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01 08:48
아내의 간장게장 - 이만구(李滿九)
코끝에 스며오는 주말 오후의 다디단 향내. 소파에 누워 자는 선잠 깨우는 부엌에서 나는 요리 내음이 온 집안에 가득하다
고향에서는 보통 벌건 양념게장인데, 예전에 이북식 간장게장으로 내가 밥 한 그릇 뚝딱 비운 건, 순전히 장모님 손맛 때문이었다
환절기 씁쓸한 입맛을 돋우기 위하여, 오늘은 아내가 요리사도 배워갔었다는 레시피로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 담가본다 한다
아침 장터에 나가 가을산 숫꽃게 사더니만, 황태포와 햇과일과 갖은양념 넣고 우려낸 간장물은 마치 톱톱한 수정과 같았다
꽃게 위에 식힌 간장물 붓고, 추모의 마음인가. 썬 빨간 생고추와 마른 월계수잎 동동 띄우는 그 사랑의 향기에 절로 군침이 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1 | 낙타의 고백 | Noeul | 2023.06.14 | 47 |
80 | 그림 속 레몬향 물컵 | Noeul | 2023.06.14 | 47 |
79 | 이월의 바람 | Noeul | 2023.06.14 | 47 |
78 | 한 편 만들기 | Noeul | 2023.06.14 | 47 |
77 | 하얀 동백꽃 | Noeul | 2023.06.14 | 50 |
76 | 길 잃은 새 | Noeul | 2023.06.14 | 50 |
75 | 네 안에 내 모습처럼 | Noeul | 2023.06.14 | 50 |
74 | 11월의 밤 | Noeul | 2023.06.13 | 51 |
73 | 마음속 줄금 | Noeul | 2024.01.18 | 52 |
72 | 하얀 고백 | Noeul | 2023.06.10 | 53 |
71 | 소풍 | Noeul | 2023.06.14 | 53 |
70 | 밤하늘 그 이름 별들 | Noeul | 2023.06.13 | 55 |
69 | 어머니의 섬 | Noeul | 2023.06.13 | 55 |
68 | 해바라기 | Noeul | 2023.06.13 | 57 |
67 | 정월의 봄비 | Noeul | 2024.01.28 | 59 |
66 | 박꽃 | Noeul | 2023.06.14 | 59 |
65 | 9월의 가로수 | Noeul | 2023.06.14 | 60 |
64 | 차창 밖 풍경 | Noeul | 2023.06.14 | 60 |
63 | 밥상 | Noeul | 2024.01.10 | 60 |
62 | 국수 한 그릇 | Noeul | 2023.11.23 | 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