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8
어제:
379
전체:
5,021,381

이달의 작가
2021.08.16 14:40

물병과 병물

조회 수 13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물병과 병물 

이월란 (2021-2)

 

병물을 사서 물병에 채운다

플라스틱 삼킨 배를 뒤집고 죽은 물고기와 눈이 마주쳤기 때문이다

 

입을 맞대고 서로에게 쏟아졌다 흘러나온다

배를 뒤집고 쳐다보는 눈도 없는데

그때 그 때 쓸모 있는 내용물이었다 그럴듯한 포장이 되어준다

 

내가 물병인 날 당신은 병물이었다

사막을 달려온 목마름으로 흘러내리는 당신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가벼워진 당신은 다시 물병이 되고

출렁이는 무게를 향해 필사적으로 굴러온다

생각이 깊어지면 자칫 재활용당하기 쉽다

 

흐르고 싶어

담기지만 않을래

 

그래, 흐르는 물가로 가자

물 앞에서 물 뒤에서 투명한 서로의 몸을 들여다본다

흐르는 물이 눈을 채우면 서로 물병이 되려 쏟아져 내렸다

눈을 깜빡이기만 해도 물은 사막이 되는 이치여서

떨어뜨린 물방울은 아이들처럼 사라지고

 

방울방울

손이 젖은 우리는 서로의 가슴에서 자꾸만 미끄러져 내린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05 가짜 귀고리 이월란 2016.09.08 115
1004 다섯 개의 비밀 이월란 2021.08.16 116
1003 RE: 새벽 이월란 2021.08.16 121
1002 낙엽 이월란 2015.03.30 122
1001 난간에서 이월란 2016.09.08 126
1000 오디오북 이월란 2021.08.16 128
» 물병과 병물 이월란 2021.08.16 132
998 부활 1 이월란 2016.09.08 144
997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월란 2014.10.22 172
996 부음 1 이월란 2015.09.20 174
995 폐경 이월란 2014.08.25 175
994 바람이었나 이월란 2014.08.25 183
993 빈집 이월란 2014.10.22 187
992 동물원을 베고 누운 고릴라 이월란 2015.09.20 187
991 횡설수설 악플러-----영혼말이 이월란 2008.11.18 193
990 이월란 2008.06.20 195
989 빗물 이월란 2008.07.07 197
988 단풍 이월란 2008.10.14 198
987 유턴 4 이월란 2016.09.08 202
986 은혜 이월란 2008.07.17 20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