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선택의 시간은 화살이 시위를 떠난 순간과도 같아 되돌아오는 법이 없다. 오로지 운명처럼 화살이 날아가서 과녁을 명중시키거나 빗나가는 일만 남는다. 그것은 ‘폭풍 같은 명중으로 가슴을 치면서 우뚝 서 있거나 또는 어처구니없이 텅 빈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는 일’ 가운데 하나일 것이므로 언제나 선택은 우리를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삶에는 원치 않은 불가피한 선택의 시간도 있을 것이고, 그 선택이 결정적인 기회가 되기도 할 것이다. 어느 길을 선택하든 어떤 과녁으로 향하든 그 결과는 미래에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한 순간의 선택이 삶의 격을 높이기도 나락으로 떨어뜨리기도 한다. 지위와 영향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선택에 쏠린 무게는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
기원전 중국의 철학서 <회남자>에도 ‘백성을 다스리는 임금은 마치 활 쏘는 사람과 같아,
그 손에서 털끝만큼만 빗나가도 결과에 가서는 몇 길이나 어긋나게 마련이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한 사람의 잘못된 선택과 화살이 당사자뿐 아니라 수 천 수백만의 삶에 차질을 빚게 하고
근심을 안기기도 한다. 그만큼 최적의 의사결정이란 어려운 것이다.
정치적 선택의 오류는 대체로 ‘불굴의 욕망’ 탓이다. 인간은 욕망으로 실존하고, 인생은 욕망의 연속이라지만 쩨쩨하고 사소한 개별적인 욕망보다 늘 공적 이익에 그 신념이 우선되어야 한다. 지체 높은 신분이 아닌 민초의 작은 선택 하나가 때로는 통치자의 선택 못지않은 결정적 위력을 발휘할 때가 있다.
5년 전의 선택이 우리를 얼마나 옥죄고 비참하게 했는지는 다들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국민의 선택이 언제나 옳았던 것은 아님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그럼에도 한 나라의 운명은 국민의 손을 통해 공정하고 성숙하게 결정되어야 마땅하다. 다만 ‘어처구니없이 텅 빈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겠다. 지금 다시 그 선택의 순간이 왔다.
지금 우리는 모두에게 정의롭고 이익이 될 수 있으며 역사 발전과 적폐청산, 개혁과 민생경제회복에 원동력이 될 선택의 기로에 있다. 내 선택의 한 수가 수많은 사람의 삶에 벅찬 희망을 가져다 줄 수도 ,
Ode to joy.
선택 / 이수익
과녁을 향하여 정조준을 끝낸 화살을 띄운다
마지막- 이라는, 필생의 한 판 승부를 위하여
저 먼 하늘 끝으로 시위를 날린다
날아가는 일은 지금의 운명,
포기할 수 없는 힘에 갇힌 중력으로
한번 거칠게 부딪쳐 보자는 듯
더 높이 떠오르는 일의 불굴의 욕망만으로
그의 입은 가득해진다
마침내, 떨어져 내려야 할 충격적 시간이
조금씩 조금씩 가까이 다가오면서
불의 주둥이에 갇힌 크나큰 고통이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그는 끌어당기는 하강의 속도로 파르르 떨리면서
한 순간에 힘을 쏟아야 할 시점에 이르러,
그것은 폭풍 같은 명중으로
가슴을 치면서 우뚝 서 있거나
또는 어처구니없이 텅 빈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는 일의
그 중에서 하나가 될 것이므로
오, 마지막 선택은 시작된다
- 계간『시와 세계』 2010,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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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선택의 시간은 화살이 시위를 떠난 순간과도 같아 되돌아오는 법이 없다. 오로지 운명처럼 화살이 날아가서 과녁을 명중시키거나 빗나가는 일만 남는다. 그것은 ‘폭풍 같은 명중으로 가슴을 치면서 우뚝 서 있거나 또는 어처구니없이 텅 빈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는 일’ 가운데 하나일 것이므로 언제나 선택은 우리를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삶에는 원치 않은 불가피한 선택의 시간도 있을 것이고, 그 선택이 결정적인 기회가 되기도 할 것이다. 어느 길을 선택하든 어떤 과녁으로 향하든 그 결과는 미래에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한 순간의 선택이 삶의 격을 높이기도 나락으로 떨어뜨리기도 한다. 지위와 영향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선택에 쏠린 무게는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
기원전 중국의 철학서 <회남자>에도 ‘백성을 다스리는 임금은 마치 활 쏘는 사람과 같아,
그 손에서 털끝만큼만 빗나가도 결과에 가서는 몇 길이나 어긋나게 마련이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한 사람의 잘못된 선택과 화살이 당사자뿐 아니라 수 천 수백만의 삶에 차질을 빚게 하고
근심을 안기기도 한다. 그만큼 최적의 의사결정이란 어려운 것이다.
정치적 선택의 오류는 대체로 ‘불굴의 욕망’ 탓이다. 인간은 욕망으로 실존하고, 인생은 욕망의 연속이라지만 쩨쩨하고 사소한 개별적인 욕망보다 늘 공적 이익에 그 신념이 우선되어야 한다. 지체 높은 신분이 아닌 민초의 작은 선택 하나가 때로는 통치자의 선택 못지않은 결정적 위력을 발휘할 때가 있다.
5년 전의 선택이 우리를 얼마나 옥죄고 비참하게 했는지는 다들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국민의 선택이 언제나 옳았던 것은 아님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그럼에도 한 나라의 운명은 국민의 손을 통해 공정하고 성숙하게 결정되어야 마땅하다. 다만 ‘어처구니없이 텅 빈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겠다. 지금 다시 그 선택의 순간이 왔다.
지금 우리는 모두에게 정의롭고 이익이 될 수 있으며 역사 발전과 적폐청산, 개혁과 민생경제회복에 원동력이 될 선택의 기로에 있다. 내 선택의 한 수가 수많은 사람의 삶에 벅찬 희망을 가져다 줄 수도 ,
주름과 시름이 될 수도 있다.
환호의 마음으로 가슴을 치느냐, 비통함으로 가슴을 쥐어뜯느냐의 갈림길에 왔다. 오,
우리의 ‘마지막 선택’만이 남았다. (해설 권순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