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오늘:
109
어제:
52
전체:
249,917

이달의 작가

망향

2023.11.24 15:00

Noeul 조회 수:123

망향 - 이만구(李滿九)

첫눈 내리는 계절에 나는 가을산을 오른다. 황혼빛이 어머니 품처럼 따스하다

인디언추장이 호령하던 정상은 옛 요새지였다고, 산 위의 갈까마귀 까옥거린다

나는 이곳에 와서 포근히 반겨주는 이 산을 어머니의 큰 산이라 믿고 오른다

굽이진 저 능선을 돌 때면, 바람이 날 부른다. 이제 오냐고 나무라며 소리친다

어릴 적, 눈 쌓인 산 풍경은 간 곳 없다. 노을 진 외송과 하얀 억새꽃이 그립다

이곳에서 요즘 생활은 환절기 입맛처럼 쓰다. 저녁 한기에 옷깃 여미며 몸을 추스른다

표지석에 기대어, 먼 고향 쪽 항구의 낙조 놓치지 않으려 나는 숨 가삐 오르고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4 침묵 앞에서 [1] Noeul 2018.01.03 532
83 봄이 오는 길목에서 Noeul 2017.12.22 473
82 겨울 멜로디 Noeul 2019.12.28 391
81 도시의 겨울비 [1] Noeul 2020.05.13 359
80 걷다 오는 행길 [1] Noeul 2021.05.01 325
79 오레곤에 와서 [1] Noeul 2022.11.01 287
78 국화꽃 한 송이 Noeul 2024.02.08 253
77 여창의 달빛아래 Noeul 2024.02.04 211
76 가을에 핀 배꽃 Noeul 2023.01.14 202
75 길 위의 자유인 Noeul 2024.02.05 199
74 유월의 소나무길 Noeul 2023.06.24 183
73 자카란다꽃 Noeul 2023.07.11 136
72 국제전화 Noeul 2023.09.21 136
71 거울 속의 아버지 Noeul 2023.11.06 134
70 몽고반점 Noeul 2024.02.08 128
» 망향 Noeul 2023.11.24 123
68 외로운 별빛 Noeul 2024.02.08 122
67 윤사월 붉은 봄꽃이 Noeul 2024.04.03 116
66 봄의 자리에 누어 Noeul 2024.03.17 115
65 그때 생각이 Noeul 2023.06.21 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