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12
어제:
142
전체:
5,026,355

이달의 작가
2008.05.10 11:09

조회 수 236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 월란




사는 것이 사는 것같지 않던 날
엄마는 홑이불을 뒤집어쓰고 울다 울다
일어나 머리를 질끈 묶었습니다
선짓덩어리 같았던 우리 아기
배 곯을까
박박 문질러 쌀을 씻고
부연 뜨물 눈물처럼 떠내려 보내고
엄마는 하얗게 하얗게 밥을 지었습니다
남새밭에 버려진 푸성귀까지 알뜰히
다듬어 자배기 가득가득 밥상을 차리면
다 자란 우리 아기 꼭꼭 씹어
백설기같은 하얀 밥을 삼킵니다
사는 것이 사는 것 같지 않던 삶이
쫀득한 밥알처럼 하얗게 삼켜집니다
사는 건 이렇게 삼켜지는 것이었습니다
하얗게 삼켜지고
하얗게 삭아드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2008-01-13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45 꽃, 살아있음 이월란 2008.06.07 235
944 미로학습 이월란 2013.05.24 235
943 선물 이월란 2008.05.09 236
» 이월란 2008.05.10 236
941 인연 이월란 2008.05.10 237
940 연애질 이월란 2008.08.03 237
939 부화(孵化) 이월란 2008.10.29 237
938 詩4 이월란 2008.11.25 237
937 파도 2 이월란 2008.05.10 238
936 새떼 이월란 2008.11.19 238
935 기억이 자라는 소리 이월란 2008.05.10 239
934 태양꽃 이월란 2008.05.13 239
933 심문 이월란 2008.10.18 239
932 머핀 속의 사랑 이월란 2008.05.10 240
931 왕따 이월란 2008.05.10 241
930 개작(改作) 이월란 2009.03.21 241
929 출근길 이월란 2009.04.05 241
928 그림 이월란 2012.04.10 241
927 핏줄 이월란 2008.06.10 242
926 전. 당. 포. 이월란 2008.11.17 24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