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7 14:46
길은 멀어도 - 이만구(李滿九)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은
젊은 날의 꿈 안고 나선 길 아니었던가
바람에 구름 가듯 세월은 가고
어느덧, 나에게도 낙엽 지는 계절이
찾아와 허무한 마음...
그러나, 나는 여기서 말 순 없다
이 길은 울 어머니 살아온 길처럼
산천에 피는 꽃향기 맡으며
솔바람 따라 거닐던
저 산을 넘어가야 할 길이기 때문이다
붉은 태양 기우는 산마을
가야 할 길은 멀어도
그리움 피어나는 구름꽃 어린
저 흐르는 강물 위에
저무는 한 해 보내며 가던 길 돌아본다
이정표 없는 여정의 여울목에서
바람은 다시 못 올 길이라고...
앞서 스치고 지나간 뒤,
덜걱 다리 건너 노을 진 산길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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