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3
어제:
176
전체:
5,020,824

이달의 작가
2008.05.07 15:13

솜눈

조회 수 418 추천 수 6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솜눈


                                         이 월란




밤이 하얗게 사라지고 있다

해 아래 고개 든 봄의 정수리 위에도

아직 종료되지 않은 한(恨)을 하얗게 부수어 내린다

지각 없는 천지에 소복을 입히고

문신처럼 새겨진 항간의 낙서들을 지우고 있다

파란 하늘 아래 저리도 잊고 싶었던 것들이 많았던가

청정한 햇살 아래 저리도 버리고 싶었던 것들이 많았던가

밤이 하얗게 지워지고 있는 어둠 속에

뜬 눈으로 뭇가슴 지새길 저리도 바라고 있었던가

버선발로 뛰쳐나오길 바라는 임의 소식

그리도 낚아채고 싶었던가

별 따려 하늘 바라던 두 눈이 그리도 역하던가

무명의 몸살을 언땅 위에 패대기를 치고

무참히도 밟아내고 있다

모질게도 입을 막고 있다

삼킨 비명은 정화된 토사물처럼 쌓여만 가고

빙초산같은 손으로

봄밤의 신화를 잠재우고 있다


                                          2007-02-26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05 지그재그 지팡이 이월란 2009.01.02 271
804 산그림자 이월란 2008.05.10 272
803 걸어다니는 옷 이월란 2008.05.10 272
802 낙조(落照) 이월란 2008.05.20 272
801 산눈 이월란 2009.02.14 272
800 기도 이월란 2009.07.29 272
799 위선 이월란 2008.05.09 273
798 햇살 무작한 날엔 이월란 2008.05.09 273
797 실내화 이월란 2008.05.09 273
796 산불 이월란 2008.08.27 273
795 흔들리는 집 5 이월란 2008.11.12 273
794 스팸메일 이월란 2009.01.07 273
793 출처 이월란 2009.04.21 273
792 눈길(雪路) 이월란 2008.05.10 274
791 여기는 D.M.Z. 이월란 2008.11.02 274
790 지우개밥 이월란 2008.12.02 274
789 충전 이월란 2008.12.19 274
788 CF* 단상 이월란 2009.01.15 274
787 시집살이 이월란 2009.04.05 274
786 춤추는 가라지 이월란 2009.04.09 274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52 Next
/ 52