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87
어제:
202
전체:
4,973,767

이달의 작가
2009.09.12 02:03

영혼 받아쓰기

조회 수 386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영혼 받아쓰기



이월란(09/09/10)



넋이란 넋은 모조리 말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발성은 명확하지 않다
발음은 극히 내세적이다
철자법은 왜곡된 세월을, 유린당한 과거를
돌아볼 때마다 철따라 바뀐다
외래어 표기법처럼 국경을 넘을 때마다 애매모호해진다
까탈스런 초등 여교사의 적당히 불러주기처럼
오늘 받은 백지 가득, 영혼 받아쓰기
소리나는대로 쓸까?
연음법칙에 맞춰 쓸까?
구개음화에 빗대어 쓸까?
격음화 현상에 비춰 쓸까?
혼이 빠진 혼처럼 따라잡지 못하는 맛이 간 수험생
혼돈을 설계도로 받아쓰라니
무질서의 질서를 서술하라니
폐허의 건물 속을 누비는 케이블 전선처럼 구불구불
경로는 꼬였고 조리 없는 중복과 삭제의 남발
어디선가 본 듯한 데자뷰의 영상 한 컷은
기억의 절음법칙에 물들고
평균을 깎아내리는 문제아의 답안지는 붉은 X표가 난무한다
철 바뀌면 묻어가듯 올라가는 새 학년의 새 교과서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축에도 끼지 못하는
사차원을 받아적는 삼차원의 손목이 뻐근하다
기분 나쁘게 혀꼬이는 세컨드 랭귀지의 음절은
영혼의 폭동에 가담 중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25 애모 이월란 2008.05.07 615
1024 카인의 딸 이월란 2008.05.07 596
1023 야경(夜景) 이월란 2008.05.07 547
1022 내 안에 있는 바다 이월란 2008.05.07 546
1021 상사병 이월란 2008.05.07 535
1020 약한자여 그대 이름은 이월란 2008.05.07 553
1019 치병(治病) 이월란 2008.05.07 441
1018 어항 이월란 2008.05.07 484
1017 왼손잡이 이월란 2008.05.07 434
1016 당신 이월란 2008.05.07 371
1015 냉정과 열정 사이 이월란 2009.09.12 453
1014 여행, 일탈을 맛보다 이월란 2008.05.07 473
» 영혼 받아쓰기 이월란 2009.09.12 386
1012 솜눈 이월란 2008.05.07 400
1011 돌부리 이월란 2008.05.08 366
1010 눈길 이월란 2008.05.08 321
1009 죄짐바리 이월란 2008.05.17 256
1008 타인 이월란 2008.05.08 328
1007 바람 맞으셨군요 이월란 2008.05.08 306
1006 고문(拷問) 이월란 2008.05.08 52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