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9 13:31
꽃상여 - 이만구(李滿九)
유월 초사흘, 이국의 쿠메야이 산길
여름 기운의 따가운 햇살아래
새하얀 종이꽃, 생기 있게 다시 피어나 있다
추억 어린 옛 일을 깔아 눕고
사랑을 싣고 가는 상여꾼 소리 철렁 인다
해맑은 하늘가 흰 구름 모아
보랏빛 물든 봄 꽃타래 풀러 놓은
울 어머니 따라가는 이 몸
바람이 불어 저 종이꽃나무 손 흔든다
다시는 더 슬퍼하지 않으리라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니
그 많은 사촌조차 하나 보이지 않네
화사한 햇빛 깨치는 산천을 지나
펄럭이는 꽃상여 타고
산정호수 보이는 저 아래 남쪽
임피 구절리 봉황공원으로 이 몸 간다네
어~허~ 어허이 영차
봄이면 벚꽃 피는 가로수 찻길 지나
거긴 세 아이 키우며 내가 살던
꿈속의 지경 터미널 아파트였는데...
달빛 흐르는 밤, 막 꿈 깨어보니
아스라한 바람소리, 종이꽃 스쳐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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