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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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기다리던 새 땅을 밟다

2018.10.08 10:02

조형숙 조회 수:8013

 

    

 

   익숙했던 하늘이 새 땅에 발을 딛고 섰을 때 새로운 하늘이 되었다. 밤 11시20분에 출발하여 캄캄한 밤 하늘을 5시간 날아 과테말라에 도착했다. 멀리서 동이 트이는 붉은 햇살의 황홀함을 버릴 수 없어 새벽 창문 살짝 열고 사진 한장 남겨 두었다. 창가에 앉을 수 있는 행운으로 구름위를 나르는 신비함을 더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다. 아침 해를 타고 서서히 보이는 과테말라의 지붕들은 한국의 60-70년대의 느낌을 주었다. 죽 늘어선 주택을 보며 우리나라도 저렇게 지낼 때가 있었는데 생각하고 있는 순간, 거대한 비행기의 날개는 세개의 문짝을 위로 올려 바람에 저항하고 있었다. 그리고 비행기는 서서히 순조로운 숨을 쉬며 과테말라의 땅으로 들어섰다. 

 

   12명의 과테말라 컴패션 선교팀이 드디어 기다리던 여행을 떠났다. 컴패션의 본부는 콜로라도에 있고 본부에서 파송한 조 영훈목사는 시에틀에서, 컴패션 봉사자인 미셀은 미네아폴리스에서 떠나 우리 팀과 동참했다. 아침 6시30분 과테말라 시티 공항에 도착후 과테말라 컴패션 센터에서 나온 Juan, Gloria, Alejandra 에게 안내를 받았다. 새벽 거리는 복잡하고 버스 정류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이유는 학교가 일찍 시작하여 일찍 끝나고, 직장도 멀리 가는 장거리가 많아 일찍 서두르지 않으면 트래픽이 대단하다고 한다. 그것이 그들이 일찍부터 서두르는 이유다. 한쪽에서는 식사를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빵을 직접 구워내는 큰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컴패션 사무실에 들려 서로를 소개하고 함께 예배를 드렸다. 진심으로 드리는 기도는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 주었고 간절하게 드리는 찬양은 알아 듣지 못해도 찬양하는 모습만으로도 하나님안에 하나됨을 보여 주었다. 혹 아는 멜로디가 나오면 더욱 힘차게 찬송할 수 있었다. 예배후 세부적으로 하는 일들을 각 부서에서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모두 열성적이고 진솔된 모습으로 여러가지 일을 설명해 주었다. 돕는 아동은 보통 어린 나이에 시작해서 18세까지 돕는데, 어느 나라는 22세까지도 돕는다고 한다. 우리가 돕는 비용의 80%를 아동들이 받을 수 있다니 후원기관중 최고의 도움울 준다는 의미가 된다. low income가정, 빈곤한 가정의 아이들이 컴패션에 신청해 놓았다가 후원을 받는다. 현재 후원을 받고 있는 아동은 56,000명이고 그들을 세밀하게 돌아보는 직원들의 성실함으로 컴패션 사역에 대한 신뢰를 할 수 있었다.

 
   왜 과테말라를 컴패션의 지역으로 택했나? 한국도 컴패션에서 1983년까지 도움을 받는 수혜국이었다. 그러나 한국도 이제 도움을 줄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 컴패션의 목표는 1)예수 중심으로 2)교회가 기반이 되어야하고 3)아이를 중점적으로 지향하는 것이다. 교회가 들어가 있는 곳의 아이들이 가능하고 과테말라는 복음에 대한 큰 핍박은 없다. 그들의 교육은 1)영적교육 2)지적교육 3)사회교육 4)육적교육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A) 전산처리반에서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정보와 기록을 다 보유하여 어느 때에라도 볼 수 있으며 update를 18개월마다 하고 있다. 후원아동이 다른 곳으로 전환될 때도 교회와 연결해서 하며, 교회사역 현장에서 아이들 정보에 문제가 생길 때도 처리해준다. B) 편지관리부:아이들의 편지와 후원자들의 편지를 관리한다. 1년에 두 번 아동에게 편지를 쓰게한다. 선물을 받을 때도 편지를 쓴다. 한국어를 영어로, 영어를 스패니시로 번역을 해서 보내는데 콜로라도 본사에서 하고 얼마 후에 아이가 받을 수 있다. 매주 3,000통의 편지를 받아 번역하기 때문에 두달이 걸린다. 생일 선물이나 크리스마스 선물은 3달전에 해야한다. C) 재정부:매달 다른 행사를하고 후원금을 관리한다. 현장사역 센터인 교회가 컴패션 센터를 운영하여 아이들을 가르치고 먹이고 교육한다. 후원자의 재정으로 교회기반, 아동기반의 교육을 한다. 매달 15일까지 전산으로 재정보고를 본사에 한다. D) Trainer's Team은 교회에서 어떻게 운영을 하고 있는지, 또 해야 하는지를 철저하게 가르친다. 교회재정의 운영, 사용, 아동을 care하는 방법, 편지과정, 커리큘럼의 프로그램도 가르친다. E) C I V (Complementary Interventions) Focus Area는 Compassion's framework으로 아주 중요하다. 기본적 후원외에 아이에게 특별한 일이 생겼을 때 더 풍성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면 직업훈련으로 보다 넓고 높은 의미의 발전을 할 수 있도록 도우며, 기존 공공기관에서 자원부족, 의료부족으로 기인한 일들을 돕고 있다. 나라의 지원보다 더 좋은 것은 아니지만 우선 순위는 후원아동과 그 가족들이 받을 수 있다. 컴패션 안에 있는 아이들의 상급학교 진학율은 높고, 대학 졸업후 돌아와 아이들을 가르치는 봉사자가 된다. 각자의 전공을 살려 여러부분의 직업교육도 할 수 있다. 현재 컴패션은 200만명의 아동을 도와주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오늘 만나는 아이들은 스폰서와의 만남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1%정도의 아이들만 스폰서와 만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아이들은 정말 행운아다." 라고 컴패션은 말한다. 큰 쇼핑몰 2층에 말타기, 게임기, 자동차 등 아이들의 놀이기구가 있는 '처카치스'라는 큰 피자식당에서 3명의 아이들과 후원자가 만났다. 생전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지만 후원하는 마음과 받는 마음은 이미 사랑으로 연결이 되어 있어 서로 안고 눈물을 흘리며 반가워했고 옆에서 보는 사람도 울컥 목이 메이게 했다. 한참을 안아주고 등 두드려주고 머리 쓰다듬어 주며 함께 사진 찍고 함께 먹고 함께 놀았다. 아이들의 눈은 초롱초롱했고 같이 온 부모들도 얼마나 좋아하는지 이런 은혜가 어디서 온 것인가 감사가 넘친다. 교회와 컴패션에서 주신 기회로 사랑의 만남을 갖게 된 이 시간이 감사하고 감사하다. 각자의 통역자를 통해 말씀과 구원의 복음을 전했다. 다른 후원 아동은 마지막 날에 만나게 된다. 아이들과 만나는 장소와 시간을 세밀하게 관리해 주는 컴패션의 주도면밀한 섬김이 놀랍고 고마웠다. 주어진 3시간을 보내고 아이들은 더 있고 싶어하지만 팀원들은 다음 일정 이 있으니 아쉬움을 남긴채 헤어져야 한다. 
 
   아이들과 헤어진후 버스로 5시간의 산길을 돌고 돌아 코반이라는 산속 도시에 도착해 여장을 풀었다. 다음날  방문한 컴패션센터는 넓고 깨끗했으며 분위기는 활발하고 밝았다. 아이들과 교사들이 문 양쪽에 나누어 서서 버스에서 내리는 우리들을  하나 하나 환영해 주었고 악수와 허그로 교실에 안내되었을 때 과테말라의 전통 악기인 마림바를 9명의 아이들이 힘차고 경쾌하게 연주했다. 학교 이름이 'Rabi'였고 19명의 자원봉사자가 일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3세에서 17세까지 Level대로 나누어 교육하고 있었다. 강당은 하나님 사랑의 날개 아래 있었고, 후원하는 우리와 동역하는 그들이 함께 만날 수 있어 기뻤다. 또 교육의 현장을 직접 볼 수 있어 정말 감사하고 행복했다. "말로 할 수 없는 큰 것을 주신 예수는 우리 하나 하나를 귀하다고 말씀하신다. 예수는 봉사자 당신들이 정말 귀하고 놀라운 사람들이라고 말씀하신다. 우리는 계속 당신들과 함께 사랑 나누기를 원한다. 사랑합니다." 봉사자들과 어깨에 손을 얹고 기도한 후 우리는 껴안고 진정한 사랑을 느끼며 울었다. 선교는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영혼을 뜨겁게 하는 것이로구나!! 이곳에서 봉사하는 분들이 참 선교사로구나!! 라고 생각했다.
 
   두번째 학교는 ' Iglesia Del Nazareno'교회에서 운영하는 'Torre Fuerte' 실업학교였다. 조금 큰아이들이 각 분야의 직업을 위한 기술교육을 받고 있었다. 학생도 교사도 조금 의젓해고 성숙해 보였다. 컴퓨터교실, 전기기술반, 꽃꽂이반, 요리교실 등이 있어 배우며 실제로 배운 기술로 일하고 있는 아이들도 있었다. Elmel 이라는 이름의 디렉터는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로 일하다가 디렉터가 되었는데 후원자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말한다. 컴패션의 후원자들이 학생들의 삶을 터치해주고 아이들의 전인적인 부분까지 도움을 주고 있으며 많은 아이들이 술과 마약을 하고 있는데 컴패션을 통해 구원을 받고 사회에 쓰임 받는 일꾼이 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너무 고마운일이 많아 말문이 막힌다고 하면서 눈시울을 붉힌다. 
 
   성경을 많이 읽고 알아야 설교가 재미있다. 선교도 알아야 더욱 신중해지고 도움의 손길도 뜨거워진다. 그 곳의 언어도 미리 연습하고 익혀야 하며, 그 곳의 정보와 필요한 것들을 알아야 하고, 선교팀원 하나하나가 선교사의 마음을 가지고 떠나야 한다. 선교지에 가면 누군가 리드할 것이고 나는 그냥 따라 가면 된다는 생각은 너무 약한 발상이다. 서포트하는 한 달의 작은 비용으로 그 아이들에게 가져다 주는 혜택은 크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고 갔던 Home visit에서는 정말 할 수 있는 것을 놓치고 온 것이 많다. 너무 안타까운 환경속에서 처절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함께 울었다. 각자의 짐을 줄이기 위해 무거운 것은 빼놓고 온것도 후회되었고, 3불이면 두 개를 살 수 있는 담요는 그들에게 꼭 필요한 물건임을 그 아이들의 집에 가서야 알아야 하는 사실이 마음 아팠다. 어려운 환경속에 있는 그들에게는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어떤 것도 중요하였다. 특히 컴패션은 한 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적어도 10년이상 앞을 보며 해야하는 아주 중요한 지원이다. 다녀온 팀은 다음 팀이 보람을 가지고 충실하게 다녀올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러나 후원아동은 어려움중에도 컴패션의 도움으로 그 아이들의 앞날을 아름답게 하실 주님을 바라보며 소망을 가지고 살고 있었다.
 
   컴패션선교사 조목사님의 이야기가 많은 의미를 가져다 준다. 어느 바닷가 모래사장 위에 많은 불가사리가 파도에 밀려와 있었다. 강한 햇빛에 피부는 습기를 잃고 말라가고 있었다. 한 소년이 불가사리를 하나씩 집어 바다로 던지고 있었다. 지나가던 어른이 물었다. "얘야 너는 왜 불가사리를 던지고 있니?  그런다고 이 불가사리들이 뭐가 달라 지겠니?" 한참을 계속하던 소년이 말했다. "적어도 던져진 하나의 불가사리에게는 변화가 있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그렇다. 우리의 작은 힘으로는 모든 불가사리를 다 도와줄 수가 없다. 그러나 우리가 돕는 작은 행위로 아이들은 더 크고 밝게 세상을 살아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나님이 세상에 보내신 이유를 알 수 있지 않을까? 그 아이들이 커서 더 많은 불가사리를 바다로 던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만 하고 있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 모두가 해야할 부분이다. 
 
   마지막날에 내가 후원하는 Keyla Marleny를 만났다. 6살에 후원은 시작했는데 12월에 10살이 된다. 케일라의 부모는 농사를 짓고 있으며 딸이 5명인데 모두 공립학교를 다니고 있다. 케일라의 꿈은 의사가 되는 것이고 열심히 공부하여 꼭 의사가 되겠다고 한다. 큰 언니와 센터의 디렉터가 함께 나왔는데 아이들은 점잖고 예수를 사랑하고 굳게 믿고 있었다. 눈은 사랑스럽고 신중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아이였다. 안고 있어도 또 안아주고 싶었다. 떠나는 버스를 향해 계속 손을 흔들고 버스가 방향을 바꾸면 또 다른쪽 유리창 앞으로 달려와 손을 흔들었다. 몸은 헤어졌지만 그 아이와 나는 컴패션으로 연결되어 있어 오래도록 교제하고 사랑을 나눌 수 있으니 참 좋다.
 
   과테말라 선교여행은 특별한 의미와 보람을 주는 여행이었다. 나는 찬양선교로  많은 나라를 찬양하며 여행했다. 언제나 감동을 받고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하지만, 돌아오면 그들과 하나됨은 추억속의 한 페이지가 되어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컴패션은 많이 다르다. 내가 밟은 새 땅에서 내가 후원하는 아동을 직접 만나고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모습을 보았고, 꿈을 나누었다.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고 계속해서 교감하며, 기회가 있다면 힘 닿는 대로 도울 수있다. 내 가정과 마를레니의 가정이 하나가 된 것이다.바로 이 점이 다른 선교와 다른점이다. 
 
   봄에 멕시코 선교를 다녀온 후에 느낀 선교의 의미와 보람을 잃고 싶지 않았다. 이대로 나이가 들어 간다면 내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 생각했다. 세상 살 동안 선교의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고, 마침 컴패션에서 6살의 Keyla의 사진을 보내왔을 때 보고싶은 마음이 뜨겁게 일어났다. 곧바로 과테말라 선교를 신청했다. 이제 컴패션의 운영과 시스템을 자세하고 확실하게 알았고 또 확신을 가지고 알려줄 수 있어 나의 일생에 아주 큰 보람이 될 것이다. 다녀오면 피곤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나의 편견이었다. 더 건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일상을 시작한다. 행복하다고 세상에 외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