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갈 젖꼭지
이월란(2012-2)
내 아기
이유 없이 보채던 막막한 두 손에
젖 한 방울 없는 빈 가슴으로
쥐어 주던 포만감
가뭇한 허기는
우윳빛 세월로 증발해버린 공허했던 유년에
붉은 혐의를 씌우고
늙은 울 엄마 가슴에 달려 있던
아득한 허기로 배를 채운
이제는 다 커버린 세월
엄마가 되고 아빠가 되어
살 비비는 소리 들릴 때면
자라지 않는 세월의 입술 사이로
난독증에 걸린 혀 위에서
녹고 있는
사탕 같은 감언이설
외출 2
노을 4
공갈 젖꼭지
운명을 고르다
살 빠지는 그림
눈물로 지은 밥
플라톤의 옷장
날아오르는 사람들
재활용 파일
볼링장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
모래성
당신 때문에 꽃이 핍니다
비행기를 놓치다
자물쇠와 열쇠
너의 우주
중환자실
로또 사러 가는 길
하늘 주유소
대박 조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