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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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8.05.08 10:50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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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이 월란




양쪽 어깨가 스칠만큼 꼼바른 주차장 옆 샛길
아무도 눈을 치우지 않았다
종아리까지 쌓인 눈 위를
그가 먼저 걸어갔다
평상시보다 훨씬 작은 걸음나비으로
힘을 주어 밟고 또 밟아
하이 힐같은 내 작고 뾰족한 마음이
쌓인 눈같은 세월의 질곡에 행여 박힐까
철없이 벗은 내 발목이
때론 얼음처럼 시린 생의 찬 눈길 속에 파묻힐까
다지고 또 다진 후에야
뒤돌아보며 아쉬운 듯 발자국을 떼었다
하얀 동굴같은 그의 발자국 안에
내 온몸을 담그며 난 걷고 있었다
사랑을 걷고 있었다
꾹꾹 다져진 견고한 사랑이
뽀드득 뽀드득 살아 있었다


                                      2007-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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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애모

  2. 카인의 딸

  3. 야경(夜景)

  4. 내 안에 있는 바다

  5. 약한자여 그대 이름은

  6. 치병(治病)

  7. 상사병

  8. 어항

  9. 왼손잡이

  10. 당신

  11. 여행, 일탈을 맛보다

  12. 솜눈

  13. 돌부리

  14. 눈길

  15. 타인

  16. 바람 맞으셨군요

  17. 고문(拷問)

  18. 곶감

  19. 불망(不忘)

  20. 바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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