 실명을 하게 되었다. 잘 나가던 자신에게 쏟아지는 사회 전반적인 낮은 인식을 받아 들이기가 어려워 여인은 죽고 싶은 마음을 품게 되고 죽을 준비를 했다. 중도에 장애인이 되었기에 다시는 전과 같은 행복은 없고 가족의 짐만 될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인은 벽을 더듬어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 난간의 끝에 서서 뛰어 내리려는 순간,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만일 지옥이 있다면 지옥불에 들어가 영원히 고생을 할 텐데, 죽어서 더 큰 괴로움이 있다면 어떻게 견딜까? 차라리 살기를 노력하는 것이 덜 괴롭지 않을까? 여인은 생각을 바꾸고 옥상에서 내려왔다. 생명과 같은 시력을 상실한 1급 시력 장애를 극복하고 여인은  드디어 대학교수가 되었다. 장애를 드러내지 않고 일반인 노릇을 한다는 것이 제일 어려웠다고 말한다. 가족 중에 시각 장애인이 있는 남자를 만나게 해 달라고 기도했는데 기적같이 시각장애 어머니를 가진 남성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도 낳았다. 가족은 행복하게 살고 있다.
 
'황혼의 작은 음악회'에 갔었다. 70세를 맞는 목사님이 음악회로 칠순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목사님은 맹인이었으나 수십 년의 목회 생활을 잘 해 오셨고, 음악을 좋아해 기타를 치며 찬양하고, 피아노로 오래 전 즐기던 팝송도 불렀다. 소프라노를 전공한 아내와의 듀엣 '향수'도 듣기 좋았다. 목사님이 무대로 들고 나실 때마다 고운 모습의 아내는 곁을 지켜 드렸고, 한 곡이 끝날 때 얼른 물병을 손에 쥐어 드려 마시게 했다. 보살핌이 어찌 그 시간 뿐이었겠는가? 만나서 지금껏 극진한 사랑으로 보필했을 아내가 너무 아름답고 숭고해 보였다. 음악회를 축하하러 오신 많은 하객들이 목사님이 얼마나 잘 살아 오셨는지를 느끼게 하는 시간이었다. 삶의 기적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변화와 노력에서 시작되고 만들어 진다는 것을 배운 보람 있는 날이었다. 음악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부부의 마음이  더욱 아름답게 빛났다. 
 
위의 경우들을 보았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관심을 갖는 것이다. 주위에 사랑해 주고 보살피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의 삶을 살 수 있었다. 인간은 사회적 동믈의 일원으로 함께 참여하고  기여 함으로 가치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관심이 없었거나 스스로 자신을 찾아 시련을 이겨내지 못했다면, 또 돌봐주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성공에 도달할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